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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 中선수 상대 부정행위 의혹→'흑인 비하' 인종차별로 번졌다…美 테니스 스타 "규정 따랐을 뿐" 억울

작성일: 2026.10.07 09:54 김건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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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정 행위 논란에 휩싸인 미국 여자 테니스 스타 코코 고프.
▲ 부정 행위 논란에 휩싸인 미국 여자 테니스 스타 코코 고프.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불리하게 흘러가던 랠리 도중 갑자기 두 손을 들었다. 코트 옆 조명이 깜빡였다는 이유였다. 결국 포인트는 다시 진행됐고, 이후 경기 흐름이 완전히 뒤집혔다.

미국 여자 테니스 스타 코코 고프(22)가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차이나오픈에서 때아닌 '부정행위' 논란에 휘말렸다.

고프는 6일 열린 차이나오픈 여자 단식에서 중국의 16세 신예 쑨신란을 꺾고 16강에 진출했다.

논란이 된 장면은 1세트에서 나왔다. 고프는 게임스코어 4-5로 뒤진 상황에서 쑨신란과 랠리를 이어 갔다. 고프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공을 쑨신란이 받아치면서 포인트를 따낼 수 있는 유리한 상황이 만들어졌다.

그런데 고프가 갑자기 움직임을 멈추고 두 손을 들어 올렸다. 코트 옆 패널에 설치된 조명이 깜빡였다는 것이 이유였다.

문제는 타이밍이었다. 고프가 공을 친 이후 조명이 깜빡였다는 점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미 불리해진 랠리를 중단시키기 위해 고프가 문제를 제기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결국 해당 포인트는 다시 진행됐다. 그리고 이후 경기 흐름은 극적으로 바뀌었다.

고프는 남은 게임 가운데 단 한 게임만 내주고 나머지를 모두 가져가면서 16세 쑨신란을 제압했다.

그러자 경기 이후 소셜미디어에서는 고프를 향해 '부정행위'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일부에서는 고프가 패할 가능성이 높은 포인트에서 플레이를 중단한 뒤 재경기 판정을 얻어내 경기 흐름을 바꿨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커지자 고프가 직접 입을 열었다. 고프는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당시 상황을 상세하게 설명하면서 자신이 규정을 어긴 것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고프는 랠리가 시작될 때부터 조명이 한 차례 깜빡였다고 주장했다. 다만 당시에는 자신이 실제로 조명을 본 것인지 확신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포인트가 시작될 때 조명이 깜빡이는 것을 봤다고 생각했다. 솔직히 내가 실제로 본 것이 맞는지 확신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플레이를 이어 간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고프는 "경기 전에 우리는 플레이를 계속해서 포인트를 끝낸 뒤에도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그 모든 것을 생각하면서 포인트를 플레이하고 있었다"고 했다.

조명에 문제가 있다고 느끼더라도 곧바로 경기를 중단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일단 랠리를 마친 뒤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는 규정 설명을 받았다는 주장이다.

고프는 "포인트가 끝난 뒤에도 어떤 상황에 대해서든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대부분의 스포츠에서 플레이가 끝난 뒤 판정을 다시 확인할 수 있는 것과 비슷하다"며 "개인적으로는 이것이 올바른 규정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신이 해당 포인트를 잃었더라도 상대 선수 역시 똑같은 권리를 갖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내가 그 포인트에서 졌다면 상대 선수도 똑같이 재경기를 요청할 수 있었다. 그렇게 했다면 전적으로 정당한 권리였을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프가 두 손을 들어 플레이를 멈춘 순간은 조명이 다시 한번 깜빡였을 때였다고 했다.

고프는 "조명이 다시 깜빡였을 때 상대가 공을 치기 전에 손을 들었다"며 "그때는 내가 정말 조명이 깜빡이는 것을 본 것이고 내 착각이 아니라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어차피 포인트가 끝난 뒤에도 이의를 제기할 수 있기 때문에 그 부분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고프는 "불행한 상황이었지만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는 말로 자신을 '부정행위 선수'로 몰아가는 시선에 강하게 반발했다.

▲ 부정 행위 논란에 휩싸인 미국 테니스 스타 코코 고프.
▲ 부정 행위 논란에 휩싸인 미국 테니스 스타 코코 고프.

이어 "내가 불공정하게 행동했다는 식으로 분석하고 이야기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 그것이 규정이다. 내가 만든 규정이 아니다"며 "규정을 따랐다는 이유로 비난받고 있다는 것이 이상하다"고 했다.

논란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경기 이후 고프의 소셜미디어에는 경기 내용에 대한 비판을 넘어 인종차별적인 공격까지 쏟아졌다.

한 이용자는 고프에게 욕설과 함께 흑인을 비하하는 인종차별적 표현을 사용했다.

고프는 해당 게시물에 직접 답했다. "여러분, 나를 싫어할 수도 있고 경기에서 일어난 일에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인종차별을 하지 않고도 그렇게 할 수 있다"며 "지난 몇 시간 동안 내가 받은 인종차별적인 댓글과 다이렉트 메시지의 양은 믿을 수 없을 정도"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마지막으로 나는 부정행위를 하지 않았고 도둑도 아니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고프를 향한 인종차별 공격이 알려지자 팬들의 지지도 이어졌다. 문제가 된 게시물은 이후 혐오 행위를 금지하는 소셜미디어 운영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제한 조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고프는 상대였던 쑨신란에게도 미안한 마음을 나타냈다. 16세에 불과한 쑨신란은 홈 관중 앞에서 세계적인 스타를 상대로 선전했지만 논란의 장면 이후 흐름을 잃고 패했다.

고프는 "쑨신란은 엄청난 재능을 가진 훌륭한 선수"라며 "경기가 끝난 뒤 당시 상황에 대해 사과했고 쑨신란도 완전히 이해해 줬다"고 밝혔다.

이어 "그가 그렇게 감정적으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는 않았다. 나도 그런 상황을 경험해 봤기 때문에 어떤 기분인지 정말 잘 알고 있다. "이것은 놀라운 커리어의 시작일 뿐이다. 그의 홈 관중 앞에서 함께 코트에 설 수 있어 영광이었다"고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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