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방출한 선수가 MLB 5위? 방출해서 땡큐, MLB 가을야구까지… 내년에도 ‘빅리거 예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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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지난해 시즌 초반 롯데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합류한 알렉 감보아(29·보스턴)는 KBO리그 역사상 좌완으로는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등 강력한 구위로 맹위를 떨쳤다. 그러나 팀의 가을야구, 재계약 모두 없었다.
감보아는 시즌 중·후반으로 갈수록 구위가 처졌고, 시즌 막판 장기 연패에 빠지며 3위에서 7위까지 미끄러진 롯데의 추락을 막지 못했다. 처음으로 경험하는 풀타임 선발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은 듯했다. 롯데 또한 이를 고민한 끝에 결국 감보아와 재계약하지 않기로 했다. 좌완으로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다는 점은 매력적이었지만, 단점도 도드라졌다. 팀의 비상을 위해서는 외국인 투수 쪽에서 모험을 걸어야 했던 팀 사정도 있었다.
그런 감보아는 시즌 뒤 보스턴과 마이너리그 계약을 하고 디시 메이저리그 무대를 두들겼다. 감보아는 롯데에 오기 전에는 메이저리그 경력이 없었다. 리그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선수였다. 여기에 시즌 초반 트리플A에서 구속이 뚝 떨어진 모습을 보이며 “지난해 많은 이닝 투구의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 아닌가”라는 우려까지 모았다. 메이저리그 진입이 어려워 보였다.
하지만 기막힌 반전이 일어났다. 구위를 회복한 감보아는 5월 5일 메이저리그 무대에 올라와 감격적인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이후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를 오갔다. 규정상 한 시즌에 마이너리그로 보낼 수 있는 옵션(5회)을 모두 채울 정도로 신분 변화가 많았다.
결국 보스턴은 감보아를 8월 13일 메이저리그 무대에 다시 올렸다. 이제 마이너리그로 보내려면 웨이버 공시를 거쳐야 하는 만큼 보스턴도 승부수였다. 예상대로 시즌 끝까지 감보아를 활용했고,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무대도 밟는 등 인생역전의 한 시즌을 보냈다. 감보아는 지난해 롯데에서 경험하지 못한 포스트시즌의 한을 올해 풀었다.
비록 뉴욕 양키스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부진하기는 했으나 정규시즌 성적은 흠잡을 곳이 없었다. 감보아는 정규시즌 21경기(선발 3경기)에서 33이닝을 던지며 1승 무패 평균자책점 1.91을 기록했다. 선발로는 다소간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는 했으나, 불펜에서는 계속 무실점 행진을 하면서 보스턴 불펜진의 든든한 백업 자원으로 떠올랐다.
양키스에 밀려 탈락한 보스턴이고,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의 이해할 수 없는 투수 교체 탓에 비난도 많이 받고 있으나 그래도 시즌 전체적으로 따지면 기적 같은 레이스였다. 5월까지는 리그 최악의 팀 중 하나였지만, 이후 미친 듯한 질주를 이어 가며 포스트시즌까지 올라갔다. 내년에는 더 적극적인 선수 보강으로 다시 지구 우승을 노릴 전망이다.
올해 실적 덕에 감보아의 메이저리그 생존 가능성도 덩달아 높아졌다. 올 시즌 성적만 놓고 볼 때 내년 개막 로스터 진입이 높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기 때문이다. 올해 30이닝 이상을 던진 메이저리그 투수 중 감보아보다 평균자책점이 더 좋은 선수는 단 15명에 불과하고, 이중 좌완은 조시 헤이더(휴스턴·1.01), 마쓰이 유키(샌디에이고·1.83), 블레이크 스넬(LA 다저스·1.90), DL 홀(밀워키·1.91)까지 4명뿐이다.
물론 이닝의 표본이 그렇게 큰 것은 아니지만, 세부 지표를 보면 단순히 운이 아닐 수 있음을 보여준다. 감보아의 올해 이닝당출루허용수(WHIP)는 1.15에 불과하고, 뜬공에 비해 땅볼을 훨씬 더 많이 유도해냈다. 좌완이기는 하지만 우타자에게도 약하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비록 성적이 좋지는 않았지만, 왜 보스턴이 감보아를 가장 중요한 포스트시즌 로스터에 넣었고 또 두 경기 모두 쓴 이유를 보여준다.
감보아는 이제 메이저리그 서비스타임이 시작된 선수로 연봉도 저렴할 전망이다. 최저 연봉을 크게 벗어나지 않은 수준에서 내년 활용이 가능하다. 감보아로서도 자신에게 성공을 안겨다주고 이제 익숙해진 보스턴에서 뛰며 몸값을 올리는 것을 노려볼 만하다. 만년 마이너리그에서 한국행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간 감보아가 이제는 메이저리그에서 성공가도를 달릴 준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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