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자" 소리 듣는 中 스키 여왕, 돈은 무려 1276억 벌었다…중국 정부 지원금 204억도 논란→싱가포르 1000명 앞에선 당당히 '성공 철학' 설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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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중국 국가대표를 선택해 논란의 중심에 선 프리스타일 스키 스타가 싱가포르에서 자신의 성공 철학을 설파했다. 중국 당국으로부터 거액의 지원금을 받은 사실이 알려져 미국 내 비판 여론은 여전히 거센 가운데 구아이링(23·미국명 에일린 구)이 1000명이 넘는 청중 앞에서 당당하게 인생관을 밝혔다.
구아이링은 최근 3년간 다른 중국 선수 1명과 함께 총 1400만 달러(약 204억 원)의 지원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광고와 후원 계약으로 이미 1000억 원이 넘는 수익을 올린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에게 중국 당국의 막대한 재정 지원까지 더해진 셈이다.
싱가포르 유력 일간지 '더스트레이츠타임스'는 13일(한국시간) "올림픽 프리스타일 스키 챔피언 구아이링이 12일 싱가포르경영대학교(SMU)에서 열린 여성 리더십 행사에 참석해 스포츠와 성공, 타인의 성장을 돕는 삶의 가치에 관해 이야기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구아이링은 SMU 용펑하우 법학대학 강당에서 열린 'KFF 인스파이어링 위민 리더십 시리즈'에 연사로 나섰다.
1000명이 넘는 청중이 강당을 가득 메운 가운데 약 40분간 대담을 진행하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전날인 지난 11일에는 포뮬러원(F1) 싱가포르 그랑프리 현장도 찾았다.
이날 구아이링은 운동선수로서 경험에만 논의를 국한하지 않았다.
신체와 정신을 단련하는 방법부터 인공지능(AI)을 바라보는 시각, 여성의 성장과 경쟁의 의미까지 폭넓은 주제를 다뤘다.
프랑스 철학자이자 수학자인 르네 데카르트를 언급하며 지적인 면모도 드러냈다.
특히 성공을 바라보는 자신만의 철학이 눈길을 끌었다.
구아이링은 "다른 사람을 이기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공동체 전체가 성장하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며 "물이 차오르면 모든 배가 함께 떠오르는 것처럼 모두가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작은 연못의 큰 물고기가 되거나 큰 연못의 작은 물고기가 되려고 할 필요가 없다. 자신만의 연못을 만들고 자신만의 물고기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남들과의 비교보다 스스로의 가능성을 넓히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의미다.
구아이링은 "세상에는 오직 한 명의 당신만 존재한다. 당신만의 관점과 역사, 능력을 지닌 사람도 오직 당신뿐"이라며 건강한 경쟁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 같은 발언은 그를 둘러싼 논쟁적인 현실과 맞물려 더욱 눈길을 끈다.
구아이링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나 성장했지만 2019년 중국 국가대표로 뛰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올림픽에서 잇달아 메달을 수확하며 중국의 스포츠 영웅으로 떠올랐다.
동시에 막대한 광고 수익을 거두며 세계에서 가장 돈을 많이 버는 여성 스포츠 스타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했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구아이링이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벌어들인 누적 수익은 무려 8740만 달러(약 1276억 원)에 육박한다.
디 애슬레틱은 구아이링의 전체 수입 가운데 순수 스키 대회 상금은 10만 달러(약 1억4000만 원)에 불과하다고 짚었다.
대부분 수익이 광고와 모델 활동, 후원 계약에서 발생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중국 당국의 거액 지원금까지 알려지면서 논란이 증폭됐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지난 3월 "월스트리트저널이 검토한 중국 예산 자료에 따르면 구아이링이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준비 명목으로 베이징시 체육국에서 파격적인 재정 지원을 받았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구아이링과 또 다른 중국 선수 1명에게 2025년 한 해 동안 지급된 지원금은 총 660만 달러(약 96억 원)다.
최근 3년간 두 선수가 받은 금액을 합치면 1400만 달러에 달한다.
다만 구아이링 개인이 실제로 수령한 액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구아이링 측에 관련 입장을 요청했지만 답변을 얻지 못했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그를 향한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미국에서 성장하고 교육받은 선수가 중국을 대표하면서 막대한 경제적 이익까지 누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프로농구(NBA) 출신 에네스 칸터 프리덤은 폭스뉴스를 통해 "구아이링은 배신자다. 미국에서 자유의 혜택을 누리고도 세계 최악의 인권 침해 국가인 중국을 대표하기로 했다"며 "독재 정권을 대변하면서 명성을 쌓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중국의 위구르족 인권 문제 등에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는 태도도 입길에 올랐다.
구아이링은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과 인터뷰에서 "인권 문제는 내 일이 아니라 생각한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입장을 내놓지 않겠다"며 "외부 정보나 기사보다는 직접 경험한 증거가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미국 정치권도 가세했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미국의 교육 시스템과 자유를 누린 사람이라면 당연히 미국을 위해 뛰어야 한다"며 구아이링 선택을 비판했다.
구아이링도 물러서지 않았다. 미국 경제지 포춘을 통해 "질투하는 건가. 내가 승자이기 때문에 공격하는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거센 비판은 실제 위협으로 번지기도 했다.
구아이링은 디 애슬레틱과 인터뷰에서 스탠퍼드대학교 재학 중 거리에서 신체적 폭행을 당해 경찰이 출동한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기숙사 방에서 도난 피해를 겪었고 살해 협박까지 받았다 고백했다.
그럼에도 구아이링은 자신만의 길을 걷고 있다.
지난 6월 스탠퍼드대에서 국제관계학을 전공하고 졸업한 그는 이번 싱가포르 강연에서 자신의 성장 배경과 어머니의 영향력을 상세히 소개했다.
싱글맘인 어머니 구옌의 손에서 자란 구아이링은 어린 시절 발레와 피아노, 농구, 축구, 양궁 등 다양한 분야를 경험했다.
수학과 과학 캠프에도 참가하며 운동에만 매달리지 않는 성장기를 보냈다.
구아이링은 어머니에 대해 "우리 엄마가 최고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활짝 웃었다.
이어 "어머니는 내가 누구인지 스스로 발견할 자유를 줬다. 나를 지지하고 이끌어줬을 뿐 아니라 함께 성장했다"며 "어머니 역시 인생을 처음 살아가는 사람이다. 단순히 엄마라는 역할로만 설명할 수 없는 특별한 존재"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스포츠를 대하는 태도에서도 비슷한 철학이 엿보였다.
구아이링은 "프리스타일 스키에서 발전한다는 것은 이전에 누구도 해내지 못한 동작을 자신의 몸에 요구하는 일"이라며 "새로운 기술을 배울 때마다 신체적·정신적·감정적 한계를 깨뜨리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거의 모든 한계는 변화할 수 있다. 언제나 성장하고 달라질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두려움과 의심을 구분하고 자신을 관찰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량만큼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구아이링은 지난 2월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1개와 은메달 2개를 추가하며 통산 올림픽 메달을 6개로 늘렸다.
금메달만 3개를 수확한 세계적인 스키 스타다.
중국 '소후닷컴'과 '시나스포츠' 등은 구아이링을 중국 스포츠의 대표적인 귀화 성공 사례로 평가하며 찬사를 보내고 있다.
미국에서는 국가대표 선택을 둘러싼 비판이 이어지고 중국에서는 국민적인 영웅으로 추앙받는 극명한 온도 차가 인상적이다.
204억 원 규모의 지원금 논란 속에서도 구아이링은 싱가포르에서 타인과의 경쟁보다 스스로의 성장에 집중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자신의 선택을 둘러싼 논쟁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가운데 세계적인 스키 스타가 내놓은 성공 철학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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