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범-김하성-강정호도 못한 유격수 269출루… 역대 신기록 쾌거, 이런데 무슨 골든글러브 논쟁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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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10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경기를 앞두고, 경기 전 훈련을 마친 박성한(28)의 얼굴에는 뭔가의 성취감이 있었다. 올해 팀이 포스트시즌에 나가지 못해 무거운 마음을 가지고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분명 경력 최고의 시즌이었다.
10일 팀 정규시즌 최종전을 앞둔 박성한은 143경기에서 타율 0.330, 173안타, 4홈런, 69타점, 91볼넷, 출루율 0.429, OPS(출루율+장타율) 0.848의 빼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었다. 무엇보다 143경기, 즉 지금까지 전 경기에 출전했고 이날로 144경기 전 경기에 뛴다는 것이 대단했다. 체력 부담이 심한 유격수 자리에서 144경기 모두를 뛰는 것 자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박성한은 올해 출루율이나 기타 다른 성적보다는 ‘144경기’에 대한 강한 집념을 드러낸 바 있다. 체력 관리를 해주기 위해 이숭용 SSG 감독이 휴식을 권유할 때도 박성한은 경기에 나가는 것을 고집했다. 이후 겨우 ‘일주일에 한 번 쉰다’고 타협을 했는데, 공교롭게도 그 예정된 휴식일에 경기가 비로 취소되는 일도 있었다. 그렇게 쌓인 게 바로 전 경기 출전이었다.
고지에 눈에 보이자 박성한의 의지는 더 강해졌다. 팀이 포스트시즌 진출에 사실상 실패한 뒤, “전 경기 출전이 목표면 가끔씩은 벤치에서 나가도 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개인적으로 선발로 나가는 게 더 편하다”고 답하던 박성한이었다. 대단한 경기 욕심이었다. 그렇게 하루하루씩 쌓인 기록은 말 그대로 역대급이었다.
박성한은 10일 광주 KIA전에서 3회 동점 투런포를 포함해 2안타를 추가했다. 시즌을 175안타, 91볼넷, 3사구로 마무리했다. 173안타는 유격수 역사상 1994년 이종범(해태·196안타), 2017년 김선빈(KIA·176안타)에 이은 역대 3위 기록이다. 출루율도 2014년 강정호(넥센·0.459), 1994년 이종범(해태·0.452)에 이은 유격수 역대 3위로 마무리했다.
한 가지 더 대단한 기록은 바로 출루 기록이다. 박성한은 올해 144경기에서 175안타는 물론, 94개의 4사구를 골라 총 269번이나 출루했다. 이는 기존 역대 1위였던 1994년 이종범의 253출루를 뛰어 넘는 기록이다. 물론 올해는 1994년 당시보다 경기 수가 더 많다는 점을 고려할 때 동일선상의 기록으로 볼 수는 없으나 144경기 체제로 전환된 뒤 그 어떤 유격수도 박성한만큼 많이 출루하지 못했다.
역대 3위 기록도 1997년 이종범(247출루)이 가지고 있고, 144경기 체제 전환 후에는 2020년 김하성(키움·246출루)이 최고 기록이었다. 박성한은 김하성과 이종범을 차례로 넘어 유격수 역대 1위 기록을 새로 썼다. 다시 깨질 수 있을지 의문스러운 기록이다.
21세기 가장 파괴적인 유격수로 뽑혔던 강정호 또한 2014년 230출루가 최고치였다. 당시 강정호는 비율적인 성적으로 박성한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부상 탓에 117경기 출전에 그쳤다. 결국 누적 기록은 경기 출전 수와 비례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박성한의 경기 욕심은, 결과적으로 KBO리그 유격수 역사를 새로 쓰는 대업으로 이어졌다.
생애 첫 골든글러브에도 가까워졌다. 기록만 놓고 보면 사실상 확정적이다. 지난해 수상자인 김주원(NC)이 경쟁자이기는 하지만, 올해 전체적인 득점 생산력에서 박성한이 김주원보다 위에 있다. 김주원의 장타력이 뛰어나기는 하지만, 박성한은 뛰어난 출루율을 바탕으로 조정득점생산력(wRC+)과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에서 모두 김주원을 앞선다. 후반기 들어 수비도 완벽히 자기 궤도를 되찾았다.
박성한은 골든글러브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좋은 성적을 냈을 때도 경쟁자들에게 밀렸다. 2022년은 오지환(LG)에 밀려 2위에 그쳤고, 2024년은 41%의 득표를 기록했으나 박찬호(당시 KIA·현 두산)에게 아쉽게 졌다. 지난해에는 박성한 스스로도 “김주원이 받는 게 맞는다”고 말할 정도로 김주원이 압도적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모든 경쟁자들이 “박성한이 받는 게 맞는다”라고 말할 정도의 성적을 냈다. 2026년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 논쟁은 무의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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