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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야 검객' 오상욱, AG 통산 5金으로 한국 선수단 MVP 쾌거…한일전 기적의 4연속 득점 드라마 반짝→구본길 6金도 하나 남았다

작성일: 2026.10.04 14:15 박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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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자 사브르 '황제' 오상욱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한국 선수단 최우수선수로 우뚝 섰다. ⓒ연합뉴스
▲ 남자 사브르 '황제' 오상욱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한국 선수단 최우수선수로 우뚝 섰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아픈 허리를 부여잡고도 한국 펜싱의 자존심을 지켰다.

개인전에서는 아시안게임 2연패를 달성했고 단체전에서는 벼랑 끝에 몰린 한국을 홀로 건져 올렸다.

남자 사브르 '황제' 오상욱(30·대전광역시청)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한국 선수단 최우수선수(MVP)로 우뚝 섰다.

오상욱은 4일 발표된 현지 취재단 MVP 투표에서 경쟁자들을 제치고 최고의 영예를 안았다. 대한체육회로부터 상금 3000만원도 받는다.

김택수 국가대표선수촌장은 이날 일본 나고야 코리아 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오상욱은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우승했고 특히 단체전 결승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이끌었다"고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누구보다 화려한 대회였지만 과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오상욱은 추간판탈출증(디스크)에 따른 고질적인 허리 통증을 안고 이번 대회에 나섰다. 정상적인 몸 상태가 아니었지만 한국 남자 사브르의 간판답게 결정적인 순간마다 피스트를 지배했다.

먼저 개인전에서 금빛 신호탄을 쐈다.

지난달 23일 남자 사브르 개인전 결승에서 선천펑(중국)을 15-13으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2022 항저우 대회에 이은 아시안게임 개인전 2연패였다.

진짜 백미는 사흘 뒤였다.

오상욱은 박상원(대전광역시청), 도경동(대구광역시청), 황희근(국군체육부대)과 함께 출전한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한국을 또 한 번 정상으로 이끌었다.

상대는 개최국 일본이었다.

그것도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 기적을 썼다.

한국은 결승 마지막 9라운드를 41-44로 뒤진 채 맞았다. 단 한 점만 더 내주면 금메달을 일본에 넘겨줘야 하는 절체절명의 순간이었다.

마지막 주자로 피스트에 오른 이는 오상욱이었다.

그리고 '황제'가 움직였다.

오상욱은 내리 4점을 몰아쳤다. 41-44가 순식간에 45-44로 뒤집혔다.

한 점도 허용하지 않은 채 혼자 넉 점을 뽑아내며 믿기 힘든 대역전극을 완성했다. 홈 관중의 일방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일본은 눈앞에서 금메달을 놓쳤고 한국은 극적으로 시상대 가장 높은 곳을 지켰다.

오상욱 개인에게도 의미가 남달랐다.

그는 2회 연속 아시안게임 2관왕에 등극했다. 한국 남자 사브르 역시 그의 활약을 앞세워 개인전 5연패와 단체전 4연패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아시안게임 통산 금메달도 5개로 늘렸다.

이제 한국 사브르의 살아 있는 전설 구본길이 보유한 한국 펜싱 선수 아시안게임 최다 금메달 6개에도 단 하나만을 남겨놓게 됐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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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상욱은 올가을 나고야에서 아픈 허리를 부여잡고도 한국 펜싱 자존심을 지켰다. 개인전에서는 아시안게임 2연패를 달성했고 단체전에서는 벼랑 끝에 몰린 한국을 홀로 건져 올렸다. ⓒ연합뉴스
▲ 오상욱은 올가을 나고야에서 아픈 허리를 부여잡고도 한국 펜싱 자존심을 지켰다. 개인전에서는 아시안게임 2연패를 달성했고 단체전에서는 벼랑 끝에 몰린 한국을 홀로 건져 올렸다. ⓒ연합뉴스

한국 펜싱 전체로 시선을 넓혀도 오상욱의 존재감은 두드러졌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4개와 은메달 4개, 동메달 2개를 수확해 개최국 일본에 이어 종합 2위에 올랐다.

2010 광저우 대회부터 2014 인천, 2018 자카르타·팔렘방, 2022 항저우 대회까지 이어온 아시안게임 종합 우승 행진은 멈췄다. 전체 12개 금메달 가운데 일본이 절반인 6개를 가져가며 안방에서 아시아 펜싱 최강국 자리를 차지했다.

일본의 상승세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2020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집중적인 투자를 통해 경쟁력을 끌어올렸고 당시 남자 에페 단체전에서 자국 펜싱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따냈다. 이후 성장세를 이어가 2024 파리 올림픽에서는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로 펜싱 종합 1위까지 차지했다.

그 흐름이 이번 아시안게임까지 이어졌다.

그럼에도 한국은 금메달 4개를 확보하며 만만찮은 저력을 과시했다.

그 중심에 오상욱이 있었다.

오상욱이 허리 부상을 딛고 남자 사브르 개인전과 단체전을 모두 집어삼켰고 여자 에페 간판 송세라는 국제 종합대회 개인전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자 사브르 대표팀 역시 8년 만에 단체전 정상에 복귀하면서 한국은 남녀 사브르 단체전 금메달을 독식했다.

세대교체기를 보내고 있는 플뢰레에서도 가능성을 확인했다. 남자 에페 대표팀은 단체전 준결승에서 디펜딩 챔피언이자 강력한 우승 후보 일본을 무너뜨리고 은메달을 수확하는 성과를 냈다.

대회 전부터 악재도 있었다.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이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규탄 봉쇄 시위로 출입이 막히면서 대표팀 훈련 준비에 차질이 생겼다. 대한펜싱협회는 반출하지 못한 장비를 긴급 수입하는 등 선수들이 흔들림 없이 대회를 준비하도록 지원했고 최신원 협회장도 대회 기간 일본 현지에 머물며 선수단을 챙겼다.

이제 시선은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으로 향한다.

한국 펜싱의 최우선 과제는 최대한 많은 종목에서 단체전 출전권을 확보하는 것이다.

올림픽 펜싱 단체전에는 세계랭킹을 토대로 종목별 약 8개국만 출전한다. 단체전 출전권을 확보해야 개인전에도 여러 선수를 내보낼 수 있어 메달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한국은 파리 올림픽 당시 출전한 남녀 사브르와 여자 에페 등 3개 단체전보다 많은 종목에서 LA행 티켓을 따내겠다는 목표다.

대한펜싱협회 관계자는 연합뉴스를 통해 "협회와 선수, 지도자, 회장사인 SK텔레콤 스포츠단이 힘을 모아 최대한 빨리 올림픽 준비 계획을 확고히 하려 한다"며 "이번 대회에서 전력 분석에 도움이 됐다는 평가를 받은 인공지능 프로그램 활용을 이어가고 올림픽 '드림팀'도 한층 강화해 의무와 심리치료 등 지원을 충실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가대표 선발 시스템 변화도 검토한다.

협회 관계자는 "이번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선수들이 세계선수권대회를 비롯한 국제대회뿐 아니라 국가대표 선발에 반영되는 국내 대회까지 연이어 치르면서 체력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며 "국가대표 선발전 시기와 형태, 대표 선발 방식에도 일부 변화를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시아 펜싱 판도는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일본은 세계 정상급 전력을 구축했고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추격도 거세다.

그러나 한국에는 여전히 오상욱이 있다.

고질적인 허리 통증을 안고도 개인전 정상에 섰고, 41-44 벼랑 끝에서는 혼자 4점을 휘몰아쳐 기어이 금메달을 품에 안았다.

두 개의 금메달과 2회 연속 2관왕, 한국 선수단 MVP까지 차례로 거머쥔 오상욱은 올가을 나고야에서도 자신이 왜 한국 펜싱 '황제'인지를 고스란히 재증명했다.

▲ 허리가 아파도 황제는 굳건했다. ⓒ 연합뉴스
▲ 허리가 아파도 황제는 굳건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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