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웅(위)과 알리제 존슨 ⓒ KBL
▲ 허웅(위)과 알리제 존슨 ⓒ KBL

[스포티비뉴스=부산, 맹봉주 기자] 공격력으로 찍어 눌렀다.

부산 KCC는 17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정관장 프로농구 6라운드 홈 경기에서 수원 KT를 119-101로 크게 이겼다.

지난 맞대결에서 KCC와 KT는 프로농구 역사에 남을 명경기를 펼쳤다. 경기 종료 직전 패리스 배스의 역전 3점슛과 허웅의 재역전 3점슛이 연이어 터지며 KCC가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KCC에게 좋았던 기억은 이날도 이어졌다. 득점 대결에서 KT는 상대가 되지 않았다. 5위 KCC는 2연패에서 벗어나며 6위 울산 현대모비스와 승차를 1경기로 벌렸다. 

알리제 드숀 존슨이 37득점 15리바운드 7어시스트로 공격에서 폭발했다. 허웅은 21득점 5어시스트로 활약했다. 정창영은 성공률 100%로 3점슛 4개를 넣는 등 18득점으로 팀 승리를 도왔다. 이승현은 14득점 9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갈 길 바쁜 3위 KT는 타격이 컸다. 2위 창원 LG와 격차가 0.5경기에서 1.5경기가 됐다. 같은 시각 벌어진 또 다른 경기에서 LG가 원주 DB를 잡으면서 2위 싸움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2위까지는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하지만, 3위부터는 6강 플레이오프부터 소화해야 한다. 

배스가 31득점 13리바운드 7어시스트로 고군분투했다. 하윤기는 13득점 3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허훈은 7득점 3어시스트로 부진했다.

KCC는 리그 득점 1위 배스를 이승현이 수비했다. 라건아가 막을 경우 하윤기에게 공격 리바운드를 너무 많이 뺏긴다는 분석이 있었다. 

▲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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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전 만난 전창진 KCC 감독은 "(라)건아가 배스를 막으면 하윤기에게 리바운드를 뺏겨서 실점을 많이 했다. 하윤기의 공격 리바운드를 봉쇄하는 게 우선이다"고 설명했다.

배스 수비에 대해선 "그 친구는 3점슛 비중이 높고 치고 들어가서 도움 수비가 오면 사이드에 있는 하윤기에게 주로 빼주더라. 하윤기의 왼쪽 코너 중거리 슛이 좋다. 그래서 왼쪽을 체크하고 오른쪽 코너는 반대로 열어주는 수비를 할 거다"며 "배스를 막는다고 득점을 못하는 게 아니다. 매경기 30득점은 하더라. KT와 붙는 팀들마다 배스 수비에 전력을 다하는데도 말이다. 하지만 폭발적인 득점과 죽은 득점은 차이가 있다. KT 외곽이 터질 때 배스 득점도 같이 나오면 힘들다. KT 외곽이 봉쇄 되어야 우리에게 승산이 있다"고 답했다.

허훈을 비롯한 KT 앞 선 수비에 대해선 도움 수비 후 로테이션을 강조했다. "(이)호현이는 발이 빠른 수비가 아니다. 허훈, 정성우는 힘이 좋은 가드들이다. 우리 앞 선이 작으니까 밑에서 도와주고 로테이션으로 맞서야 한다. 3가드를 돌리는데 로테이션이 잘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전창진 감독은 뼈 있는 한마디도 건넸다. "5일 쉬고 치른 대구 한국가스공사와 경기에서 너무 못했다. 오래 쉬고 경기하면 못하는 게 KCC 고질병이다. 이번 시즌엔 고쳐지지 않을 스타일이다. 오늘(17일)은 하루만 쉬고 경기하니까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우리한텐 쉬는 시간이 짧은 게 나은 것 같다. 여기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거다. 내 입으로 말하긴 창피하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KCC는 지난 15일 가스공사와 경기에서 졸전 끝에 85-99로 졌다.

KT는 최근 일정이 험난했다. 바로 하루 전인 16일 홈인 수원에서 서울 삼성과 경기를 치른 후 바로 부산으로 내려왔다. 특히 올 시즌 백투백 경기 승률이 안 좋은 KT로선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송영진 KT 감독은 "2연전은 거의 다 진 것 같다. 선수들이 많이 힘들어 한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KT 선수들은 지난 KCC와 맞대결 역전패 기억을 또렷이 갖고 있다. 송영진 감독은 "KCC전 패배 데미지가 있을 거다. 선수들이 오늘(17일) 경기를 기필코 이기자고 했다. 어제(16일) 경기에서 생각보다 선수들의 출전 시간 배분을 많이 못해준 게 아쉽다. 그래도 오늘 파이팅을 잘할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수비는 허웅과 라건아 쪽에 많은 신경을 썼다. "라건아와 (허)웅이에게 슛을 안 주는 방향으로 준비했다"며 "라건아는 야투성공률을 낮게 하고 웅이에게는 슛을 안 맞는 게 목적이다. 오늘 경기 후에 쉬는 시간이 길다. 그래서 KCC전이 중요하다. 선수들도 잘 아니까 최선을 다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KT는 KCC전이 끝나면 5일 휴식 후 대구 한국가스공사와 경기를 치른다.

KT의 목표는 2위로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하는 것. 송영진 감독은 "우리에겐 1승이 중요하다. 정규 시즌 남은 경기 다 이기도록 하겠다. 아직 2위를 포기한 게 아니다. 열심히 해서 2위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허웅(위)과 패리스 배스ⓒ KBL
▲ 허웅(위)과 패리스 배스ⓒ KBL

 

1쿼터부터 KCC 공격이 폭발했다. 비결은 3점슛에 있었다. 1쿼터에만 3점슛 10개 던져 6개 넣었다. 허웅과 정창영이 나란히 2개씩 기록했다. 라건아도 3점슛을 꽂았다.

특히 1쿼터 마무리가 대단히 좋았다. 1쿼터 종료까지 약 3초 남은 상황. 허웅이 빠르게 하프라인을 넘어 오더니 3점슛을 던졌다. 버저비터 종료 소리와 함께 공은 림을 갈랐다. KCC 홈팬들의 함성으로 사직체육관이 가득 찼다. KCC가 35-25로 달아났다.

2쿼터 중반 이근휘가 2개 연속 3점슛을 성공시켰다. 하나는 왼쪽 45도, 나머지 하나는 오른쪽 45도 지역에서였다. 두 번째 3점슛이 들어가자 전창진 감독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근휘는 공격 리바운드에서도 엄청난 존재감을 보였다. 공이 떨어지는 곳에 이근휘가 있었다. 2쿼터에만 공격 리바운드 3개를 잡았다.

존슨은 적극적인 공격으로 자주 자유투 라인에 섰다. 자연스레 KT 선수들의 반칙은 늘어났다.

KT는 공격에서 배스의 존슨 공략이 시원치 않았다. 사이즈가 더 큰 배스가 존슨을 상대로 골밑에 자리 잡고 1대1을 했는데 슛 성공률이 떨어졌다.

실패한 야투는 곧바로 KCC 속공으로 이어졌다. 공격이 안 되면 수비까지 힘들어지는 악순환이었다. 60-48로 KCC가 점수 차를 더 벌렸다.

존슨의 손끝이 뜨겁자 전창진 감독은 3쿼터 시작부터 라건아 대신 존슨을 내보냈다. KT는 3쿼터에도 존슨의 템포 푸시에 속수무책이었다. 존슨은 공만 잡으면 폭주했다. KT 골밑으로 빠르게 들어가며 수비가 채 갖춰지기 전에 마무리 지었다.

3쿼터 중반 허웅이 시간에 쫓겨 던진 3점슛이 골망을 갈랐다. KCC는 75-55까지 격차를 벌렸다. 

분위기는 KCC 쪽으로 완전히 기울었다. KCC는 공격 속도를 더 올렸다. KT 수비는 존슨을 전혀 제어하지 못했다. 공격에선 허훈이 잠잠했다. 배스가 3쿼터 득점을 몰아쳤지만 KCC와 화력 대결에선 역부족이었다. KCC는 3쿼터가 끝났을 때 이미 95점을 넣었다.

4쿼터 시작과 동시에 송영진 감독은 벤치 선수들만 코트 위에 내보냈다. 사실상 수건을 든 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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