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 다저스 시절 돈 매팅리 감독을 보좌했던 트레이 힐먼 벤치 코치. 다저스타디움|문상열 특파원

[스포티비뉴스=로스앤젤레스, 문상열 특파원] 정규 시즌 막바지 SK 민경삼 단장은 기자와 전화 통화에서 그동안 소문이 무성했던 넥센 염경엽 감독 영입설을 단호하게 일축하며 말도 안되는 소리다. 우리 팀도 변화가 필요해 외국인 감독을 물색한다고 밝혔다.

민 단장이 감독 물망에 올렸던 후보 가운데 한 명이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오지 기옌 감독 밑에서 벤치 코치를 지낸 내야수 출신 조이 코라(51)였다. 코라는 최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3루 코치로 영전했다. 구단은 클린트 허들 감독과 호흡을 맞춘 3루 코치 릭 소필드를 해고했다. 코라는 올해 피츠버그 더블 A 감독을 지냈다.

KBO 리그 사상 두 번째 외국인(미국인) 감독으로 SK에 영입된 트레이 힐만(53)은 알링턴의 텍사스대학 출신이다. 내야수로 드래프트 지명은 받지 못했다. 클리블랜디 인디언스 마이너리그가 현역 생활의 전부다. 지도자로서 일본 프로 야구 닛폰 햄 파이터스와 메이저리그 캔자스시티 로열스 감독(2008-2010)을 역임했다. 일본에서는 일본시리즈 우승으로 성공한 케이스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캔자스시티에서는 통하지 않았다팀도 전력이 안정돼 있지 않았다. 20101223패를 거두자 구단은 시즌 도중에 힐만을 해고하고 뒷날 월드시리즈 챔피언 감독이 되는 네드 요스트에게 지휘봉을 넘겼다. 힐만의 메이저리그 감독 통산 성적은 152207패 승률 0.423.

캔자스시티 감독에서 물러난 힐만은 2010년 돈 매팅리가 LA 다저스 감독으로 승격하면서 벤치  코치로 영입됐다. 메이저리그는 감독이 초년병일 때 벤치 코치(국내로 치면 수석 코치)로 감독 출신을 앉히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지난 겨울 다저스는 감독 경험이 전무한 데이브 로버츠를 발탁하면서 벤치 코치에 오클랜드 에이스 감독이었던 봅 게렌으로 균형을 맞췄다.

힐만은 매팅리 감독과 3시즌을 함께한 뒤 201310월 또 해임됐다시즌을 마치고 매팅리 감독이 고향 인디애나로 떠나는 LA 공항에 승용차로 배웅 가다가 해고 소식을 함께 들었다힐만은 2014년 잠시 뉴욕 양키스 보좌역을 맡고 휴스턴 애스트로스에 다시 발탁됐다. 젊은 A J 힌치 감독의 벤치 코치였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서 최연소 감독을 지냈던 힌치는 두 시즌 만에 실패하고 5년 만에 41세 나이로 재기에 성공했다. 벤치 코치 힐만의 도움도 컸다.

메이저리그에서 벤치 코치는 감독의 오른팔이다. 특정 분야가 아닌 전체적으로 야구를 보고 감독에게 조언하는 자리다. 감독 옆에는 늘 벤치 코치가 있다. 힐만은 캔자스시티 감독 해고 후 다저스와 휴스턴 두 팀에서 벤치 코치를 맡았으나 감독으로 제 2의 기회는 아직 찾지 못했다.

KBO 리그 감독으로 돌파구를 찾은 셈이다. 벤치 코치는 감독으로 영전하는 코스다. 메이저리그의 감독 후보군은 벤치 코치, 마이너리그 감독들이다. 투수 코치, 타격 코치가 갑자기 감독으로 영전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다저스 로버츠 감독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벤치 코치를 지낸 게 감독 승진에 결정적이었다. SK의 힐만 감독 선택은 신선하면서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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