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교덕 기자] 알리스타 오브레임(36, 네덜란드)의 왼쪽 뺨에는 커다란 십자 흉터가 있다.

오브레임은 지난 24일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서 "15살 때였다. 성인 남성에게 유리병으로 맞았다. 그때 생긴 상처"라고 밝혔다.

"누구든 날 해할 수 있다. 이 흉터를 볼 때마다 날 더 단련해야 한다고 다짐한다. 그리고 위기를 극복하면 더 강해진다는 사실을 떠올린다"고 말했다.

오브레임은 키 193cm, 몸무게 110kg의 거구다. 무표정하게 있을 때, 맹수처럼 인상이 사납다. 십자 상처가 돋보인다.

그런데 지난 21일부터 3박 4일 동안 한국에서 UFC 홍보 행사에 참여할 때 오브레임은 옥타곤 위에서와 많이 달랐다.

택견 품밟기 동작을 따라 하면서 쑥스러워했다. 덕수궁 대한문 수문장 교대식에선 근엄하면서도 친근했다. 많은 국내 격투기 팬들은 그런 오브레임을 "귀엽다"고 표현했다.

오브레임은 귀엽다는 말을 싫어하지 않았다. "재미있다. 어떤 사람들은 귀엽다고 하고, 어떤 사람들은 무섭다고 한다. 나에 대한 반응은 극과 극이다. 날 어떻게 보든 상관없다"며 웃었다.

▲ 알리스타 오브레임은 덕수궁 대한문 수문장 교대식을 체험했다. ⓒ곽혜미 기자
오브레임은 6년 전인 2010년 10월 K-1 월드 그랑프리 16강전에 나서기 위해 한국에 왔다. 자신감이 하늘을 찔렀을 때다. 가까이 다가서기 힘든 살기를 내뿜었다. 날이 바짝 서 있었다.

"2010년 봤을 때와 분위기가 크게 다르다"고 했더니 오브레임은 "좋은 질문이다. 아마 그렇게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6년 전 K-1에서 활동할 때는 종합격투기 경기를 뛸 때와 환경이 달랐다. K-1에서 경쟁이 더 심했다. 팀의 자존심 대결도 더 뜨거웠다. 종합격투기는 K-1에 비하면 더 친화적이다. 동료들과 훈련하면서 섞이게 된다. 서로를 배려한다. 주변 환경 분위기에 따라서 내 이미지도 다르게 보이지 않았을까"라고 답했다.

환경이 자신의 태도와 이미지를 결정한다고 했다. 미국 플로리다에 있는 종합격투기 팀 블랙질리안에서 훈련할 때 "거만하다"는 소리를 들은 것도 비슷한 이유라고 밝혔다.

"블랙질리언과 잘 맞지 않았다. 난 상황에 따라 성격이 바뀌는 편이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면 난 긍정적인 사람이 된다. 날카로운 사람들과 있으면 아무래도 방어적으로 변한다. 지금의 소속 팀 잭슨 윈크 아카데미에는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들이 많다."

오브레임은 1999년 프로에 데뷔해 종합격투기 57경기(41승 15패 1무효)를 뛰었다. 입식타격기는 30경기를 뛰었다고 한다. 100경기를 채우는 것이 목표인 그는 지난달 11일 UFC 203에서 챔피언 스티페 미오치치에게 KO로 졌어도 UFC 챔피언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아시아 투어를 마친 뒤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갈 것이다. 내년 다시 타이틀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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