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흥민.
▲ 손흥민.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도 손흥민보단 아래였다.

영국 매체 '기브미 스포츠'는 19일(이하 한국시간) 2024년 현재 기준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 15명을 발표했다. 다각도로 선수 평가 요소를 반영했다. 공격 포인트와 같은 기록 측면은 물론 영향력, 파급력, 우승 여부 등이 보고 1위부터 15위까지 순위를 매겼다.

이 결과 손흥민이 순위표 12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아시아 선수로는 유일했다. 이 매체는 "지난해 여름 해리 케인이 토트넘을 떠나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을 때 팬들은 어떻게 대처할지 확신하지 못했다"며 "빈자리를 채운 건 손흥민이다. 왼쪽 윙어와 최전방 공격수로 뛰면서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손흥민은 현재 최고의 공격수 중 한 명"이라고 평가했다. 

전체 1위는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인 맨체스터 시티의 공격수 엘링 홀란드가 차지했다. '기브미 스포츠'는 "홀란드는 세계 최고의 기량으로 성과를 이뤄내고 있다"고 평했다. 2위는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였다. 메시 뒤로 주드 벨링엄(레알 마드리드), 케빈 더 브라위너, 로드리(이상 맨체스터 시티)가 톱5를 형성했다.

이어 킬리안 음바페(파리생제르맹), 케인,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인터 밀란), 앙투안 그리즈만(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모하메드 살라(리버풀)가 6~10위를 차지했다.

손흥민에 앞선 11위는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 마드리드)였다. 손흥민의 뒤에 13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14위 알리송 베케르(리버풀), 15위 세루 기라시(슈투트가르트)가 자리했다.

'기브미 스포츠'의 말처럼 손흥민은 이번 시즌도 변함없이 토트넘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출전으로 상당 기간 팀을 떠나있었음에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14골 8어시스트로 팀 내 가장 많은 득점과 도움을 책임지고 있다. 

손흥민은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공식전 통산 398경기를 뛰어 159골을 넣고 있다. 이는 구단 역대 최다 득점 공동 5위에 해당한다. 1882년 창단한 토트넘의 142년의 연혁에서 다섯 손가락에 꼽히는 공격수로 이름을 남기고 있다. 꾸준히 성장하는 모습도 장점이다. 입단 2년차 21골을 기록한 이후로 8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하고 있다.

이러한 모습에 토트넘은 구단 레전드 대우를 준비한다. 2025년 6월에 현 계약이 만료되는 가운데 정식으로 계약기간을 연장하기 위해 협상 테이블을 차리고 있다. 지난해부터 재계약 이야기가 흘러나온 가운데 이제는 합의를 마칠 시점을 올 여름으로 보고 있다.

자연스럽게 손흥민의 계약 규모도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토트넘은 1년 연장 옵션안이 있지만 손흥민의 가치를 확실하게 인정하고, 장기적인 미래를 함께하고자 새로운 계약을 제안하려는 입장이다. 손흥민은 현재 주급 19만 파운드(약 3억 2,160만 원)를 받고 있다. 팀 내 최고 주급인데 토트넘은 여기에 더 인상된 액수로 손흥민을 붙잡을 계획이다.

대외적인 평가가 좋을 수밖에 없다.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한 미카 리차즈는 '더 레스트 이즈 풋볼'과 인터뷰에서 "손흥민이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와 같은 빅클럽 이적설이 전혀 없다는 게 놀랍다"라고 했다.

그는 "손흥민을 보면 이상한 게 있다. 우리 모두 손흥민을 항상 최고의 선수라고 인정한다.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와는 연결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를 들은 개리 리네커는 "손흥민이 토트넘을 위해서만 뛰고 있어 이적설이 없는 것 같다"라고 하자 리차즈는 "토트넘도 빅클럽이지만 손흥민은 모든 능력을 지닌 월드클래스인데"라며 현 시점 최고 반열로 인정했다. 

그 연장선으로 '기브미 스포츠'도 손흥민을 전 세계 선수 랭킹에서 12위에 올려놓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 눈여겨 볼 대목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 나스르)를 제친 점이다. 이 매체는 호날두를 13위에 놓아 손흥민이 그를 넘어선 것으로 봤다. 

한편 손흥민은 최근 처음으로 은퇴 후 계획을 공개했다. 패션 매거진 '하퍼스 바자' 4월호 커버 모델이 된 손흥민은 패션과 축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손흥민은 축구를 향한 애정을 가감없이 표현했다. "축구가 짝사랑이라고 느낀 순간이 없다"라고 운을 뗀 손흥민은 "언제나 축구 때문에 울고 웃었다. 우리는 서로 사랑하고 있다"라고 농담도 서슴지 않았다. 

축구는 손흥민에게 있어 삶의 일부가 아닌 모든 것이었다. 손흥민은 "집 안에서 다른 일을 하다가도 정신을 차려보면 어느새 축구 영상을 보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면서 "차를 타고 가다가도 창밖으로 길거리에서 축구하는 아이들을 유심히 구경하기도 한다. 가족들과 대화를 나누다가도 결국에는 축구로 끝난다. 내 모든 사적인 순간 하나하나가 축구와 연결되어 있다"라고 일련의 사례를 이야기했다. 

이런 애정이 있어 지금의 자리에 올랐다. 손흥민은 명실상부 역대 아시아 최고의 축구선수다. 30대를 넘긴 지금도 세계 최고의 무대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정상급 활약을 하고 있다. 

2015년 토트넘에 입단한 손흥민은 9시즌을 뛰면서 하락세는 커녕 계속 상승 곡선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시즌에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14골 8도움을 기록 중이다. 토트넘 합류 첫 시즌을 제외하고 나머지 8시즌에서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일궈냈다. 

한 번의 굴곡을 이겨낸 점에 높은 점수를 받는다. 손흥민은 2년 전 아시아 선수 최초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올랐다. 지난 시즌에는 정점에 올랐던 페이스를 유지하지 못했다. 몸상태가 좋지 않았다. 전반기에는 안와골절 부상을 입었고, 후반기 조금 살아날 법할 때는 스포츠 탈장으로 괴로운 시간을 보냈다. 

그럼에도 프리미어리그 10골을 넣는 저력과 아시아 선수 최초로 프리미어리그 100골 고지를 밟는 저력을 발휘했다. 물론 손흥민 스스로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여름 스포츠 탈장 수술까지 받으면서 절치부심한 손흥민은 올 시즌 명예 회복을 이뤄냈다. 

이런 변함없는 모습에 대외 평가는 항상 극찬 일색이다. 최근에도 토트넘 출신의 대런 벤트는 영국 언론 '토크 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손흥민은 무관인 선수라고 하기에는 너무 좋은 선수"라며 "왜 손흥민을 영입하려는 팀이 없는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손흥민을 영입하려면 막대한 금액을 지불해야 한다. 30대에 접어들었음에도 그를 영입하기 위해서는 8,000만 파운드(약 1,351억 원)를 줘야할 것이다. 그만큼 정말 뛰어난 선수"라고 강조했다. 

축구에 대한 열정을 선수 생활에 모두 녹여낼 각오다. 손흥민은 "축구선수 손흥민은 욕심이 정말 많다. 겉으로 표현이 안 될 뿐이지 매 경기 이기고 싶고, 우승하고 싶다. 트로피도 들어올리고 싶다"면서 "내가 받은 사랑 만큼 되돌려 드릴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 더불어 무엇보다 행복한 선수로 남고 싶다"라는 의견을 표했다. 

손흥민은 축구를 진지하게 대하기 위해 결혼도 은퇴 이후로 미룰 정도다. 선수로 뛰는 시간에 모든 걸 태울 계획이라 이후 지도자 생활을 할 정도의 연료를 남겨두기 어려울 전망이다. 

은퇴 후 계획에 대해 묻자 "축구 관련 일을 하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손흥민은 "나와의 약속이고 이미 결정을 내린 부분이 있다. 이 마음은 평생 변하지 않을 것 같다"며 "축구를 사랑하고 좋아하지만, 누구를 가르칠 능력은 없다. 나는 직접 공을 차는 순간을 사랑한다"라고 했다. 

이어 "물론 축구와 가깝게는 지낼 것이다. 그때는 그저 한 명의 축구팬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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