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LB 드래프트 사상 전체 1번 지명자로 유일하게 명예의 전당에 가입한 켄 그리피 주니어. 지난해 고향 신시내티에서 벌어진 올스타게임에 아버지와 참석했을 때다.

[스포티비뉴스=로스앤젤레스, 문상열 특파원] 미국 4대 종목의 전력 보강은 드래프트, 트레이드, 자유계약선수 계약으로 이뤄진다. 이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게 드래프트다. 드래프트를 통한 팜 팀 육성이 우승의 밑거름이 된다. 지난해 30년 만에 월드시리즈에 오른 캔자스시티 로열스에서 에릭 호스머, 마이크 무스타스카스, 알렉스 고든 등 팀의 주축은 드래프트를 거쳐 육성된 스타들이다.

드래프트는 성적의 역순으로 진행된다. 지난해 꼴찌팀 필라델피아 필리스는 전체 1번 지명권을 갖고 남캘리포니아 지역의 고교 출신 18세 외야수 미키 모니액을 선택했다. MLB 드래프트는 사흘 동안 40라운드로 진행된다. 4대 메이저 종목 가운데 가장 많은 아마추어들이 지명된다. 프로 농구 NBA2라운드, 프로 미식축구 NFL과 프로 아이스하키 NHL은 각각 7라운드다.

드래프트에서 언론과 팬들에게 가장 주목 받는 종목은 단연 NFL이다. 그 다음이 NBA. 기량이 다듬어진 대학 선수들이 지명된 팀에서 즉시 전력으로 뛰기 때문이다. 두 종목은 대학을 무조건 거쳐야 한다. NFL3학년이 지나야 드래프트 요건을 갖추게 되고 NBA1년을 마치면 된다. MLBNHL은 고교 선수부터 드래프트 대상이다.

드래프트의 꽃은 누가 전체 1번으로 선택 받느냐다. 운동선수에게는 이보다 더한 영광이 없다. 아마추어로는 당해 연도 최고의 선수다.

MLB의 경우 대릴 스트로베리(뉴욕 메츠), 켄 그리피 주니어, 알렉스 로드리게스(이상 시애틀 매리너스), 치퍼 존스(애틀랜타 브레이비스), 데이비드 프라이스(탬파베이 레이스), 스티븐 스트라스버그, 브라이스 하퍼(이상 워싱턴 내셔널스), 게릿 콜(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등이 전체 1번 지명자들이다.

MLB4대 종목 가운데 가장 늦게 드래프트 제도를 도입했다. 1964년 이전에는 먼저 하는 구단이 임자였다. 1965년 드래프트 첫해 전체 1번으로 선택 받은 선수가 야구 명문 애리조나주립대 외야수 릭 먼데이(LA 다저스 라디오 해설자)였다. 캔자스시티 에이스(현 오클랜드 에이스)가 뽑았다.

기량을 인정 받은 전체 1번 지명자들은 계약금도 두둑하다. 1965년 릭 먼데이를 시작으로 미키 모니액까지 모두 46명의 전체 1번 지명자가 탄생했다. 이 가운데 신인왕이 된 1번 지명자는 3명에 불과하다. NBA 1번 지명자는 거의 신인왕으로 뽑힌다. 올해 미네소타 팀버울브스가 선택한 센터 칼 앤서니 타운스는 2016년 신인왕이 됐다.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르브론 제임스, 시카고 불스 데릭 로즈, LA 클리퍼스 블레이그 그리핀, 클리블랜드 카이리 어빙 등이 2000년 이후 전체 1번 지명자로 신인왕이 된 스타플레이어들이다.

그러나 야구는 전체 1번 지명자가 신인왕을 보장하지 못한다. 올스타게임에도 지난 45년 동안 23명이 출전했을 뿐이다. 전체 1번 지명자로 유일하게 명예의 전당에 가입한 선수는 2016년 켄 그리피 주니어다. 다음 후보는 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3루수 치퍼 존스다. 야구는 마이너리그를 거치기 때문에 어떤 변화가 찾아올지 아무도 모른다. 반짝했다가 고꾸라지고, 예상 외 선수가 불쑥 튀어 나오기도 한다. 

46명의 1번 지명자 가운데 미키 모니액을 비롯해 26명이 고교 출신이다. 나머지는 대학과 주니어 칼리지 출신이다. 대학과 고교 출신이 반반인 셈이다2명 이상의 전체 1번 지명자를 배출한 대학은 애리조나 주립대(ASU)와 밴더빌트대가 '유이'하다. ASU는 릭 먼데이를 비롯해 1976년 왼손 투수 플로이드 배니스터, 19783루수 봅 호너 등 3. 테네시주에 있는 밴더빌트대는 2007년 데이비드 프라이스, 2015년 유격수 댄스비 스완슨 등 2명이 전체 1번 지명자다. 공부도 잘하는 밴더빌트는대 2000년 이후 야구 강세가 두드러졌다.

가장 많은 전체 1번 지명자를 낳은 팀은 뉴욕 메츠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다꼴찌를 자주 했다는 의미다. 휴스턴 애스트로스, 시애틀 매리너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탬파베이 레이스 등은 4번이나 전체 1번을 확보한 바 있다LA 다저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신시내티 레즈, 보스턴 레드삭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콜로라도 로키스 등 8개 팀은 한번도 1번 선택권을 사용하지 못했다.

전체 1번 지명자는 기대가 크다. 그리피 주니어, 로드리게스, 존스, 하퍼처럼 성장할 가능성이 실패할 확률보다는 분명히 높다. 그러나 1991년 뉴욕 양키스가 뽑은 왼손 투수 브라이엔 테일러, 2002년 피츠버그가 선택한 오른손 투수 브라이언 벌링턴, 2004년 샌디에이고 유격수 맷 부시(텍사스 레인저스) 등은 대표적인 거품들이다. 모니액이 어떤 길을 걸을지 살펴보는 것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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