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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을 할머니 묘비에 가져가겠다" 일본 땅에서 애국가 울린 '독립운동가 후손' 허미미 "金 획득에 기뻐"

작성일: 2026.10.02 11:50 장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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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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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장하준 기자] 허미미(24·경북체육회)가 마침내 약속을 지켰다. 2년 전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고도 아쉬움을 삼켰던 그는 생애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차지한 뒤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이제 하늘에 있는 할머니에게 가장 빛나는 메달을 가져갈 수 있게 됐다.

허미미는 1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유도 여자 57㎏급 결승에서 테르비시 아리운자야(몽골)를 유효승으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한국 유도 대표팀이 이번 대회에서 수확한 첫 금메달이다.

우승까지 거침이 없었다. 16강에서 조마리 하트 라파엘(필리핀)을 불과 28초 만에 한판으로 제압했고, 8강에서는 타오위잉(중국)을 누르기로 꺾었다. 준결승에서도 슈쿠르존 아미노바(우즈베키스탄)를 상대로 지도승을 거두며 결승에 안착했다.

김현아(북한)를 꺾고 올라온 아리운자야와의 결승에서도 허미미가 먼저 승기를 잡았다. 경기 시작과 함께 빠른 공격으로 유효를 따냈고 이후 한 차례 지도를 받았지만, 끝까지 리드를 지켜냈다. 종료와 함께 금메달이 확정되자 허미미는 참았던 눈물을 쏟았다.

이번 금메달은 허미미에게 특별할 수밖에 없다. 2002년 일본에서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일본에서 성장했다. 그러나 2021년 세상을 떠난 할머니의 뜻에 따라 일본 국적을 포기하고 한국 국가대표의 길을 선택했다. 이후 일제강점기 항일 격문을 붙이다 옥고를 치른 독립운동가 허석 선생의 5대손이라는 사실까지 알려졌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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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마크를 달고 세계 정상에 도전한 허미미는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차지했다. 값진 성과였지만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오르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컸다. 당시 그는 애국가를 외웠는데 직접 따라 부르지 못한 것이 아쉽다며 다음에는 금메달을 따고 싶다는 목표를 밝혔다. 동시에 그 메달을 할머니 묘비에 올려드리겠다고 다짐했다.

그 과정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파리 올림픽 이후 어깨 수술을 받았고 자신감까지 흔들리는 시간을 보냈다. 이번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면서도 "금메달을 따서 할머니 묘비에 가져가겠다"는 목표를 붙잡고 재활과 훈련을 이어갔다.

허미미는 경기 후 방송 인터뷰에서 "사실 그동안 너무 힘들었다. 아시안게임도 걱정을 많이 했는데 이렇게 금메달을 딸 수 있어 기쁘다"며 "파리 올림픽이 끝난 뒤 수술도 했고 몇 차례 금메달을 따기는 했지만 큰 대회에서 높은 곳까지 올라갈 자신이 없었다"고 털어놨다.

대회를 앞두고 불안감도 상당했다. 그는 "어제까지만 해도 많이 떨렸다. 금메달을 따고 싶었지만 자신이 없었다. 친구들에게도 '내가 할 수 있을까'라고 많이 연락했다"며 "불안했는데 많은 분이 응원 메시지를 보내주셔서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그리고 가장 하고 싶었던 일을 이야기했다. 허미미는 "(할머니 묘비에) 금메달을 가져가겠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땄을 때도 정말 기뻤지만 막상 시상대에 올라가니 너무 아쉽고 힘들었다. 이번에는 금메달을 따고 가장 높은 곳에 올라갈 수 있어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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