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록 레스너의 최대 약점은 펀치를 두려워하는 것이라고 여러 선수들에게 지적 받는다. ⓒGettyimages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기자] 브록 레스너(38, 미국)는 키 191cm, 몸무게 130kg의 거구다. 2000년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디비전 1 레슬링 자유형 헤비급 챔피언이다. 국가 대표에 버금가는 실력을 지녔다.

2008년 11월 UFC 91에서 랜디 커투어를 펀치로 쓰러뜨리고 UFC 헤비급 챔피언벨트를 차지했다. WWE를 떠난 후 종합격투기 4경기 만에 UFC 정상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특급 신체 능력을 지닌 레스너는 스타 자질이 넘치는 프로 레슬러일 뿐만 아니라 경쟁력 있는 종합격투기 파이터다. 누구도 부인하기 힘들다.

하지만 타격전에 익숙하지 않다는 것이 늘 약점으로 지적된다. 때리는 건 곧잘 하는데 맞는 건 두려워한다. 2010년 UFC 121 케인 벨라스케즈 전에서도, 2011년 UFC 141 알리스타 오브레임 전에서도 펀치와 킥을 맞자 금세 움츠러들었다. 고개를 돌리고 얼굴을 찡그렸다. 아파도 안 아픈 척해야 하는 프로 경기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장면이었다.

4년 6개월 만에 UFC로 돌아온 레스너는 다음 달 10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티 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리는 UFC 200에서 마크 헌트(42, 뉴질랜드)와 대결한다. 

언제부터 복귀를 준비했는지 알려지지 않았다. 레슬링 실력이야 어디 안 갔겠지만 타격 훈련을 충분히 했는지가 관건이다. 헌트는 2001년 K-1 월드 그랑프리 챔피언 출신으로 UFC 선수들 가운데 가장 주먹이 센 타격가다.

전 라이트헤비급 챔피언 척 리델(46, 미국)은 레스너의 펀치 공포증이 여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5일 미국 연예 뉴스 사이트 할리우드라이프닷컴과 인터뷰에서 "레스너는 뛰어난 대학교 레슬러 출신이다. 하지만 맞는 걸 두려워한다. 그게 그를 위태롭게 한다"고 말했다.

리델은 스티페 미오치치나 주니어 도스 산토스처럼 헌트의 우세를 예상한다. 헌트는 때리는 데 세계 최고 전문가고 테이크다운 방어 능력도 나쁘지 않기 때문이다.

"펀치를 칠 줄 알고 태클을 막을 수 있는 상대와 만나면, 레스너는 위기에 빠진다. 그는 터프하고 의지가 강하다. 그는 계속 옥타곤에서 싸우고 싶어 한다. 하지만 펀치를 두려워한다. 당신이 레스너와 만나면 일단 그를 때리는 것부터 시작해라."

레스너는 경기 한 달 뒤인 8월 WWE 대형 이벤트 서머슬램 출전까지 계획해 놓고 있다. 그라운드가 다소 약한 헌트를 쓰러뜨리고 그라운드 앤드 파운드 작전으로 가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

그러나 선수들은 레스너가 불안하다. 조시 바넷은 "그가 (4년 6개월 전) 옥타곤을 떠날 때보다 지금 더 좋은 파이터가 돼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켄 샴락은 "레슬링에서 프로 레슬링, 프로 레슬링에서 종합격투기로 전향했다. 그리고 은퇴했다가 다시 UFC에 돌아왔다. 그의 실력은 안정된 상태라고 보기 힘들다. 너무 짧게 있다가 종합격투기를 떠났다"고 지적했다.

레스너는 WWE에 허락을 받아 뛰게 된 이번 경기에서 자신이 증명할 것은 특별히 없다고 한다. "난 이미 많은 업적을 쌓았다. WWE에서 일하면서 잠시 물러나 UFC 경기를 갖는다.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난 백만 명 가운데 한 명"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른 선수들과 경쟁하기 위해 돌아온 게 아니다. 내 마음속에 있는 지난 두 경기에 대한 아쉬움을 풀기 위해 여기에 있다. 난 당시 게실염에 패했다"며 "내 첫 번째 목표는 날 내게 증명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평가 받으려는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누구에게 증명하든, 펀치를 두려워하지 않고 헌트와 맞서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타격 전면전을 펼치지 않더라도 강단을 보여 줘야 경기를 쉽게 푼다. 자칫하다간 '묻지 마 태클'만 하다가 졸전을 펼칠 수 있다.

▲ 그래픽 제작 ⓒ스포티비뉴스 김종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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