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교덕 기자] 전 UFC 헤비급 챔피언들의 대결에서 조시 바넷(38, 미국)이 웃었다.

바넷은 4일(한국 시간) 독일 함부르크 바클레이카드 아레나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93 메인이벤트에서 3라운드 2분 53초 만에 안드레이 알롭스키(37, 벨라루스)에게 리어 네이키드 초크로 탭을 받았다.

두 선수는 2000년 11월 UFC 28에서 옥타곤에 데뷔한 '동기생'이다. UFC 챔피언을 지냈고 다른 단체에서 활동하다가 UFC로 돌아온 경력도 비슷하다.

알롭스키는 스티페 미오치치와 알리스타 오브레임에게 져 2연패하고 있었다. 바넷은 지난 1월 벤 로스웰에게 서브미션으로 졌다. 초크에 걸려 기권한 건 프로 파이터 인생에서 처음이었다. 둘 다 위기에 빠져 있었다.

바넷은 1라운드 초반 알롭스키와 펀치 정타를 주고받았다. 짧은 펀치 정타에 두 선수 모두 살짝 무릎을 꿇었다가 다시 정신을 차렸다.

결국 바넷이 선택한 싸움은 클린치 레슬링이었다. 2라운드 클린치에서 알롭스키가 덧걸이를 걸 때 바넷은 넘어가면서 알롭스키를 뒤집어 풀 마운트로 올라갔다. 2라운드가 끝날 때까지 파운딩 연타로 알롭스키에게 충격을 안겼다.

3라운드 알롭스키의 어퍼컷에 눈이 쓸린 바넷은 고통을 호소했지만, 심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바넷은 얼른 게임에 몰입했다. 알롭스키가 등 뒤로 돌아가자 기무라 록으로 다시 풀 마운트를 잡았다. 사쿠라바 가즈시가 전성기에 자주 보인 움직임이었다.

알롭스키는 밑에서 빠져나올 체력이 남아 있지 않았다. 바넷의 리어 네이키드 초크에 얼마 버티지 못하고 탭을 쳤다.

바넷은 43전 35승 8패가, 알롭스키는 39전 25승 13패 1무효가 됐다. 바넷은 웃었으나, 알롭스키는 6연승 뒤 3연패에 빠졌다.

알렉산더 구스타프손, 연패 탈출…타격 안 되니 그라운드로 

알렉산더 구스타프손(29, 스웨덴)은 지난해 앤서니 존슨과 다니엘 코미어에게 연패한 터라 승리가 절실했다. 얀 블라코비츠(33, 폴란드)의 카운터펀치에 유효 타격을 허용하자 클린치 레슬링으로 붙었다. 덧걸이로 테이크다운에 성공하고 파운딩으로 반격했다.

복싱이 좋은 구스타프손이 의외로 타격에서 재미를 보지 못했다. 2라운드 펀치 공방전에서도 정타를 많이 맞힌 건 블라코비츠였다.

구스타프손은 존 존스에게 생애 첫 테이크다운을 빼앗은 선수. 타격전에서 밀려도 레슬링이라는 카드가 있었다. 2라운드, 또 블라코비츠에 태클을 걸어 상위 포지션으로 올라갔다. 팔꿈치를 내리쳤고 가드 포지션에서 블라코비츠의 암바를 미리 읽고 방어했다.

타격전에선 밀리지 않은 블라코비츠는 태클 방어가 약했고 가드 포지션에서 내세울 만한 기술이 너무 없었다. 3라운드에도 구스타프손의 태클에 맥없이 넘어갔고 계속 깔려 있었다.

경기 종료 1분 30초를 남기고 심판이 두 선수를 일으켜 세웠다. 블라코비츠의 마지막 기회. 그러나 구스타프손의 테이크다운에 다시 바닥에 누웠다. 가드 패스는 허용하지 않았지만 패배는 막을 수 없었다.

구스타프손의 3라운드 종료 3-0(30-27,30-27,30-27) 판정승. 1년 5개월 만에 승리를 얻어 통산 전적 17승 4패가 됐다. 연패를 끊고 타이틀 전선에 복귀할 준비를 마쳤다.

테이크다운 방어에 약점을 보인 블라코비츠는 19승 6패가 됐다.

돌아온 라이언 베이더, 4년 10개월 만에 KO승

라이언 베이더(33, 미국)는 5연승하고 있다가 지난 1월 앤서니 존슨에게 KO로 졌다. 존슨의 타격을 너무 경계한 나머지 먼 거리에서 하단 태클을 걸다가 파운딩에 정신을 잃었다. 라이트헤비급 타이틀 도전권을 눈앞에서 놓쳤다.

절치부심한 베이더는 마음을 고쳐먹었다. 타격전에서 먼저 압박하며 공격했다. 좌우로 자세를 바꾸며 킥으로 왼손잡이 일리르 라티피(33, 스웨덴)를 견제했다. 타격전에서 주저주저하던 8개월 전과 달랐다.

라티피는 거리를 두고 있다가 앞 손인 오른손 훅을 휘둘렀다. 1라운드 막판에 베이더의 턱에 정타를 넣었다. 라티피의 특기였다.

그러나 베이더는 위축되지 않았다. 2라운드가 시작하자 더 강하게 전진 압박을 걸었다. 그러다가 그림과 같은 KO가 나왔다. 베이더는 왼손 잽을 넣는 척하면서 고개를 숙이며 들어오는 라티피의 얼굴에 오른발 니킥을 터트렸다.

라티피는 이 한 방에 뒤로 크게 넘어갔다. 2라운드 2분 6초 베이더의 KO승. 라티피의 이름을 연호하던 스웨덴 팬들은 순간 조용해졌다.

베이더는 4년 10개월 만에 KO승을 추가해 전적 21승 5패가 됐다. 옥타곤 인터뷰에서 "지난 패배로 경기를 즐겨야 한다는 걸 배웠다. 위험 부담을 안고 싸우는 게 필요했다"고 말했다.

라티피는 3연승을 달리다가 공격적으로 바뀐 베이더에게 덜미를 잡혔다. 12승 5패 1무효가 됐다.

방태현, 포인트 싸움에 밀려 닉 하인에게 0-3 판정패

닉 하인(32, 독일)은 13승 가운데 8승이 판정승이었다. 2014년 5월 UFC에 데뷔하고 4경기를 뛰어 3승 1패를 기록했는데, 모두 3라운드 종료 판정 경기였다. 포인트 싸움에 능하다는 의미다.

왼손잡이 하인은 급하지 않았다. 스탠스를 좌우로 바꿔 가며 '코리안 카우보이' 방태현(33, 코리안 탑팀/㈜성안 세이브)의 펀치를 경계하다가 틈틈이 태클을 시도했다. 공격 횟수에서 방태현을 앞섰고, 1라운드와 2라운드에 한 번씩 테이크다운에 성공했다.

주도권을 잡은 하인은 3라운드 쫓아오는 방태현과 뒤섞이려고 하지 않았다. 홈 관중이 야유를 보내도 평정심을 유지했다. 전진 압박을 거는 방태현의 공세에 사이드 스텝으로 빠져나갔다.

결과는 하인의 3-0(29-28,30-28,30-27) 판정승. 3연승을 이어 가 통산 전적 14승 2패 1무효가 됐다. 옥타곤에서 패승패승을 기록하다가 이번에 연승을 노린 방태현은 포인트 싸움에서 밀려 쓴잔을 마셨다. 전적 18승 10패가 됐다.

UFC 파이트 나이트 93 결과

[헤비급] 안드레이 알롭스키 vs 조시 바넷
조시 바넷 3라운드 2분 53초 리어네이키드초크 서브미션승

[라이트헤비급] 알렉산더 구스타프손 vs 얀 블라코비츠
알렉산더 구스타프손 3라운드 종료 3-0 판정승(30-27,30-27,30-27)

[라이트헤비급] 라이언 베이더 vs 일리르 라티피
라이언 베이더 2라운드 2분 6초 니킥 KO승

[라이트급] 닉 하인 vs 방태현
닉 하인 3R 종료 3-0 판정승(29-28,30-28,30-27)

[웰터급] 제신 아야리 vs 짐 월헤드
제신 아야리 3R 종료 2-1 판정승(29-28,28-29,30-27)

[웰터급] 피터 소보타 vs 니콜라스 달비
피터 소보타 3R 종료 3-0 판정승(30-26,30-26,30-26)

[여성 밴텀급] 애슐리 에반스-스미스 vs 베로니카 마세도
애슐리 에반스-스미스 3R 3분 14초 팔꿈치 파운딩 TKO승

[밴텀급] 테일러 라필루스 vs 레안드로 이사
테일러 라필루스 3R 종료 3-0 판정승(30-27,30-27,29-28)

[헤비급] 자르지스 단호 vs 크리스티안 콜롬보
단호 0-콜롬보 1, 무승부(27-29,28-28,28-28) 

[미들급] 스콧 애스컴 vs 자크 헤르만손
자크 헤르만손 3R 종료 3-0 판정승(30-27, 30-27, 29-28)

[라이트급] 루스탐 카빌로프 vs 레안드로 실바
루스탐 카빌로프 3R 종료 3-0 판정승(29-28,29-28,3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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