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준호 ⓒ 대한축구협회
▲ 손준호 ⓒ 대한축구협회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느꼈다.

손준호는 2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안녕하세요 손준호 선수입니다. 인사가 많이 늦었습니다. 저는 무사히 돌아와 가족들과 편안한 시간을 보내며 평범한 일상을 누릴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 잊지 않고 관심 가져주시고 기다려주시고 걱정해 주신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라고 밝혔다.

지난해 5월 손준호는 중국 상하이의 홍차오 공항에서 한국으로 귀국하려다 공안에 연행됐다. 이후 형사 구류로 랴오닝성 차오양 공안국의 조사를 받아왔다. 

중국 공안이 손준호에게 적용한 혐의는 비(非)국가공작인원 수뢰죄. 정부 기관이 아닌 기업이나 기타 단위에 소속된 사람이 자신의 직무상 편리를 이용해 타인의 재물을 불법 수수한 경우 등에 적용받는다. 

처음에는 중국 언론으로부터 손준호가 승부 조작에 가담했다거나 산둥 타이산으로 이적하는 과정에서 금품이 오갔을 가능성을 거론했으나 손준호 측은 강하게 부인해 왔다. 

이유가 불명확한 구금에 대한축구협회도 지난해 6월 직원과 변호사를 중국에 파견했지만 소득이 없었다. 선양 주재 영사관을 통한 외교적 대응도 통하지 않았다. 무려 10개월의 시간을 정보도 없이 지낸 끝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외교부는 그간 상황에 대해 "중국 당국과 다양한 경로로 소통하며 신속하고 공정한 절차가 진행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했다"며 "국내 가족과 긴밀히 소통하며 20여차례 영사 면담을 실시하였고 원활한 변호인 접견 지원 등 필요한 조력을 적극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 ⓒ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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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박문성 축구 해설위원은 본인의 유튜브 채널 달수네 라이브를 통해 손준호와의 통화 내용을 전했다. 박문성 위원은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와서 받았는데 손준호였다. 전화를 받자마자 울더라. 울면서 고맙다고 했다. 많은 사람이 관심 가져주고 잊지 않았기에 돌아올 수 있었다라고 하더라. 많이 울었다"라고 이야기했다. 

손준호의 목소리를 들은 박문성 위원은 안타까움을 숨기지 못했다. 그는 "손준호가 거의 1년 만에 한국에 돌아온 것인데 나도 전화를 받고선 무슨 말을 해줘야 할지 몰랐었다. 고생했다고 다 잘될 거라고 이야기 했다"며 "얼마나 무서웠을까. 먼 곳에서 누구도 만날 수 없고,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한순간에 모든 게 무너진 상황이었지 않을까"라고 했다. 

박문성 위원은 손준호와 통화에서 못다한 이야기를 했다. "나도 아까는 무슨 이야기를 해줬는지 모를 정도로 당혹스러웠다"며 "계속 괜찮다고 울지 말라고 했다. 한국으로 돌아오는 게 굉장히 긴박했던 것 같다"라고 돌아봤다. 

손준호는 지난주 석방됐다. 박문성 위원은 "손준호는 비행기를 타고 한국에 내리기 전에는 누구에게도 알릴 수 없다고 하더라. 왜냐하면 또 잡혀갈까봐 무서웠던 것 같다"면서 "본인에게 물어보니 모든 복잡한 과정은 다 끝났다고 하더라. 다시는 중국에 안 가도 되고 어려움을 겪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라고 말했다. 

▲ ⓒ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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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토록 원하던 가족 품으로 돌아왔지만 아직 치유할 상처가 많다. 박문성 위원도 "일종의 트라우마가 남아있는 것 아닌가 생각된다. 이렇게 됐다는 것을 이야기하면 또 문제가 터질까봐 무서운 것"이라며 "계속 고맙다고 울기만 하더라. 오히려 큰 문제 없이 우리 곁으로 돌아와 줘서 우리가 고맙다. 정말 잘됐다. 앞으로도 시간은 필요하겠지만, 지난 일을 잊고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딜 수 있도록 옆에서 지켜보고 응원하겠다”고 힘을 줬다.

한편 손준호의 구금 해제 소식에 국가대표팀도 반겼다. 현재 태국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4차전 원정을 앞두고 있는 동갑내기 친구 이재성(마인츠 05)은 "준호랑 저랑 친구이고 오랜 시간 축구를 해왔다. 그런 소식을 전해 듣고 가슴 아팠던 것이 사실이었다. 경기 전 기쁜 소식을 들어서 감사하다"라며 다행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어 "준호가 어떤 일이 있었는지 자세히는 모르지만, 동료들이 기도하고 응원하는 마음으로 있었다. 감사하다. 좋아하는 축구를 하고 응원하는 것 지지해주고 싶다"라며 부활을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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