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배구 여제' 김연경(28, 페네르바체)이 2016~2017시즌 터키 여자 프로 배구 리그를 눈앞에 두고 있다.

여자 배구의 심장인 터키에서 김연경은 6년째 뛰고 있다. 처음 터키에 갔을 때는 적응하기 어려운 점도 있었다. 편하게 선수 생활을 할 마음이 컸다면 귀국하고 싶었지만 최고가 되겠다는 목표를 위해 이를 악물고 뛰었다. 터키 리그 데뷔 첫 시즌(2011~2012년)에 그는 유럽배구연맹(CEV) 여자 배구 챔피언스 리그에서 팀을 정상에 올려놓았고 MVP로 선정됐다.

데뷔 첫 시즌에 최고의 자리에 오른 김연경은 6년 동안 페네르바체에 몸담고 있다. 먼 타지에서 오랫동안 생활하기는 쉽지 않다. 터키 이스탄불 현지에서 김연경을 가까이서 지켜본 이는 통역 겸 매니저인 김보람(31) 씨다. 터키인 남편과 결혼해 이스탄불에 보금자리를 둔 김 씨는 우연한 기회에 김연경과 인연을 맺었다.

2011년 김연경을 영입한 페네르바체는 김연경의 통역을 구하기 위해 터키 한인회에 연락했고 김 씨가 추천을 받았다. 2012년 3월부터 김 씨는 통역은 물론 김연경의 현지 적응을 도왔다. 

김 씨는 스포티비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2011~2012시즌 후반부터 김연경의 통역을 맡았다. 페네르바체는 터키 한인회에 연락했고 내가 추천을 받아서 (통역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 김연경 ⓒ ppap 제공

김연경은 간단한 인터뷰는 통역 없이 하고 있다. 그러나 30분이 넘는 긴 인터뷰는 옆에서 김 씨가 도와준다. 많은 이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스타를 관리하기는 쉽지 않다. 김 씨는 "김연경 선수는 배구 선수로 톱클래스고 그 정도면 잘난 척할 법하다. 그러나 성격이 정말 소탈하고 털털하다. 김연경 선수를 도와주면서 지금까지 크게 어려운 점은 없었다"고 말했다.

김연경은 훈련이 없을 때는 영어는 물론 김 씨에게 터키어를 배웠다. 처음에는 김 씨 없이 생활하는 것이 불편했지만 지금은 큰 문제가 없다. 김 씨는 "회화의 경우 정치나 경제 같은 전문적인 분야 얘기는 힘들지만 일상생활을 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며 "남편이 터키 사람인데 터키어로 대화를 불편 없이 한다"고 밝혔다.

많은 이들이 궁금해 하는 것은 김연경이 터키인들에게 받는 인기다. 김 씨는 "최근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때문에 한국에서 김연경 선수의 인기가 크게 높아졌다고 들었다. 그런데 터키에서는 예전부터 인기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데뷔 시즌에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해서 그런지 (김연경이) 거리를 지나가면 3분의 1은 알아봤다"고 밝혔다.

김 씨는 "지금은 대부분이 김연경 선수를 알아보고 사인이나 사진을 요청한다. 김연경 선수는 어린아이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다. 어떨 때는 초등학생들이 버스를 전세해 단체로 경기를 보러 온다"고 설명했다.

터키에 처음 갔을 때 김연경은 언어 문제로 동료들과 제대로 소통하지 못했다. 그러나 영어와 터키어를 공부하면서 동료들에게 스스럼없이 먼저 다가섰고 지금은 매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김 씨는 "김연경 선수는 외국인 선수가 페네르바체에 오면 한식을 권유했다"고 말했다. 터키 선수는 물론 페네르바체에 입단한 외국인 선수 대부분은 한식을 먹어 보지 못했다. 김 씨는 "김연경 선수는 외국인이 좋아할 만한 한식을 권유하면서 한국을 알리려고 했다"며 "최근 태국의 눗사라(떰꼼) 선수와 한식을 먹으러 갔는데 이 경우는 좀 다르다. 눗사라는 예전부터 한식을 워낙 좋아했고 특히 떡볶이를 먹고 싶어 했다. 눗사라가 먼저 한국 식당에 가자고 말했다"고 밝혔다.

▲ 터키 이스탄불에서 한식을 먹고 있는 김연경(왼쪽 앞)과 눗사라(왼쪽 뒤) 오른쪽 뒤가 현지 통역 겸 매니저 김보람 씨 ⓒ 김연경 인스타그램

김연경은 페네르바체 동료에게 한식을 권하는 것은 물론 기념품을 사 주며 한국을 알렸다. 김 씨는 "김연경 선수는 한국에 가면 동료들에게 줄 선물을 산다. 태극 문양의 부채나 한국을 알 수 있는 기념품, 그리고 찹쌀떡이나 엿 등을 동료들에게 선물하며 한국의 좋은 이미지를 알리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동료가 옆에 있으면 한국어를 가르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페네르바체에서 팀의 기둥 소임을 하고 있는 김연경은 '한류 전도사'로 나섰다. 아프지 않도록 철저하게 관리하는 그는 올 시즌 터키 리그와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도전한다.

김 씨는 "6년 동안 이곳에서 정말 잘해 줬고 올 시즌 아프지 말고 본인 페이스를 유지했으면 한다"는 말을 남겼다.

한편 SPOTV는 김연경의 소속 팀 페네르바체의 모든 경기(유럽 챔피언스리그 포함)를 독점 위성 생중계한다. SPOTV는 사르예르와 치르는 시즌 개막 경기를 23일 밤 10시 50분부터 위성 생중계한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