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시 도박 관련 사건에 혐의를 받고 있는 삼성 안지만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박성윤 기자] 시즌이 한창 진행되는 가운데 야구 외적인 문제가 리그 흥행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개인적인 일탈 행위 수준이 아닌, 범법 혐의가 판을 치며 깨끗한 선수들을 더럽히고 있다. 모든 일이 프로 의식의 결여와 도덕적 해이가 만들어 낸 문제다. 

2012년 LG 소속 투수 박현준과 김성현의 승부 조작 사건 이후 지난 시즌 말부터 한국 프로 야구판이 다시 시끄러워졌다. 삼성 라이온즈 윤성환, 안지만, 임창용(현재 KIA 타이거즈), 오승환(현재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해외 원정 도박 혐의에 연루돼 조사를 받았다. 

임창용과 오승환은 지난해 12월 30일 '단순 도박' 혐의가 적용돼 법원으로부터 벌금 700만 원 약식 명령을 받았다. 이어 KBO는 임창용과 오승환에게 '반 시즌 출장 정지' 중징계 철퇴를 가했다. 윤성환과 안지만은 경찰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안지만의 또 다른 도박 스캔들이 20일 터졌다. 이번에는 불법 인터넷 도박 사이트를 개설하는 데 돈을 댔다는 혐의다. 삼성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안지만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안지만이 조사를 받은 뒤 '친구가 프랜차이즈 음식점을 개업하는 데 돈이 필요하다고 해서 빌려 줬을 뿐'이라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안지만은 '그 친구가 돈을 어떻게 사용했는지는 잘 모른다'고 말했다. 구단도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있다. 더 지켜봐야 한다"고 알렸다.
▲ 이태양 ⓒ 한희재 기자

안지만의 도박 스캔들에 이어 NC 다이노스 이태양의 승부 조작 사건이 터졌다. 이날 한 매체는 "창원지검이 프로 야구 승부 조작에 대해 집중 수사를 벌였고, 이 과정에서 이태양이 가담한 사실이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NC는 이날 경기가 열리고 있을 때 사과문을 내고 수사 결과에 관계없이 이태양과 계약을 해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어 21일 새벽 상무 소속 문우람도 승부 조작에 가담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kt 위즈 포수 장성우는 지난 2월 수원지방법원으로부터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벌금 700만 원 선고를 받았고 명예훼손 혐의까지 걸려 있는 상황이다. 이외에도 음주운전, 금지 약물 복용 등 프로 야구의 품위를 훼손하는 범법 행위들이 국내 야구판을 어지럽히고 있다.

모든 직업에는 직업 윤리가 있다. 어떤 직업을 수행하는 사람들에게 요구되는 행동이 직업 윤리다. 프로 선수에게도 직업 윤리가 있다. 스포츠는 각 종목의 규칙에 따라 경기를 펼쳐야 한다. 공 하나하나에 희비가 엇갈리는 스포츠인 프로 야구에서 공 하나에 '검은 돈'이 오가는 일이 벌어졌다면 애초에 '직업 윤리'는 존재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이외 범법 행위와 범법 혐의도 도덕적 해이에서 온 결과다.

KBO 리그는 1982년부터 35년 동안 선수와 구단, 팬들이 함께 만들어 온 프로 스포츠 무대다. 아직 혐의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이런 구설 하나하나가 선수들과 팬들이 함께 쌓아 온 노력을 망가뜨리고 믿음을 떨어뜨리며, 무엇보다 공정한 스포츠 정신을 해치는 것이다. 범죄 혐의의 유무를 떠나 확실한 재발 방지 대책과 부정 행위 방지 교육이 필요하다. 그리고 혐의가 확정됐을 때 강력한 처벌로 '악'의 뿌리를 뽑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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