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형우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박성윤 기자] 스토브 리그. 난로(스토브)에 둘러앉아 연봉 또는 이적 협상이 일어난다고 해서 붙은 말이다. 올해 KBO 리그 스토브 리그는 어느 때보다 땔감이 많이 필요해 보인다. 그리고 어떤 난로보다 더 뜨거울 전망이다. '최대어'라는 수식어를 단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많기 때문이다.

SK 와이번스 김광현, KIA 타이거즈 양현종, 삼성 라이온즈 차우찬이 FA 투수 최대어라면 야수 최대어는 삼성 최형우와 롯데 자이언츠 황재균이다. 최형우는 올 시즌 138경기에 출전해 타율 0.376(519타수 195안타) 31홈런 144타점 OPS 1.115를 기록하며 최고의 한 시즌을 보냈다.

1983년생으로 적은 나이는 아니지만 2008년 본격적으로 삼성 타선의 중심에 선 이후 올 시즌까지 9년 연속 100경기 이상 출전했고 2014년부터 3년 연속 30홈런-100타점을 올리며 자신의 가치를 꾸준히 높여 왔다. 지난 시즌 73볼넷 101삼진을 기록한 것과 달리 올 시즌은 83볼넷 83삼진으로 볼넷 수를 늘리고 삼진 수를 줄였다. 최형우는 중심 타선의 핵심 타자로 충분히 매력적인 카드다.

FA 몸값이 매 시즌 치솟는 가운데 최형우는 총액 100억 원 이상의 대형 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형우의 소속 팀 삼성은 '내부 FA를 잡는 데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다'고 밝혔다. 그러나 '잡는 데 최선을 다하겠지만 무조건 요구를 들어 주지는 않는다'는 것이 삼성의 생각이다. 

김한수 신임 감독은 취임식에서 "최형우는 기록만 봐도 삼성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높다"며 "꼭 구단에 잡아 달라고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올 시즌 삼성에는 차우찬이라는 내부 FA도 있다. 차우찬은 리그에서 가장 많은 공을 던질 수 있는 선발투수 가운데 한명이다. 빠른 공을 던지는, 체력이 좋은 왼손 투수의 가치는 부르는 것이 값일 수 있다. 삼성은 부담이 클 것이다.
▲ 황재균 ⓒ 한희재 기자

황재균은 올 시즌 127경기 출전해 타율 0.335(498타수 167안타) 27홈런 113타점을 올리며 최정, 박석민과 함께 리그를 대표하는 거포 3루수로 자리 잡았다. 지난 시즌 포스팅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렸으나 실패한 것에 대해 이를 갈고 시즌을 준비한 듯 활약을 펼쳤다.

3할대 타율을 확실하게 장담할 수 있는 타자는 아니다. 그러나 3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쳤다. 홈런 수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홈런과 함께 타점도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113타점은 커리어 하이 기록이다. 1987년생으로 나이도 많지 않다. 지난 시즌 122삼진과 비교해 올 시즌에는 66삼진을 기록했다. 절반 가까이 삼진을 줄이며 49볼넷을 기록해 지난 시즌 48볼넷과 비슷하게 유지했다. 아직 발전하고 있다.

롯데에는 황재균을 대신할 선수가 없다. 황재균은 공격에서는 장타력을 뽐냈고 강한 어깨를 기본으로 한 3루 수비를 펼치며 롯데 공수 중심에 있다. 롯데에는 20홈런 이상-100타점을 기록한 선수의 공백이 생겼을 때 제시할 대안이 마땅히 없다. 

최형우와 황재균의 FA 협상은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이유는 해외 진출을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 진출을 우선으로 생각한다고는 볼 수 없으나 귀를 열어 둘 것이고 조건이 맞으면 시도를 할 것이다.

가까운 예로 김현수와 오승환은 FA 계약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는데 김현수는 12월, 오승환은 1월에 입단이 확정됐다. 이번 KBO 리그 FA 계약 교섭 기간은 2017년 1월 15일까지다. 해외에서 영입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인다면 두 선수의 '대형' 계약은 해를 넘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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