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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金' 김유진, AG 8강 충격 탈락…"가장 까다롭다" 꼽은 中 장추링에 0-2 쓴잔→태권도 그랜드슬램도 멈췄다

작성일: 2026.10.03 11:59 박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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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년 전 세계 정상에서 '도장 깨기'를 펼쳤던 한국 태권도 간판 김유진(오른쪽)이 아시안게임에서 예상보다 일찍 짐을 쌌다. ⓒ연합뉴스
▲ 2년 전 세계 정상에서 '도장 깨기'를 펼쳤던 한국 태권도 간판 김유진(오른쪽)이 아시안게임에서 예상보다 일찍 짐을 쌌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파리 올림픽 챔피언'이 8강에서 멈춰 섰다.

금메달까지 바라봤지만 시상대조차 밟지 못했다. 2년 전 세계 정상에서 '도장 깨기'를 펼쳤던 한국 태권도 간판 김유진(25·울산광역시체육회)이 아시안게임에서 예상보다 일찍 짐을 쌌다.

공교롭게도 상대는 김유진이 대회를 앞두고 직접 경계 대상으로 꼽았던 중국의 장추링이었다.

김유진은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태권도 겨루기 여자 57㎏급 8강에서 장추링에게 라운드 점수 0-2로 패했다.

앞선 16강에서 카시시 말리크(인도)를 라운드 점수 2-0으로 가볍게 제압하며 순조롭게 출발했지만 두 번째 경기에서 발목을 잡혔다.

충격적인 조기 탈락이다.

김유진은 이번 대회 여자 57㎏급의 강력한 우승 후보였다. 2024 파리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건 데다 지난해 우시 세계선수권대회와 올해 로마·무주 세계태권도연맹(WT) 그랑프리에서 연달아 은메달을 따내며 꾸준히 세계 정상급 경쟁력을 증명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는 더 특별한 의미도 있었다.

김유진은 올림픽과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이어 아시안게임과 세계선수권대회까지 제패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바라보고 있었다.

남은 퍼즐은 두 조각.

그 가운데 첫 번째가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금메달이었다. 하나 첫 단추부터 예상 밖으로 어긋나면서 대기록 완성도 다음 기회를 기약하게 됐다.

▲ 연합뉴스
▲ 연합뉴스

김유진은 일찌감치 한국 태권도의 차세대 간판으로 주목받았다.

2016년 버나비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여자 49㎏급을 제패하며 이름을 알린 뒤 57㎏급으로 체급을 올렸다. 이후 2019 나폴리 하계유니버시아드와 2021 청두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에서 연속 우승했고, 2021년과 2024년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도 정상에 섰다.

하지만 세계 정상으로 향하는 길이 언제나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2022년 무릎 인대를 크게 다쳐 약 1년간 재활에 매달렸다. 국제대회 출전이 끊기면서 WT 올림픽 랭킹도 계속 추락했다.

긴 재활 끝에 나선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절치부심한 김유진은 이후 국내 선발전과 아시아 대륙별 선발전을 어렵게 뚫고 파리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그리고 올림픽에서 대반전을 일으켰다.

당시 세계랭킹 24위였던 김유진은 자신보다 랭킹이 월등히 높은 강자를 줄줄이 쓰러뜨렸다. 랭킹 1·2·4·5위 선수를 차례로 격파하는 믿기 힘든 '도장 깨기' 끝에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파리의 기적은 우연이 아니었다.

올림픽 이후 무릎 치료와 테이핑을 병행하면서도 국제무대를 떠나지 않았다. 지난해 우시 세계선수권대회와 올해 로마·무주 그랑프리에서 모두 은메달을 수확했다.

때문에 아이치·나고야에서도 자연스레 금메달 후보로 꼽혔다.

다만 변수가 있었다.

올림픽 챔피언이 된 뒤 수많은 국제대회를 치르면서 김유진의 경기 방식과 주특기, 공격 타이밍이 경쟁자들에게 상당 부분 노출됐다는 점이었다.

김유진 역시 이를 알고 있었다.

대회를 앞두고 아시아권에서 가장 까다로운 경쟁자로 파디아 키르판(요르단)과 장추링을 직접 지목했다. 장추링과 상대 전적은 1승 1패로 팽팽했다.

지난 5월 아시아선수권대회 준결승에서 김유진을 라운드 점수 2-1로 꺾었던 마디나 미라브잘로바(우즈베키스탄) 역시 경계 대상이었다.

특히 김유진은 아시안게임을 앞둔 마지막 실전에서 자신의 숙제를 명확히 확인했다.

지난달 6일 무주 태권도원에서 열린 2026 WT 그랑프리 여자 57㎏급에서 은메달을 딴 뒤 주특기를 더욱 세밀하게 다듬는 동시에 공격 타이밍과 페이크 동작에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마음가짐도 다시 '도전자'로 돌려놨다.

김유진은 연합뉴스를 통해 "챔피언이라는 타이틀을 얻었고 파리 올림픽은 이미 지났다. 새로운 시작인 만큼 지난 건 지난 거고 다시 도전자의 입장으로 임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모든 경험이 축적됐다. 해내지 못한다면 내가 못 한 것이기 때문에 핑계 대지 않고 꼭 1등 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두 번째 아시안게임의 결말은 기대와 달랐다.

항저우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던 김유진은 아이치·나고야에서 생애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노렸지만 8강에서 자신이 가장 경계했던 장추링을 넘지 못했다.

파리에서는 세계랭킹 24위의 도전자로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을 차례로 쓰러뜨렸다.

2년 뒤 아이치에서는 상황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모두가 경계하는 '올림픽 챔피언'으로 출발했지만 이번에는 도전자의 일격에 무너졌다.

올림픽과 아시아선수권에 이어 아시안게임과 세계선수권까지 정복하려던 김유진의 '커리어 그랜드슬램' 도전도 잠시 멈춰 섰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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