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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 金 꺾은' 19세 천재 유도소녀 통한의 역전패…완벽히 몰아붙이다 한판→눈앞에서 金 놓쳤다

작성일: 2026.10.02 18:30 박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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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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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천재 유도소녀' 이현지(용인대)가 통한의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경기를 완벽히 지배하고도 단 한 번의 역습에 메달 색(色)이 뒤집혔다.

이현지는 2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유도 여자 78㎏ 이상급 결승에서 뉴신란(중국)에게 한판패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결과만 놓고 보면 패배였다.

하나 경기 내용은 달랐다.

초반 매트를 지배한 선수는 분명 이현지였다.

시작부터 거침없이 몰아붙였다.

뉴신란의 양어깨를 강하게 장악한 뒤 연이어 중심을 무너뜨렸다. 경기 시작 30초 동안 사실상 이현지가 일방적으로 상대를 압박했다.

46초께에는 다시 다리를 걸어 뉴신란의 균형을 흔들었다.

당황한 뉴신란에게 지도까지 주어졌다.

이현지는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거세게 몰아쳤다.

1분25초께 밭다리걸기로 마침내 유효까지 따냈다.

금메달이 조금씩 가까워지는 듯했다.

그 순간이었다.

눈 깜짝할 사이 승부가 뒤집혔다.

1분46초께 뉴신란이 이현지의 왼팔을 붙잡았다. 이현지가 굳히기와 꺾기를 피하기 위해 몸을 일으키는 순간 뉴신란의 공격이 이어졌다.

한판.

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불과 20여초 전까지 상대를 몰아붙이며 유효까지 앞서던 이현지에게는 믿기 어려운 결말이었다.

아시안게임 첫 출전에서 눈앞까지 다가왔던 금메달이 그렇게 사라졌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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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아쉬운 건 이현지가 결승까지 보여준 경기력이 워낙 인상적이었기 때문이다.

준결승에서는 개최국 일본의 무쿠노키 미키를 압도했다.

유리한 체격 조건을 활용해 초반부터 강하게 밀어붙였고, 수세에 몰린 무쿠노키는 연거푸 지도를 받았다.

이현지는 경기 종료 1분1초를 남기고 밭다리걸기로 유효를 따낸 뒤 안정적으로 리드를 지켜 결승행을 확정했다.

홈 관중의 일방적인 응원도 19세 신예를 흔들지 못했다.

사실 이현지의 등장은 갑작스러운 일이 아니다.

남녕고 재학 시절부터 이미 한국 여자 유도의 미래로 평가받았다.

2024년 세계청소년유도선수권대회를 제패하며 국제무대에 이름을 알렸고, 이후 시니어 무대에서도 출전하는 대회마다 두각을 나타냈다.

마침내 대표팀의 세대교체까지 직접 완성했다.

지난 3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는 이 체급의 기존 최강자이자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김하윤(안산시청)을 누르기 한판으로 꺾었다.

3년 전 항저우에서 한국 유도에 유일한 금메달을 안겼던 선배를 넘어 자신이 아시안게임 출전권을 거머쥐었다.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항저우에서 한국 유도를 구했던 김하윤의 뒤를 이어 이제 이현지가 여자 최중량급의 새로운 중심으로 올라섰다.

첫 국제종합대회부터 이를 증명했다.

비록 금메달에는 닿지 못했지만 아시안게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유도 역시 3년 전과는 달라졌다.

전날에는 파리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허미미(경북체육회)가 여자 57㎏급 정상에 올라 한국 유도의 이번 대회 첫 금메달을 신고했다.

허미미는 결승에서 아리운자야 테르비시(몽골)를 업어치기 유효승으로 제압했다.

재일교포 3세이자 독립운동가 허석 선생의 5대손인 허미미는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일본에서 생애 첫 아시안게임 개인전 금메달을 조국에 안겼다.

2일에는 메달 행진이 이어졌다.

여자 78㎏급 김민주(광주교통공사)는 개최국 일본의 스기무라 미즈키와 결승에서 골든스코어까지 가는 혈투를 벌였다.

끊임없이 업어치기를 시도하며 맞섰지만 지도 3개를 받아 반칙패했다. 생애 첫 아시안게임 은메달을 목에 건 김민주는 경기 뒤 참았던 눈물을 쏟았다.

남자부에서도 시상대 진입이 이어졌다.

90㎏급 김종훈(양평군청)은 동메달 결정전에서 아미르 아바스 추판(이란)을 누르기 한판으로 제압했다.

100㎏급 한주엽(하이원)도 마라트 바이카무로프(카자흐스탄)와 치열한 승부 끝에 경기 종료 1분여를 남기고 업어치기로 유효를 따낸 뒤 리드를 지켜 동메달을 차지했다.

항저우에서 동메달 결정전 패배로 빈손에 그쳤던 한주엽은 3년 만에 다시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물론 아쉬움도 있었다.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남자 100㎏ 이상급 김민종(양평군청)은 8강에서 무자파르베크 투로보예프(우즈베키스탄)에게 안뒤축걸기 한판패를 당해 금메달 도전을 일찍 접었다.

그럼에도 3년 전 항저우에서 금메달 하나에 그쳤던 한국 유도는 분명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 세대교체의 결실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 상징적인 선수가 이현지다.

19세에 불과한 이현지는 국내 최강자였던 아시안게임 디펜딩 챔피언을 넘어 태극마크를 달았고, 처음 밟은 국제종합대회에서 개최국 일본 선수를 꺾고 결승까지 진격했다.

그리고 결승에서는 중국의 뉴신란을 벼랑 끝까지 몰아붙였다.

금메달을 놓친 방식이 뼈아팠던 만큼 새로운 과제도 생겼다.

이현지와 뉴신란은 앞으로도 여자 최중량급 국제무대에서 계속 마주칠 가능성이 크다.

올가을 승부에서는 뉴신란이 웃었다.

그러나 19살 이현지의 시간은 이제 시작이다.

항저우에서 한국 유도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킨 체급에서 또 한 명의 대형 선수가 등장했다.

3년 전엔 김하윤이었고 이젠 이현지가 그 바통을 매끈히 넘겨받았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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