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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하고 머리카락까지 잘랐는데" 100g 초과로 AG 실격→이번엔 비행기까지 놓쳤다! 유도 대표팀 감독 결국 사퇴

작성일: 2026.10.14 11:00 신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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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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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신인섭 기자] 아시안게임에서 선수의 계체 대상 여부를 잘못 확인해 실격 사태를 초래한 데 이어 세계선수권대회로 향하던 도중 환승 항공편까지 놓쳤다. 잇따른 선수 관리 부실 논란에 휩싸인 정성숙 유도 여자 국가대표팀 감독이 결국 사퇴 의사를 밝혔다.

정성숙 감독은 13일 국제유도연맹(IJF) 세계선수권대회를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취재진 앞에서 감독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전했다. 대한유도회 관계자 역시 "정성숙 총감독이 일련의 일에 책임을 지겠다는 뜻을 전했다. 공식 사임서를 제출하면 관련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 감독의 사퇴 배경에는 최근 연이어 발생한 선수 관리 문제가 있다. 시작은 지난달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었다. 당시 여자 48kg급에 출전할 예정이었던 정수진(용인대)이 경기 당일 무작위 계체 대상에 포함됐지만, 대표팀 지도자들이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면서 경기에 나서지도 못한 채 실격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 정수진 / 제공 대한체육회
▲ 정수진 / 제공 대한체육회

정수진은 지난달 30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여자 48kg급 16강전에서 알리야 무미노바(타지키스탄)를 상대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경기 당일 실시된 무작위 계체에서 허용 체중을 초과하면서 출전 자격을 잃었다. 정수진이 초과한 체중은 불과 100g이었다.

유도는 경기 전날 공식 계체를 진행하지만, 경기 당일에도 일부 선수를 무작위로 선정해 추가 계체를 실시한다. 이때 허용되는 체중은 해당 체급 기준의 5%를 초과할 수 없다. 여자 48㎏급 선수인 정수진의 경우 50.4kg까지 허용된다. 정수진은 전날 공식 계체를 통과했으나 경기 당일 추가 계체에서 기준을 넘기면서 실격 처리됐다.

당초에는 정수진이 체중 관리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 4일 정수진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당시 상황을 상세하게 공개하면서 논란의 방향이 완전히 달라졌다. 선수 개인의 실수가 아니라 지도자들의 잘못된 안내로 인해 발생한 사고라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정수진은 "저는 공식 계체를 힘들게 통과했고 아침 계체 기준인 50.4kg도 경기 당일 아침까지 음식 조절을 해 추첨 시간 전까지 다 맞춰놨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기 당일 아침 계체 추첨 결과가 나왔고 감독님과 코치님께서 확인하신 후 같은 팀 남자 선수 한 명만 걸렸다며 저는 계체 대상이 아니라고 전달해주셨다"고 밝혔다.

지도자들의 말을 믿은 정수진은 경기를 준비하기 위해 음식을 섭취했다. 그는 "체중을 많이 감량했으니 얼른 천천히 밥 먹고 회복하라는 말씀에 그 말을 믿고 첫 경기를 준비했다"며 "그래서 대략 죽 300g, 바나나 200g, 이온 음료 600g 정도를 섭취하고 몸을 풀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 정수진 / 제공 대한체육회
▲ 정수진 / 제공 대한체육회

문제는 그다음에 발생했다. 정수진은 "그런데 아침 계체 종료 15분 전에 제가 계체 대상이었다는 사실을 그제야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이미 지도자들의 안내에 따라 음식을 먹은 뒤였지만, 추가 계체를 통과하지 못하면 아시안게임 출전 자체가 무산되는 상황이었다.

정수진은 마지막 순간까지 체중을 줄이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했다. 그는 "그때부터 먹은 것을 모두 토하고 머리카락을 자르고, 계속 뛰면서 마지막 순간까지 어떻게든 체중을 맞추기 위해 최선을 다했으나 100g이 넘었다"고 털어놨다. 결국 허용 체중인 50.4kg을 단 100g 초과하면서 평생을 준비해 온 첫 아시안게임을 단 한 경기에도 출전하지 못한 채 마무리해야 했다.

정수진은 2024년과 2025년 주니어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2년 연속 동메달을 획득한 유망주다. 첫 아시안게임 출전을 위해 오랜 시간 준비했지만, 정작 경기장에서는 자신의 기량을 보여줄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정수진은 "그렇게 간절히 준비했던 인생의 첫 아시안게임을 계체 탈락으로 마무리 지을 수밖에 없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다만 선수로서 자신의 책임도 일부 인정했다. 정수진은 "국가대표 선수로서 계체 추첨 결과를 직접 확인하지 못한 것은 분명히 제 책임도 있지만,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선수가 지도자의 말씀을 따르는 것도 자연스러운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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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논란은 사건 이후 대표팀의 대응 과정에서 불거졌다. 정수진은 지도자들이 귀국 후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지만, 사건의 경위가 충분히 알려지지 않으면서 자신에게 비난이 쏟아졌다고 주장했다. 특히 귀국 당일 정 감독으로부터 사태를 조용히 마무리하자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고 폭로했다.

정수진은 "이 일이 일어난 이후 지도자께서는 귀국 후 본인들이 책임지겠다는 말만 남긴 채 남은 선수들을 지도하기 바빴고, 내게 많은 비난이 쏟아졌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으로 돌아가는 오늘 아침엔 감독님께서 저에게 이대로 마무리가 돼야 조용히 끝낼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폭로가 나오자 대표팀 지도자들이 실수를 인정하면서도 사건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넘어가려 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해당 사안은 스포츠윤리센터에도 접수됐다.

정 감독은 계체 실격에 대한 지도자들의 책임을 인정했다. 그는 "우리의 실수로 일어나지 말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어 13일 귀국 현장에서도 "모든 책임은 지도자들한테 있다. 정수진 선수와 가족에게 지도자들을 대표해, 관리자로서 다시 한번 진심으로 미안하고 사죄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 출처 대한유도회
▲ 출처 대한유도회

대한유도회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정했다. 지난 5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정수진의 계체 탈락 관련 개인 입장문과 제기되고 있는 내용에 관해 심각성을 무겁게 인식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정수진이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게 된 상황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며 이 과정에서 겪었을 심적 어려움에 관해 깊은 위로를 전한다"고 밝혔다.

이어 "유도인과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대한유도회는 선수단 귀국 후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고, 계체 대상자 확인 및 전달 체계와 선수·지도자 간 소통 절차 등을 전반적으로 점검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아시안게임에서 발생한 선수 관리 부실 논란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또 다른 문제가 터졌다. 이번에는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이동하던 대표팀이 환승 항공편을 놓치는 일이 발생했다.

정 감독과 여자 대표팀 선수 4명은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리는 IJF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이동하던 중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국제공항에서 예정된 환승 항공편에 탑승하지 못했다. 결국 공항에서 약 9시간을 기다린 뒤 대체 항공편을 이용해 바쿠로 이동해야 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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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을 마치고 세계선수권대회까지 연이어 소화해야 하는 선수들에게는 불필요한 피로가 쌓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국제대회에서는 이동 일정과 휴식, 컨디션 관리가 경기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대표팀 운영에 대한 비판이 다시 제기됐다.

비행기를 놓친 이유를 두고는 설명이 엇갈렸다. 대한유도회 측은 일행이 환승 터미널로 곧바로 이동하지 않고 식사를 하는 과정에서 항공편을 놓쳤다는 것. 반면 정 감독은 "식사를 하다 놓친 건 아니다. 커피숍에 앉아 있었다"며 터미널 간 이동에 걸리는 시간을 잘못 계산한 것이 원인이었다고 해명했다.

계체 대상자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해 선수가 실격된 데 이어 국제대회 이동 과정에서 환승 시간까지 잘못 계산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표팀의 선수 관리와 운영 능력을 둘러싼 비판은 더욱 커졌다.

그럼에도 유도 대표팀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성과를 거뒀다. 여자 78kg 이상급에 출전한 이현지(용인대)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선수들은 여러 악재 속에서도 세계 정상에 오르는 성과를 만들어냈지만, 대표팀 운영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들은 별도로 책임을 물어야 할 사안으로 남았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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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정 감독은 세계선수권대회를 마치고 귀국한 13일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아시안게임 계체 실격 사태에 이어 세계선수권대회 이동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까지 책임지겠다는 결정이다.

다만 사퇴가 공식적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 대한유도회는 정 감독이 사임서를 제출하면 관련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오는 16일에는 경기력향상위원회를 열어 정 감독의 사임 문제와 다른 대표팀 지도자들의 연임 여부 등을 논의한다. 아울러 정수진의 계체 실격 사건에 대한 사실관계 조사와 후속 조치도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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