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시즌 타율 0.182로 부진했던 정상호는 포스트시즌에서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박성윤 기자] 타고투저의 시대 3할 타자들을 흔히 볼 수 있는 정규 시즌이었다.  올 시즌 타율이 2할대인 포수들의 방망이에 LG는 웃다가 울었고 NC는 웃었다.

21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NC 다이노스가 LG 트윈스에 3-2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시리즈 스코어 1-0으로 앞선 NC는 22일 열릴 2차전에서 재크 스튜어트를 마운드에 세워 확실한 우위를 노리고 있고 LG는 데이비드 허프를 올려 1차전 설욕에 나선다.

LG는 KIA 타이거즈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넥센 히어로즈와 준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올라왔다. LG가 밑바닥부터 최상위 시리즈를 바라볼 수 있게 된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으나 포수들의 방망이가 한몫했다. 시즌 타율 0.266인 유강남과 0.182인 정상호는 팀이 필요할 때 안타 또는 홈런을 터뜨리며 하위 타순을 이끌었다. 

LG가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지난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와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 0-0 팽팽한 균형이 9회말까지 이어졌다. 정규 이닝 안에 승리를 챙기기 위해 LG에 필요한 것은 선두 타자 출루. 

9회말 선두 타자 정상호가 우익수 앞 안타로 출루하며 팀에 끝내기 기회를 만들어 줬다. 정상호는 대주자 황목치승과 교체됐다. 황목치승은 도루 후 서상우의 우전 안타 때 3루를 밟고 김용의의 중견수 희생플라이 때 홈을 밟아 경기를 끝냈다.

정상호의 방망이가 팀의 준플레이오프 진출에 발판이 됐다면 유강남은 준플레이오프 시리즈 흐름을 LG 쪽으로 가져오는 데 이바지했다. 유강남은 넥센과 준플레이오프 시리즈 스코어 1-1인 가운데 3차전에 선발 마스크를 썼다. 0-0으로 진행되고 있는 4회말 2사 2루로 선취점을 뽑을 기회에 유강남은 넥센 선발투수 신재영을 상대로 좌월 2점 아치를 그렸다. LG는 유강남의 홈런으로 4-1 승리를 챙겼다.

플레이오프 1차전. LG는 NC 선발투수 에릭 해커를 만나 고전했다. 0-0인 7회초 루이스 히메네스가 좌월 1점 선취 포를 터뜨렸다. 그러나 방망이가 강한 NC를 상대로 1-0 리드는 불안할 수밖에 없다. 1점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상황에 선발 출전한 정상호가 8회초 선두 타자로 나서 좌월 솔로포를 터뜨리며 해커를 마운드에서 내렸다.
▲ NC 포수 듀오, 주전 김태군(왼쪽)-백업 용덕한. 경기 주인공은 끝내기 안타를 친 용덕한이었다. ⓒ 한희재 기자

그러나 LG 포수의 활약을 NC 포수는 지켜보지 않았다. 9회말 LG 마무리 투수 임정우를 공략한 NC 타선은 이어 등판한 김지용을 상대로 2-2 동점을 만들었다. 1사 1, 3루에 손시헌이 타석에 들어섰고 LG 배터리는 고의4구로 만루를 만든 뒤 시즌 타율 0.216, 올 시즌 만루 때 5타수 무안타인 용덕한을 선택했다. 그러나 용덕한은 보란 듯이 1타점 좌전 안타로 경기를 끝냈다.

유강남, 정상호, 용덕한의 타수와 안타를 합치면 타율은 0.232가 된다. 올 시즌 KBO 리그 타율은 0.290이다. 2014년 리그 타율 0.289를 넘었다. 리그 타율과 차이가 큰 타자들이 단기전 흐름을 쥐락펴락하며 포수들의 방망이가 올 가을의 변수로 자리 잡고 있다. 방망이로 크게 주목 받지 못한 포수들의 방망이 대결. 가을 야구의 관전 포인트 가운데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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