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 슬램' 원오크록→'우중 무대' 데이식스…장대비도 못 막은 'XMF 2026', 운영 아쉬움은 숙제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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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홍혜민 기자] "오늘 한 번 미쳐봅시다!"
'한국 록의 전설' YB의 무대부터 국내에서도 두터운 팬층을 보유한 일본 대표 록밴드 원 오크 록(ONE OK ROCK), 어느덧 '국민 밴드'로 입지를 굳힌 데이식스(DAY6)까지 색깔도, 매력도 각기 다른 밴드 사운드가 영종도의 초가을 밤을 뜨겁게 채웠다. 공연 말미 갑작스러운 비가 쏟아지기도 했지만 음악 팬들의 열기를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지난 4일 인천 영종구 파라다이스시티 컬처파크에서는 'XMF 2026'(이하 XMF) 2일 차 공연이 열렸다. 첫째날 한일 양국 헤드라이너 아도와 루시를 필두로 다채로운 무대가 펼쳐졌던 XMF는 이틀 차 공연에서 원 오크 록과 데이식스를 헤드라이너로 내세워 음악 팬들을 운집시켰다.
국내에서 인기가 높은 두 팀을 헤드로 세운 만큼, 이튿날 공연의 열기는 첫날보다 더 뜨거웠다. 밤샘 대기 금지라는 공지가 무색하게 첫날 공연 전부터 등장한 밤샘 대기 관객들은 새벽 내내 입장 대기줄을 지키며 이번 공연에 대한 남다른 관심을 입증했다. 다만 본격적인 관객 입장 전부터 과도하게 대기 인원이 몰리면서 일대 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둘째날 입장 시간이 기존 공지보다 20분 가량 딜레이 되면서 오랜 시간 입장을 기다린 팬들의 볼멘 소리가 나왔고, 많은 관객이 몰린 것에 비해 미흡했던 현장 통솔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기도 했다.
다만 현장 진행에 대한 아쉬움과 별개로 공연의 열기는 뜨거웠다. 이틀 차 XMF에는 에스플릿, 더 픽스, 하이파이 유니콘, 마르시, 에에 그룹, 소시 독, 엑스디너리 히어로즈, 우버월드, YB, 원 오크 록, 데이식스가 무대에 올라 관객들을 만난 바, 이들은 각기 다른 음악색으로 한일 양국 관객들에게 새로운 음악 경험을 선사했다.
에에 그룹은 현장에서 눈에 띄는 일본 관객 동원률을 보여주며 아이돌과 밴드를 넘나드는 무대로 이목을 집중시켰으며, 소시 독은 곡 중간중간 열심히 준비해 온 한국어로 국내 관객들과 소통하며 인상적인 공연을 펼쳤다. 최근 밴드신에서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는 엑스디너리 히어로즈 역시 '스트로베리 케이크', '아이씨유', '세이브 미', '플루토' 등 자신들의 대표곡으로 45분 가량의 무대를 채우며 현장의 음악 팬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오전 11시께 시작된 XMF는 해가 지면서 열기를 더했다. 전석 스탠딩으로 운영된 페스티벌의 특성상 대부분의 관객들이 오랜 시간 선 채 공연을 즐겨야 했지만, 이어지는 무대들의 열기에 체력적 부침도 이겨낸 모양새였다.
본격적인 저녁 공연의 시작을 알린 YB는 '담배가게 아가씨', '나는 나비', '흰수염 고래' 등 대중적인 대표곡부터 미발매 신곡인 '부력'까지 자신들의 음악 세계를 압축한 세트리스트로 한국 대표 록밴드의 자존심을 세웠다. 특히 본 공연이 끝난 뒤 이어진 팬들의 "앙코르" 연호에 즉흥 무반주로 선사한 '사랑했나봐'는 페스티벌의 묘미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올해 초 단독 내한 공연 이후 XMF로 다시 한 번 국내를 찾은 원 오크 록은 국내 팬들의 기다림 만큼 뜨거운 무대로 현장을 압도했다. 일본 헤드라이너로 등장한 원 오크 록은 '위 아', '원더', '메이크 잇 아웃 얼라이브', '카오스미스', '웨어에버 유 아' '스탠드 아웃 핏 잇' 등 단독 공연 못지 않은 탄탄한 세트리스트로 무대를 채웠다. 특히 무대 중간에는 일본 넷플릭스 예능 '불량연애2'의 패널로 출연하기도 했던 일본 인기 래퍼 에이위치가 깜짝 등장해 현장의 환호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쉴 틈 없이 이어진 원 오크 록의 무대 속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은 자리에서 뛰고 슬램(관객들 사이에 빈 공간을 만들어 놓고 동시에 가운데로 뛰어들며 서로 몸을 부딪히는 행동)을 하는 등 자유롭게 무대를 즐기며 장관을 연출했다.
XMF 둘째날 마지막 무대의 주인공은 데이식스였다. 이날 가장 압도적인 관객 동원력을 보여주며 인기를 증명한 데이식스는 이날 '웰컴 투 더 쇼'로 무대의 포문을 연 뒤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 '해피', '예뻤어', '러브 미 오어 리브 미', '스윗 카오스', '슛 미', '어쩌다 보니', '바래' 등 자신들의 대표곡들로 관객들을 만났다. 지난 2024년 이후 완전체로는 2년 만에 오른 페스티벌 무대인 만큼 데이식스는 자신들의 음악색을 담은 '근본 셋리'로 반가움을 자아냈다.
이와 함께 데이식스는 지극한 팬사랑으로 훈훈함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날 데이식스의 공연 전부터 거세지기 시작한 빗줄기가 공연 중후반부까지 이어진 가운데, 직접 악기를 연주해야 하는 밴드의 특성상 공연 측은 무대 전 멤버들 위로 천막을 설치했던 상황. 하지만 멤버들은 오프닝 무대가 끝난 직후 "비가 와서 천막을 잠시 쳤는데 저희만 이러고 있을 수 없지 않나. 그래서 천막을 빼고 여러분들과 함께 즐기도록 하겠다"라고 말한 뒤 쿨하게 천막을 철거하고 우중 무대를 펼쳐 놀라움을 자아냈다. 팬들과 함께 '우중 페스티벌'을 택한 멤버들 덕분에 현장의 분위기는 한층 뜨거워졌고, 거센 빗줄기에도 팬들은 야외 공연장을 가득 채운 떼창과 함성으로 화답하며 XMF의 마지막을 함께 즐기며 특별한 추억을 쌓았다.
올해 처음으로 출발을 알린 페스티벌인 만큼, 현장 운영 등에 있어서는 보완할 점이 숙제로 남았지만 한인 양국 음악 교류의 장이라는 의미와 뜨거운 무대는 결실로 남았다. XMF는 올해 한국에서 첫선을 보인 데 이어 내년 7월 3~4일 일본 도쿄, 10월 인천에서 또 한 번 개최 예정이다. 관객들의 피드백을 교훈 삼아 더욱 탄탄하게 돌아올 XMF의 다음 행보에 한일 양국 음악 팬들의 눈길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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