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딩 시절 설기현
[스포티비뉴스=김도곤 기자] 손흥민(토트넘)이 아시아 선수 최초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이달의 선수'로 선정됐다. 손흥민은 9월 활약을 바탕으로 케빈 데 브리위너(맨체스터 시티), 시오 월콧(아스널) 등을 제치고 '9월의 선수로'로 선정됐다. 손흥민이 9월에 펼친 활약은 대단했다. 하지만 그 이전 손흥민 못지않은 임팩트를 남긴 한국 출신 EPL 선수가 있었다.

설기현(현 성균관대 감독)은 올해 EPL이 선정한 레딩 베스트 골 TOP 10 가운데 두 차례 이름을 올렸다. 2006년 9월 16일 셰필드 유나이티드전과 10월 1일 웨스트햄전에서 나온 골이다.

설기현은 2000년 협회 차원의 유망주 육성 프로젝트로 벨기에 로열 앤트워프에 입단했다. 당시 몇 안되는 유럽파 선수로 주목 받았고 안더레흐트로 이적하며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무대를 밟는 등 해외파 유럽 선수로서 큰 발자취를 남겼다.

설기현은 EPL 도전을 위해 챔피언십(2부 리그)의 울버햄튼으로 이적했다. 울버햄튼의 1부 리그 승격을 이끌진 못했지만 2006년 챔피언십 우승 팀 레딩으로 이적하며 꿈에 그리던 EPL 무대를 밟는다.

설기현의 EPL 데뷔 첫해 초반 활약은 지금도 해외 축구 팬들에게 회자될 정도다. 10월 1일 웨스트햄전에서 터뜨리 골은 큰 인상을 남겼다. 프리킥 상황에서 동료가 살짝 내준 공을 연이어 접는 동작으로 상대 수비수를 제친 뒤 시도한 슈팅으로 그대로 골로 연결했다. 당시 설기현은 이 특유의 접는 동작으로 EPL 수비수들을 당황하게 했다. 설기현은 당시 EPL 선수 랭킹 11위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설기현의 활약은 오래가지 못했다. 시즌 중반이 넘어가며 상대 수비수들에게 공격 패턴을 간파당했고 더 이상 특유의 접는 동작도 통하지 않았다. 설기현은 시즌 종료 후 풀럼으로 이적하며 재기를 노렸다. 등 번호도 7번을 부여 받는 등 많은 기대를 모았지만 출장 기회를 잡지 못했고 결국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힐랄로 임대됐다.

이후 설기현은 포항 스틸러스, 울산 현대,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뛴 뒤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K리그 입성 후 이적과 은퇴로 논란의 중심에 있었지만 이후 성균관대 감독으로 부임해 팀을 이끌고 있다.

[영상] 설기현, EPL이 뽑은 레딩 베스트 골 TOP 10에 선정 ⓒ 스포티비뉴스 장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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