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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선 논란작, 해외에선 개막작…'암살자(들)' 엇갈린 운명[초점S]

작성일: 2026.10.09 07:10 강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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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진호 감독, 유해진, 박해일, 이민호 ⓒ곽혜미 기자
▲ 허진호 감독, 유해진, 박해일, 이민호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영화 '암살자(들)'이 국내외에서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역사적 해석을 둘러싼 논란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해외 주요 영화제에서는 공식 초청작으로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지난달 23일 개봉한 '암살자(들)'은 1974년 8월 15일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다.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영화적 상상력으로 풀어낸 가운데 개봉 이후 일부 관객들 사이에서 역사 왜곡 논란이 불거졌다.

논란은 정치권으로도 번졌다. 일부 정치권에서는 영화가 당시 사건의 공식 수사 결과와 다른 가능성을 제기, 역사를 왜곡한다고 주장하며 상영 중단과 사과를 요구했다. 제작진은 지난달 28일 "특정한 역사적 결론을 새롭게 확정하거나 기존의 사실을 부정·왜곡하기 위해 제작된 영화가 아니다"라며 "특정 인물을 사건의 배후로 규정하고 있지 않으며, 영화 속 가설과 극적 설정을 역사적 사실로 제시하고 있지도 않다"고 밝혔다.

배우, 제작진들까지 위협을 받는 등 논란이 커지면서 국내 영화제 일정에도 변동이 생겼다. '암살자(들)'은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작으로 선정됐지만 파장이 커지자 안전을 우려해 제작사 요청에 따라 개막식 참석과 야외무대인사 일정이 취소됐다. 3일부터 5일까지 예정됐던 무대인사도 취소됐으며, 이민호의 '액터스하우스' 역시 취소됐다.

반면 해외 영화제에서는 작품에 대한 초청이 이어지고 있다. 개봉 이전 '암살자(들)'은 지난달 열린 제51회 토론토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돼 갈라 프레젠테이션으로 월드 프리미어를 진행했다. 영화제 기간 네 차례 상영은 모두 매진됐으며 국제 관객상 러너업에도 올랐다.

이어 싱가포르국제영화제에서도 공식 초청돼 개막작으로 선정됐다. 영화제 측은 '암살자(들)'을 독립적인 프로그래밍 과정을 통해 선정했으며, 예술적 성취와 동시대 아시아 영화에 대한 기여를 고려했다고 밝혔다.

심지어 국민의힘 의원 109명이 '암살자(들)'의 개막작 선정을 취소해달라며 싱가포르국제영화제에 공식 서한까지 보냈으나, 싱가포르국제영화제"'암살자(들)' 제작진의 창작적 비전을 존중하며, 본 작품은 변함없이 제37회 싱가포르국제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상영될 예정"이라고 재차 지지를 표명했다.

'암살자(들)'이 이전에도 국내에서 역사적 사건을 다룬 영화가 정치적 논쟁 속에서도 흥행한 사례는 있다. 5·18 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택시운전사', 12·12 군사반란을 다룬 '서울의 봄'은 각각 1000만 관객을 넘어섰다. 다만 '암살자(들)'은 실제 사건을 소재로 하면서 공식적인 역사적 결론과 다른 가능성을 영화의 주요 설정으로 다룬다는 점에서 논란이 가중됐다.

현재 '암살자(들)'은 국내에서는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8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누적 관객 수는 250만 명을 넘어섰다.

▲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한 영화인들이 8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암살자(들)' 관련 사태에 우려를 표명하며 영화를 정쟁의 도구로 삼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합뉴스
▲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한 영화인들이 8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암살자(들)' 관련 사태에 우려를 표명하며 영화를 정쟁의 도구로 삼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합뉴스

영화를 본 관객들 사이에서는 영화가 다루는 내용과 현실에서 벌어지는 상황이 맞물리는 모습 역시 아이러니한 지점으로 회자되고 있다. '암살자(들)'은 당시 언론 통제와 탄압 속에서 사건의 진실을 취재하는 기자들의 이야기를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실제 개봉 이후에는 영화가 다룬 역사적 해석을 둘러싸고 상영 중단 요구까지 나오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국내 흥행 추이와 함께 해외 영화제에서의 상영 및 평가가 이어지면서 '암살자(들)'의 향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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