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GC 서남원 감독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장충체, 김도곤 기자] "못하는 것 혼내서 뭐 하나요. 잘하는 것 칭찬합니다."

KGC 인삼공사의 기세가 무섭다. 그 중심에 서남원 감독이 있다.

KGC 인삼공사는 6일 서울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시즌 NH농협 프로 배구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GS 칼텍스와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5-20, 25-17, 25-22)으로 이겼다. 3연승을 달리며 6승 5패 승점 17점을 기록해 3위 현대건설에 세트 득실에 뒤진 4위를 유지했다.

이번 시즌 가장 달라진 팀을 꼽자면 KGC 인삼공사다. 지난 시즌 줄곧 최하위에 머물렀으나 이번 시즌 환골탈태했다.

서 감독 부임 이후 180도 바뀌었다. 서 감독은 패배 의식에 사로잡힌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서 감독은 GS 칼텍스와 경기 후 "선수들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그는 "연습할 때 굳이 못하는 것을 꼬집어 얘기하는 것보다 잘하는 것을 많이 칭찬한다. 많이 혼내고 조금 칭찬하는 것은 아니다. 칭찬을 많이 하고 나중에 '그런데 이건 조금 보완하자'라는 식이다"고 설명했다.

선수들에게 채찍보다 당근을 먼저 건넸다. KGC 인삼공사의 분위기가 눈에 띄게 좋아졌다. 경기가 조금만 풀리지 않아도 어두워졌던 표정이 이제는 뒤지고 있어도 뒤집을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가득하다.

훈련 방식 변화도 선수단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데 일조했다. 서 감독은 "잘되지 않는 내용을 반복 훈련만 하면 선수들이 스트레스만 받는다. 잘되는 것을 많이 시키고 안되는 것은 보완하는 식으로 한다. 약점을 계속 훈련해서 보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고 말했다.

서 감독은 "훈련 방식에 변화를 주니 안되는 것은 선수들이 자발적인 개인 훈련으로 보완하더라. 정말 잘해 주고 있다"며 흐뭇해 했다.

선수 기용에도 큰 변화를 줬다. 세터 한수지를 센터로 변신시켰다.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한수지는 라이트로도 뛰며 두껍지 않은 선수층을 갖고 있는 KGC 인삼공사 선수 운용에 숨통을 트이게 했다.

한수지의 포지션 변경으로 주전 세터가 된 이재은은 매 경기 적절한 토스 배분과 공격 조율로 팀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지난 시즌 주전의 체력 안배를 위해 간간이 투입돼 고작 9경기 출전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눈부신 성장이다.

백목화와 이연주의 이탈로 뻥 뚫린 자리는 최수빈이 메워 주고 있다. 백목화와 이연주는 안정적인 수비를 보여 줬지만 공격력은 부족했다. 최수빈은 공격에서도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쳐 지난 시즌 KGC 인삼공사의 약점으로 지적된 국내 선수 공격 부족을 채우고 있다. 지난 시즌 최수빈이 출장한 경기는 29경기로 주로 원 포인트 서버나 리베로로 출전했다. 득점은 3점에 그쳤다. 하지만 최수빈은 이번 시즌 79점을 기록하고 있다. 시즌이 반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지난해와 비교해 26배가 넘는 수치다. 

트레이드로 IBK 기업은행에서 이적한 유희옥도 쏠쏠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얇은 선수층에 이탈 선수마저 있었지만 서 감독은 포지션 변경과 웜업존에 머물던 선수들 기용, 적극적인 트레이드로 팀을 성장시켰다.

▲ KGC 인삼공사 ⓒ 곽혜미 기자
서 감독은 선수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GS 칼텍스전 활약 선수들을 일일이 언급하며 칭찬했다. 30득점을 한 알레나 버그스마부터 프로 데뷔 후 최다 득점을 한 지민경, 이번 시즌부터 주전 세터로 활약하고 있는 이재은, 벤치 멤버에서 주전으로 자리매김한 최수빈까지 칭찬을 안 한 선수가 없다. 선수들도 서 감독의 칭찬에 자신감을 가졌다.

알레나는 사만다 미들본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한국 땅을 밟았다. KOVO컵 초반 부진했으나 서 감독의 믿음 아래 경기력을 끌어올렸고 지금은 KGC 인삼공사에 없어선 안 될 존재가 됐다.

알레나는 "몸이 완전히 올라오지 않은 상태로 팀에 합류했다. 하지만 감독님이 믿어 주셔서 몸이 만들어지는 동안에도 자신 있게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올해 입단한 지민경은 "감독님께서 저를 믿어 주시고 기회를 주시고 있다. 앞으로 출전 기회를 더 잡을 수 있도록 연습 때나 경기 때나 내 기량을 보여 주겠다"고 말했다. 서 감독의 신뢰 속에 꾸준히 출전 기회를 잡은 지민경은 이날 경기에서 10득점을 하며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점수를 기록했다. 이번 시즌 신인 가운데 가장 많은 경기 출전 시간을 보장 받고 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 KGC 인삼공사다. 선수를 믿고 능력을 끌어올리는 서 감독의 지도력도 돋보였다. KGC 인삼공사는 서 감독의 부드럽지만 결코 약하지 않은 지도 아래 새롭게 태어났다. 매년 꾸준히 약 팀으로 평가 받는 팀을 어느 누구도 만만히 볼 수 없는 팀으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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