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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유력지도 주목…"군대 안 갑니다" 금메달 들고 환호했다가 '대역풍'→"한국은 개인 성취보다 예의 중시하는 나라" 초대형 반감 배경 조명

작성일: 2026.10.10 00:01 박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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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년 넘게 유지된 한국의 체육요원 병역 특례 제도가 중대한 갈림길에 섰다. ⓒ 미국 '디애슬레틱'
▲ 50년 넘게 유지된 한국의 체육요원 병역 특례 제도가 중대한 갈림길에 섰다. ⓒ 미국 '디애슬레틱'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금메달의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병역 면제 혜택을 받았다는 사실에 환호했던 한국 축구 유망주들이 거센 후폭풍에 휩싸였다.

아시안게임 우승으로 군 복무 부담을 덜어낸 선수들의 경솔한 발언과 행동이 국민적 공분을 사면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급기야 정부가 스포츠 선수에게 부여하는 병역 특례 제도 자체를 축소할 수 있다는 입장까지 내놓았다.

세계적인 명성을 누리고도 병역 의무를 이행한 방탄소년단(BTS)과 비교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50년 넘게 유지된 한국의 체육요원 병역 특례 제도가 중대한 갈림길에 섰다는 분석이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디애슬레틱'은 9일(한국시간) "병역 면제를 자랑하던 한국 스포츠 스타들이 거센 역풍을 맞았다"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통해 병역 특례 혜택을 받은 축구 선수들의 언행이 한국 사회에 커다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한국에서는 개인적인 성취를 과시하는 것보다 예의와 존중을 더욱 중요한 덕목으로 여긴다"며 "대부분 남성이 반드시 이행해야 하는 병역 의무를 피하게 됐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자랑하는 태도가 국민의 반감을 샀다"고 짚었다.

논란의 중심에는 토트넘 홋스퍼 소속으로 현재 벨기에 프로리그 베스테를로에서 임대 생활 중인 양민혁(20)이 있다.

양민혁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에서 한국의 금메달 획득에 힘을 보탰다.

한국은 결승에서 개최국 일본을 꺾고 정상에 올랐다. 대표팀 23명 가운데 20명이 이번 우승으로 병역 특례 혜택을 받게 됐다.

그러나 양민혁이 우승 직후 남긴 것으로 알려진 발언이 도마 위에 올랐다.

양민혁은 한국 언론을 통해 "메달이나 우승은 중요하지 않았다. 병역 면제가 걸려 있었고 내게 중요한 건 오직 그것뿐이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장 이기혁(26·강원FC)도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이기혁은 아시안게임 결승이 끝난 뒤 불과 9일 후 국군체육부대에 입대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병역 특례 대상자가 됐고 메달을 들어 보이며 "군대 안 갑니다"라고 말했다.

뉴캐슬 유나이티드 21세 이하(U-21) 팀에서 뛰는 박승수(19) 역시 논란에 가세했다.

박승수는 전역모를 착용한 사진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했다가 비판이 일자 삭제했다.

세 선수 모두 공개적으로 사과했지만 이미 불붙은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오히려 논쟁은 개인의 언행을 넘어 병역 특례 제도의 존폐 문제로 번지는 분위기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최근 스포츠 선수에게 주어지는 병역 특례 혜택에 대해 "불가피하게 축소해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공정성에 대한 가치관과 병역을 바라보는 국민의 인식이 달라졌다"며 제도 개편 가능성을 시사했다.

▲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디애슬레틱'은 9일 "한국에서는 개인적인 성취를 과시하는 것보다 예의와 존중을 더욱 중요한 덕목으로 여긴다"며 "대부분 남성이 반드시 이행해야 하는 병역 의무를 피하게 됐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자랑하는 태도가 국민의 반감을 샀다"고 짚었다. ⓒ 'The Athletic' SNS
▲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디애슬레틱'은 9일 "한국에서는 개인적인 성취를 과시하는 것보다 예의와 존중을 더욱 중요한 덕목으로 여긴다"며 "대부분 남성이 반드시 이행해야 하는 병역 의무를 피하게 됐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자랑하는 태도가 국민의 반감을 샀다"고 짚었다. ⓒ 'The Athletic' SNS

한국에서는 신체 건강한 남성이 일반적으로 18~21개월의 병역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다만 1973년부터 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하거나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낸 선수에게는 병역 특례 혜택이 주어졌다.

해당 선수들은 현역 복무 대신 한 달 미만의 기초군사훈련 등을 거쳐 병역 의무를 이행할 수 있다.

문제는 시대가 달라지면서 이러한 혜택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도 크게 변했다는 점이다.

디애슬레틱은 그 배경으로 세계적인 K팝 그룹 BTS의 사례를 조명했다.

매체는 "BTS는 최근 5개월간 북미 투어에서 200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고 월드컵 하프타임 공연에도 출연했다. 스포티파이 누적 재생 횟수는 무려 480억 회에 이른다"며 "그러나 세계적인 명성을 누린 멤버 7명 모두 2022년부터 2025년 사이 병역 의무를 이행했다"고 설명했다.

한국 문화를 전 세계에 알리는 데 막대한 공헌을 한 BTS도 군 복무를 위해 활동을 중단했는데 아시안게임 금메달만으로 병역 특례 혜택을 받는 스포츠 선수들에게 지나치게 관대한 기준이 적용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영국 에든버러대학교 스포츠·체육·보건서비스 연구소의 이정우 선임강사도 이러한 시각에 힘을 실었다.

이 선임강사는 디애슬레틱과 인터뷰에서 "과거에는 올림픽에서 우승하거나 월드컵에서 뛰어난 성과를 거둔 선수들이 국가로부터 보상받을 자격이 있다고 국민들도 받아들였다"면서도 "하지만 아시안게임은 이제 올림픽이나 월드컵과 비교하면 한 단계 낮은 수준의 대회로 여겨진다"고 분석했다.

과거 한국에서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지녔던 상징성이 오늘날에는 상당 부분 희석됐다는 의미다.

그는 "1970년대에는 스포츠가 국제무대에서 한국의 정체성을 알리고 국가 위상을 높이는 중요한 수단이었다"며 "하지만 지금 한국은 선진국이 됐고 K팝과 영화, 드라마는 물론 한국 음식까지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포츠만이 한국을 세계에 알리는 유일한 수단이 아닌 상황에서 아시안게임 우승만으로 병역 특례 혜택을 주는 데 국민들이 만족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BTS와 축구 선수들의 기여도를 비교하며 더욱 날카로운 견해를 내놓았다.

이 선임강사는 "BTS는 매우 좋은 비교 대상이다. 이들은 군 복무를 위해 약 2년간 활동을 중단했다"며 "많은 사람은 BTS가 해외에서 한국 문화를 알리는 데 거의 누구보다 큰 공헌을 했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축구 선수 가운데 그들과 비교할 만한 인물은 손흥민이나 이강인 정도에 불과하다"며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가운데 과연 몇 명이나 새로운 손흥민이나 이강인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고 덧붙였다.

한국 축구의 아시안게임 독주 역시 병역 특례 제도를 둘러싼 논란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혔다.

한국은 2014 인천 대회부터 이번 아이치·나고야 대회까지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에서 4회 연속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 과정에서 바이에른 뮌헨의 김민재와 이강인을 비롯한 수십 명의 선수가 병역 특례 혜택을 받았다.

이강인은 파리 생제르맹(PSG)에서 2025년과 2026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오른 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이적한 한국 축구의 대표적인 스타다.

디애슬레틱은 한국이 아시안게임에서 상대적으로 강한 선수단을 구성하는 경향에도 주목했다.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는 기본적으로 23세 이하(U-23) 선수들이 참가하며 연령 제한을 받지 않는 와일드카드 3명을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일본과 사우디아라비아, 우즈베키스탄 등 주요 경쟁국은 이번 대회에서 21세 이하 선수들로 대표팀을 꾸렸다.

반면 한국은 잉글랜드 챔피언십 스완지 시티에서 뛰는 엄지성(24)을 포함해 와일드카드 3명을 모두 활용했다. 23세 선수도 10명이나 선발했다.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베트남, 중국, 일본을 연달아 제압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경쟁국보다 상대적으로 경험이 풍부한 선수단을 앞세웠다는 점에서 우승의 가치를 평가절하하는 시선도 존재한다.

매체는 "한국은 병역 특례 혜택을 염두에 둔 듯 경쟁국보다 강한 전력을 구성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 때문에 아시안게임 우승이 축구 선수들에게 상대적으로 손쉬운 병역 면제 수단으로 여겨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비슷한 논란은 야구에서도 나타난다.

한국 야구대표팀은 올해를 포함해 최근 아시안게임에서 5회 연속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16명이 병역 특례 혜택을 받았다.

과거 LA 다저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활약한 류현진도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을 통해 병역 특례 대상자가 된 대표적인 선수다.

그러나 일부 국민 사이에서는 한국이 아직 우승하지 못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보다 병역 특례가 걸린 아시안게임에서 선수들이 더욱 강한 동기부여를 보인다는 인식이 존재한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김주형 역시 최근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특례 혜택을 받으면서 관심을 모았다.

한때 심각한 부진을 겪었던 김주형은 인상적인 반등에 성공했지만 군 복무로 PGA 투어 활동을 21개월간 중단해야 할 가능성이 있었다. 그러나 지난달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이러한 부담을 덜었다.

그렇다고 모든 병역 특례 수혜자가 비판받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손흥민이다.

손흥민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의 금메달을 이끌며 병역 특례 혜택을 받았다.
이후 2020년 3주간 기초군사훈련을 이수했고 훈련병 157명 가운데 가장 우수한 성적을 거둬 표창까지 받았다.

특히 사격에서 뛰어난 실력을 보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화제가 됐다.

손흥민은 당시 토트넘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3주간의 훈련은 힘들었지만 최대한 즐기려고 노력했다. 좋은 경험이었다"며 긍정적인 소감을 전했다.

디애슬레틱은 병역 특례 혜택을 받아들이는 손흥민의 태도와 최근 일부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들의 언행을 비교하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병역 문제가 한국 사회에서 얼마나 민감한 사안인지는 과거 사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2002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은 이탈리아와 스페인을 연달아 꺾고 사상 최초로 4강에 진출했다.

당시 박지성을 비롯한 대표팀 선수들은 우승을 차지하지 않았음에도 정부의 특별 조치로 병역 특례 혜택을 받았다.

반면 같은 해 가수 유승준은 병역 의무를 이행하겠다는 기존 약속과 달리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한국 정부는 유승준의 입국을 금지했고 이후 수년에 걸친 법적 분쟁과 사회적 논란이 이어졌다.

가수 MC몽 역시 병역 기피 의혹으로 법정에 섰다.

MC몽은 병역을 피하기 위해 건강한 치아를 고의로 발치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다른 수단으로 입영을 연기한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받았다.

세계적인 히트곡 '강남스타일'의 주인공 싸이는 병역특례요원 복무 당시 공연 활동 등으로 복무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판단을 받아 2007년 재입대했다.

한국 사회에서 병역의 공정성이 얼마나 중요한 문제인지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디애슬레틱은 이러한 논란이 단순히 유명인에게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한국은 1953년 정전협정 이후 지금까지 북한과 평화협정을 체결하지 않은 상태다. 엄밀히 말해 한반도는 여전히 전쟁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지역이다.

여기에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과 인구 감소까지 겹치면서 병역 자원 확보는 국가적인 과제로 떠올랐다.

매체는 "한국의 현역 군 병력은 지난해 45만 명 수준까지 감소했고 2040년에는 35만 명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대다수 남성이 반드시 이행해야 하는 군 복무를 일부 젊은 선수들이 피하게 됐다고 자랑하는 모습을 불편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자연스러운 반응"이라고 짚었다.

향후 병역 특례 제도가 실제로 축소된다면 한국 축구에도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2030 도하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차세대 유망주들은 금메달을 획득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혜택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해외 진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유럽 명문 구단들이 수백만 달러를 투자해 영입한 한국 선수가 군 복무를 위해 2년 가까이 전력에서 이탈해야 한다면 영입 자체를 주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병역 특례 제도를 둘러싼 공정성 논란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이정우 선임강사는 "이 문제가 여전히 중요하게 다뤄진다는 사실은 한국이 자부심과 애국심이 강한 국가라는 점을 보여준다"며 "병역은 한국이라는 나라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했다.

1997년부터 1999년까지 직접 군 복무를 이행한 그는 "나는 군 복무를 위해 인생의 2년을 희생했고 그 사실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20대 초반의 2년은 다른 많은 일을 할 수 있었던 중요한 시기였지만 불평하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이번 논란을 세대 갈등으로 해석하는 시각에도 선을 그었다.

그는 "젊은 세대 역시 이번 주 선수들이 보여준 경솔한 행동과 인터뷰를 비판했다"며 "세대 간 인식 차이가 존재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병역 특례 제도가 결국 변화의 길을 걸을 것으로 내다봤다.

"앞으로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어쩌면 미래에는 프로 스포츠 선수들이 더 이상 병역 특례 혜택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 한국인들은 이미 10년 넘게 이 문제를 논의해 왔고 지금은 실제로 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금메달을 목에 걸고 기뻐했던 일부 선수들의 경솔한 언행이 50년 넘게 이어진 제도 자체를 뒤흔드는 거대한 논쟁으로 번진 셈이다.

▲ 향후 병역 특례 제도가 실제로 축소된다면 한국 축구에도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2030 도하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차세대 유망주들은 금메달을 획득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혜택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해외 진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디애슬레틱 분석이다. ⓒ 연합뉴스
▲ 향후 병역 특례 제도가 실제로 축소된다면 한국 축구에도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2030 도하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차세대 유망주들은 금메달을 획득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혜택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해외 진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디애슬레틱 분석이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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