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전력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조영준 기자] 1라운드에서 고공 비행을 한 팀은 대한항공이다. 2라운드에서는 한국전력이 쉽게 무너지지 않는 여리고 성(성서 구약성경에 등장하는 난공불락의 성)이 됐다.

한국전력은 25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시즌 NH농협 프로 배구 V리그 남자부 2라운드 경기에서 현대캐피탈을 세트 스코어 3-2(25-23 16-25 21-25 25-18 15-9)로 이겼다.

8승 3패 승점 21점을 기록한 한국전력은 대한항공(7승 3패 승점 20)을 따돌리고 선두로 나섰다. 5연승 행진을 이어 간 한국전력은 최근 2연패를 기록한 대한항공을 제쳤다.

한국전력의 서재덕과 바로티는 팀 최다인 20득점을 기록했다. 전광인과 윤봉우는 각각 12점을 올렸다.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이가 네 명이나 됐다.

올 시즌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 팀은 대한항공이다. 뛰어난 공격수들이 많고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 1순위로 뽑힌 가스파리니가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들을 조율하는 세터 한선수의 존재도 무게감이 있다.

한국전력도 만만치 않은 팀이었다. 국가 대표 양쪽 날개인 전광인과 서재덕이 있다. 여기에 트라이아웃 2순위인 바로티에 대한 기대감도 컸다. 한국전력의 키 플레이어는 세터 강민웅이다. 세터 출신인 신영철 한국전력 감독은 "선수 모두가 중요하지만 (강)민웅이가 키 플레이어다"고 강조했다.

강민웅은 2라운드에서 안정된 토스로 팀 상승세를 이끌었다. 세터와 더불어 또 하나의 걱정거리였던 포지션이 리베로였다. 현대캐피탈과 경기에서 리베로 오재성과 김진수는 마지막 5세트까지 잘 버텨 냈다. 현역 최고령 선수인 방신봉은 녹슬지 않은 블로킹으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여기에 현대캐피탈에서 이적한 미들 블로커 윤봉우까지 맹활약하며 팀의 조직력 퍼즐이 하나의 그림으로 완성됐다.

신영철 감독은 "솔직히 지는 경기라고 봤다. 그런데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버텨 줬다"며 선수들을 칭찬했다. 이어 "각자가 제 몫을 해 줬다. 그래서 이겼고 톱니바퀴가 잘 맞았다"고 덧붙였다.

윤봉우는 이 경기에서 블로킹으로 6득점을 기록했다. 윤봉우는 친정 팀인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알토란 같은 블로킹을 잡았다. 여기에 서재덕은 고비처에서 한 방을 해결했고 부상인 전광인도 투혼을 발휘했다.

신 감독은 "이길 기회가 왔을 때 잡아야 한다"며 앞으로 경기 선전도 다짐했다.

▲ 신영철 감독(오른쪽)과 하이파이브를 하는 전광인 ⓒ 한희재 기자

전광인과 서재덕은 팀 분위기가 매우 좋았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전력은 2014~2015 시즌 팀 창단 첫 9연승을 기록했다. 당시 한국전력은 걸출한 외국인 선수인 쥬리치의 활약에 힘입어 수직 상승했다.

올 시즌 한국전력은 국내 선수들의 존재감이 크다. 전광인과 서재덕은 물론 미들 블로커인 윤봉우와 방신봉이 고르게 점수를 올리고 있다.

전광인은 "그때보다 지금 분위기가 훨씬 나은 거 같다. 그때는 쥬리치에게 많이 의존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많은 선수가 고르게 경기를 하고 있다. 이런 패턴이 많이 나아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2라운드에서 5연승에 성공한 한국전력은 승부처에서 물러서지 않는 집중력을 보였다. 윤봉우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 점이 우리 팀의 장점이다"며 "모든 선수가 좋은 기량을 갖고 있다. 한 발 나아가 시너지 효과도 생긴다"고 말했다.

윤봉우는 외국인 선수에 대한 자신감도 나타냈다. 그는 "트라이아웃 제도가 시행되면서 외국인 선수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 높은 타점에서 들어오는 볼이 많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상승세를 계속 유지하는 점도 중요하다. 체력 문제에 대해 윤봉우는 "아직 라운드 초반이다. 그래서 체력에 큰 불편을 느끼지 못한다. 지금은 심리적이나 물리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한국전력은 오는 30일 2라운드 마지막 경기인 KB손해보험과 경기에서 2라운드 전승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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