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선발 제외할 수 있다" 타율 0.150+OPS 4할 최악 부진→다저스 충격 결단 내리나…로버츠 감독 "내일 직접 이야기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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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월드시리즈 2연패를 노리는 LA 다저스가 벼랑 끝에 몰리자 상상하기 어려웠던 선택까지 검토하기 시작했다. 간판스타 오타니 쇼헤이를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하는 방안이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13일(한국시간) 밀워키 브루어스와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2차전에서 4-7로 패배한 뒤 오타니의 선발 제외 가능성을 인정했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디애슬레틱에 따르면 로버츠 감독은 경기 후 오타니의 부진에 대한 질문을 받고 "분명히 지금까지 좋지 않았다. 오타니 본인도 몸 상태가 좋다고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일 오타니와 이야기를 나눠 보려고 한다. 그에게 무엇이 최선인지, 우리 팀에 무엇이 최선인지 알아보려는 것"이라며 "오타니는 그런 대화를 나눌 자격이 있고, 존중받아 마땅한 선수다. 내일 직접 이야기하겠다"고 밝혔다.
다저스는 이날 패배로 챔피언십시리즈에서 2연패를 당했다. 7전 4선승제 시리즈에서 한 번만 더 패하면 탈락 위기에 몰리는 상황이다.
오타니는 이날 2차전에서 4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침묵했다. 포스트시즌 타율은 0.150까지 떨어졌고 OPS는 0.411에 그쳤다. 중심타선에서 공격을 이끌어야 할 선수가 사실상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단순히 안타가 나오지 않는 것만이 문제가 아니다. 오타니의 타격 내용 자체가 평소와 크게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디애슬레틱은 최근 오타니의 타석이 이전과 전혀 다른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평소라면 강하게 받아쳤을 빠른 공에 밀리고 있고, 특유의 강한 당겨치기 타구도 좀처럼 나오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타순도 이미 조정됐다. 앞서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3차전을 앞두고 오타니를 5번 타순으로 내렸다. 오타니가 5번 타자로 출전한 것은 2020년 이후 처음이었다. 그만큼 다저스가 오타니의 타격 부진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의미였다.
오타니 역시 타격 방식을 바꿔 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큰 스윙으로 장타를 노리기보다 스윙을 짧게 가져가면서 반대 방향으로 타구를 보내는 시도를 하고 있다.
실제로 밀워키와 챔피언십시리즈 1차전에서는 좌익수 앞으로 안타를 기록했다. 그러나 당시 타구 속도는 시속 74마일(약 119.1km)에 불과했다. 평소 오타니가 만들어 내던 강한 타구와는 거리가 멀었다.
2차전에서는 더욱 낯선 장면까지 나왔다. 6회 선두타자로 나서 밀워키 왼손 구원투수 조조 로메로를 상대하면서 번트 자세를 취했다.
메이저리그 최고의 장타자 가운데 한 명인 오타니가 중요한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번트를 시도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디애슬레틱은 이 장면을 오타니가 타석에서 얼마나 불편함을 느끼고 있는지 보여 주는 사례로 꼽았다.
오타니의 부진은 포스트시즌에 들어와 갑자기 시작된 것도 아니다. 마지막 홈런은 지난 8월 18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나왔다. 이후 두 달 가까이 홈런을 추가하지 못하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타점 생산이다. 오타니는 8월 19일 이후 단 1타점밖에 올리지 못했다. 같은 기간 타격 성적은 90타수 14안타다. 타율은 0.156에 불과하고 OPS도 0.490에 미치지 못한다.
단순한 일시적 부진으로 보기 어려운 수치다. 정규시즌 막판부터 포스트시즌까지 장기간 타격감이 회복되지 않고 있다.
여기에 몸 상태에 대한 우려까지 겹쳤다. 오타니는 정규시즌 막판 왼쪽 무릎과 오른쪽 이두근 통증으로 약 2주 동안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포스트시즌에 복귀했지만 몸 상태가 완전히 회복된 것은 아니었다.
오타니도 이를 인정한 바 있다. 디비전시리즈를 앞두고 구단 통역 윌 아이어턴을 통해 "100%의 몸 상태는 아니지만 부상자 명단에 오르기 전보다는 좋아졌다. 현재 상태로 경기를 치를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통증의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아직 이 모든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며 "그 문제는 시간을 조금 더 낼 수 있는 오프시즌에 해결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으로서는 상태를 관리하면서 경기를 치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다저스는 그동안 오타니에게 충분한 기회를 줬다. 몸 상태가 완전하지 않더라도 스스로 문제를 관리하면서 경기에 출전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그러나 팀이 챔피언십시리즈에서 2연패를 당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이제는 오타니의 이름값이나 과거 성적만을 고려해 계속 선발 출전시킬 수 없다는 판단이 나올 수 있다.
대체 선수 후보도 거론되고 있다. 디애슬레틱은 구단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오타니가 선발 라인업에서 빠질 경우 신인 호수에 데 파울라가 지명타자 자리를 맡을 가장 유력한 후보라고 전했다.
데 파울라는 지난 9월 중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신인이다. 아직 빅리그 통산 타석이 50개에도 미치지 못한다.
경험만 놓고 보면 오타니와 비교하기 어려운 선수다. 하지만 짧은 기간에도 뛰어난 선구안을 보여 주면서 다저스 구단 수뇌부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 결과 데 파울라는 디비전시리즈와 챔피언십시리즈 로스터에 모두 포함됐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는 세 차례 대타로 출전해 두 차례 중요한 볼넷을 골라냈다. 경험은 부족하지만 상대 투수의 공을 침착하게 골라내는 능력은 인정받고 있다.
3차전은 15일 다저스의 홈구장인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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