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승부사가 돌아왔다. 카이리 어빙(24,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이 전반에만 16점을 터트리는 놀라운 슛 감각을 뽐내며 팀의 파이널 첫 승을 이끌었다. 아울러 클리블랜드가 꿈꾸는 '반격 시나리오'에서 어떤 부문에 방점을 찍어야 하는지도 확실히 보여 줬다. 

어빙은 9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퀵큰론즈아레나에서 열린 2015~2016 미국 프로 농구(NBA) 파이널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3차전서 30득점 4리바운드 8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의 120-90 승리에 크게 한몫했다. 첫 24분 동안 보인 어빙의 눈부신 득점 감각은 클리블랜드에 시리즈 첫 승을 안기는 데 결정적인 노릇을 했다. 또한, 앞으로 시리즈 운영에도 실마리를 제공했다.

1쿼터에만 16점을 쓸어 담으며 펄펄 날았다. 야투 9개를 던져 7개를 집어 넣었다. 야투 성공률 77.8%를 기록하는 뜨거운 슛 감각으로 팀 공격을 이끌었다. 19-6으로 앞선 1쿼터 7분 30초께 코트 정면에서 환상적인 크로스오버 드리블로 스테픈 커리를 완벽하게 제친 뒤 점프 슛을 꽂았다. 미국 해설진은 이 장면을 두고 "클리블랜드에 비가 오지 않았는데 아름다운 무지개가 떴다"며 어빙의 플레이를 칭찬했다.

▲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카이리 어빙 ⓒ Gettyimages
1쿼터 종료 1분 20초를 남기고 터트린 연속 3점슛은 팀이 경기 흐름을 완벽하게 장악하는 데 한몫했다. 27-10으로 앞선 1쿼터 10분 40초쯤 골든스테이트 코트 오른쪽 45도에서 외곽슛을 꽂으며 점수 차를 20점으로 벌렸다. 곧바로 이어진 공격에서도 티모페이 모즈고프의 스크린을 받고 코트 정면에서 외곽 포를 터트려 2만여 홈 팬들을 열광하게 했다.

후반에도 빼어난 경기력을 보였다. 농구의 정석을 펼쳤다. 수비수가 붙으면 드리블 돌파로 슈팅 공간을 확보했고 떨어지면 그대로 솟구쳐 올라 정확한 점프 슛을 꽂았다. 커리, 클레이 톰슨, 안드레 이궈달라의 스위치 디펜스에도 안정적인 드리블로 뛰어난 볼 간수 능력을 보였다. 르브론과 함께 3점 라인 바깥에서 팀 공격의 첫 단추를 꿰는 작업을 맡았는데 상대의 로테이션 수비에도 흔들리지 않고 볼을 지키면서 경기 속도를 팀 상황에 맞게 조절했다. 골든스테이트의 빠른 템포에 말리지 않는 주전 포인트가드의 영리한 경기 운영은 시리즈 반격의 실마리를 제공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파이널에서 부진한 경기력으로 타이론 루 감독의 애를 태웠다. 직전 2경기에서 평균 18.0득점 3.0어시스트 2.5리바운드 야투 성공률 33.3%를 기록했다. 3점슛 성공률은 14.3%에 머물렀다. 토론토 랩터스와 동부 콘퍼런스 결승에서 올린 기록과 비교하면 대부분 공격 지표에서 큰 폭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NBA 파이널 3차전에선 달랐다. 어빙이 올린 코트 마진 +24는 두 팀 통틀어 두 번째로 좋은 기록이었다. 야투 성공률은 50%에 가까웠고 트리스탄 톰슨, 채닝 프라이 등 동료 빅맨을 살리는 질 좋은 'A패스'도 8개를 배달하며 팀 공격의 윤활유 노릇을 톡톡히 했다.

[영상] '반격 이끈 30점' 카이리 어빙 활약상 ⓒ 스포티비뉴스 영상편집 정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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