▲ 세인트루이스 오승환은 8회 다저스 좌타자 3명을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스포티비뉴스=다저스타디움, 문상열 특파원]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구원 전문 오승환에게는 매 경기가 실험이다. 메이저리그에 입문한 투수로서는 어쩔 수 없이 겪어야 할 과정이다.

15(한국 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오승환은 패한 경기였지만 72사 후에 등판해 8회까지 책임졌다세인트루이스가 다저스에 3-5로 졌다. 이 경기는 두 가지 점에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다저스의 중심 좌타 라인과 승부였다.

오승환은 감독이나 코칭스태프가 이런 걸 원했던 게 아닌가 싶다. 3~5번 중심 타자들과 승부하는 것을 보고 싶어 했을 것이다고 했다. 한 이닝에 좌타자 3명을 연속으로 상대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기록상 우완은 좌타자에게 약할 수 밖에 없다. 좌타자는 우완의 구위나 구종이 확실하게 보인다. 8회 선두 타자 애드리언 곤살레스와 승부에서도 잘 드러났다. 직구와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구사했지만 곤살레스는 4개의 파울볼을 걷어 냈다. 결국 9구째만에 1루 땅볼로 아웃시켰다.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다

오승환은 좌타자들에게 슬라이더를 던졌다. 포수 야디에르 몰리나가 요구했다. 우완이 좌타자를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있는 구종은 투심 패스트볼이 가장 좋다. 좌타자에게는 바깥으로 흐르는 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승환은 투심 패스트볼을 구사하지 않는다. 오승환은 경기 후 스스로 좌타자에게 약한 것을 만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다저스 좌타 라인과 승부에 의미를 부여했다.

오승환은 지난 2경기 에인절스, 다저스와 상대해 팀 타선의 '심장들'과 대결해 완승을 거뒀다. 볼넷도 없었다. 에인절스의 아메리칸리그 MVP 마이크 트라우트를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다저스 간판 곤살레스를 땅볼로 처리하며 막연한 두려움을 떨쳐 버렸다. 더구나 다저스전에서 21개의 투구 가운데 16개가 스트라이크였다. 이닝을 바꿔 가면서 이처럼 높은 스트라이크 비율(76%)를 보였다는 것은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공격적인 피칭이 주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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