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샤페코엔시 수비수 알란 루셀

[스포티비뉴스=조형애 기자] '샤페코엔시 참사'에서 극적으로 살아남은 수비수 알란 루셀이 추락 전 자리를 옮겼다고 밝혔다. 루셀은 카두 가우초 감독의 권유로 비행기 앞쪽에서 뒤쪽으로 자리를 바꿔 앉았다고 했다.

루셀은 17일(이하 한국 시간) 참사 후 첫 공식 석상에 나서 "가우초 감독이 비행기 앞쪽에서 좀 떨어진 곳에 앉으라고 부탁했다. 그래서 뒤편에 기자들과 함께 앉게 됐다"고 했다.

루셀은 감독의 부탁이 당시 내키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뒤쪽에 앉아 있던 골키퍼) 잭슨 폴먼을 보게 됐고, 그가 옆에 앉으라고 했다"고 말했다.

샤페코엔시 참사는 지난달 29일 발생했다. '남미의 유로파'로 불리는 코파 수다메리카나 결승 1차전을 치르러 가던 도중 연료 부족으로 비행기가 추락했다. 영국 매체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참사로 샤페코엔시 선수단을 비롯해 모두 71명이 목숨을 잃었다. 6명 만이 생존했으며, 그 가운데 샤페코엔시 선수 3명이 포함됐다. 루셀과 함께 폴먼, 잠피에르 네토가 목숨을 건졌다.

루셀은 "내가 이번 참사에서 왜 살아남았는지는 신만이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신이 내게 두 번째 기회를 줬다"고 했다. 사고에 대해서는 "기억나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했다. 그는 "사람들이 내게 어떤 일이 일어났던 건지 말해 줬을 때, 그건 마치 악몽과 같았다"며 "아주 조금씩 조금씩 사람들이 말을 해 줬고, (사고를) 이해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루셀은 연신 눈물을 흘리며 사고 자체를 떠올리기 힘겨워 했다. 그는 "사고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으려고 한다. 뉴스도 피하고 있다"면서도 "조종사의 탐욕에서 비롯된 사고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생존한 세 선수는 계속 집중 치료를 받고 있다. 다리를 다친 루셀은 여생 동안 휠체어 신세를 질 가능성도 있었으나, 최근 다리 부상 상태가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는 진단을 받았다. 오른쪽 다리를 절단한 폴먼은 왼쪽 다리는 절단하지 않아도 된다는 진단을 받았다. 네토는 2주 만에 의식을 되찾았다. 네토 부친에 따르면 의료진은 네토에게 "다시 축구를 할 수 있다"는 말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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