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구미, 김민경 기자] "KOVO컵 때 발목을 다치고 점점 심해져서 운동을 못했는데, 중요한 경기에서 도움을 준 거 같아 기분이 좋다."


오랜만에 제 몫을 다했다는 생각에 얼굴에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박상하(30, 우리카드)는 22일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시즌 NH농협 V리그 남자부 OK저축은행과 경기에서 블로킹 4개를 포함해 8점을 뽑았다. 우리카드는 세트스코어 3-1로 이기면서 2연승을 달렸다.

상위권 도약을 꿈꾸며 시즌을 준비했지만 몸이 따라 주지 않았다. 2016 청주·KOVO컵 대회 때 왼쪽 발목 인대가 부분 파열되면서 허벅지까지 통증이 전달됐다. 점점 통증이 심해져 훈련을 거의 하지 못할 정도였다.

답답한 마음을 다잡을 겸 머리를 짧게 잘랐다. 박상하는 "시즌 시작하기 3일 전에 잘랐다. 열심히 해 보려고 하는데 몸이 계속 아파서 힘들었다"고 했다. 선참이 짧은 머리로 나타나자 나경복과 김은섭까지 차례로 머리를 짧게 깎았다. 박상하는 "다른 선수들도 경각심을 갖고 다 자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하며 껄껄 웃었다.

박상하와 박진우가 버티는 우리카드 센터진은 꾸준히 높은 평가를 받았다. 올 시즌 211cm 장신 김은섭이 가세하면서 중앙 벽은 더 단단해졌다. 김상우 우리카드 감독은 "박진우가 최근 리듬이 안 좋아서 김은섭이 버텨 주면 저희에게 큰 도움이 된다. (박)상하가 몸 상태가 좋아지면 가운데 더 견고한 벽이 설 것 같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 득점한 뒤 동료들과 세리머니를 하는 박상하(왼쪽에서 두 번째) ⓒ 곽혜미 기자
김은섭 효과를 이야기했다. 박상하는 "제가 상무에서 뛸 때 (김)은섭이가 후임이었다. 은섭이가 팀에 들어왔을 때 친한 사람이 없어서 제가 많이 챙겼다. 체격은 크지만 아이 같다. 저한테 많이 물어보고 같이 생활하면서 시너지 효과가 생기는 거 같다"고 말했다.

득점할 때마다 동료와 함께 크게 기뻐하는 게 눈에 띄었다. 박상하는 "훈련한 게 경기에서 잘돼서 기분이 좋았다. 대한항공이 국내 선수가 탄탄한데, 저희 팀도 모든 포지션에서 국내 선수들이 좋다고 생각한다. 한 경기 한 경기 결승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지난 시즌 주장으로서, 그리고 선참으로서 올해 팀 분위기가 달라진 원인으로 어떤 점을 꼽고 싶은지 물었다. 박상하는 "주장이 바뀌어서"라고 농담을 던지며 웃었다. 이어 "팀에 어린 선수들이 많다. 제가 주장일 때는 차이가 좀 있었는데, (최)홍석이가 주장을 맡으면서 분위기가 더 부드러워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좋은 흐름을 계속 이어 가길 바랐다. 우리카드는 26일 현대캐피탈, 28일 삼성화재를 홈에서 차례로 만난다. 박상하는 "현대캐피탈과 빨리 경기해 보고 싶다. 지난해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에 많이 못 이겼다"며 올해는 두 팀을 상대로 더 많은 승리를 챙기길 기대했다. 이어 "지난해는 블로킹왕이 목표였는데, 올해는 저희 팀이 플레이오프에 가는 게 개인적인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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