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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 고증' 암초 만난 '닥터X', 제2의 '김부장' 될 수 있을까[초점S]

작성일: 2026.10.15 06:40 홍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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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지원. 제공ㅣSBS
▲ 김지원. 제공ㅣSBS

[스포티비뉴스=홍혜민 기자] 제2의 '김부장' 탄생을 기대하게 했던 '닥터X'가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 방송 첫 주부터 시청률 14%를 돌파하며 흥행 돌풍을 일으켰지만, 의학적 고증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지면서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 9일 첫 방송된 SBS 금토드라마 '닥터X: 하얀 마피아의 시대'(이하 '닥터X')는 천재적인 수술 실력을 지닌 외과의사 계수정(김지원)이 의료계의 부조리에 맞서 싸우는 과정을 그린 메디컬 느와르 드라마다. 일본의 인기 드라마 시리즈를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김지원이 tvN '눈물의 여왕' 이후 2년 만에 선택한 복귀작이라는 점에서 방송 전부터 기대를 모았다.

뚜껑을 연 '닥터X'의 초반 성적은 기대 이상이다.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9일 방송된 1회는 전국 가구 기준 11.4%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단숨에 두 자릿수에 진입했다. 이어 10일 방송된 2회는 14.9%까지 치솟으며 단 한 회 만에 3.5%포인트 상승했다. 올해 방송된 미니시리즈 가운데 가장 높은 첫 방송 시청률을 기록한 데 이어 전작 '재벌X형사2'의 최고 시청률인 11.8%까지 가뿐히 넘어섰다.

화제성 역시 뜨겁다. 굿데이터코퍼레이션 펀덱스가 발표한 10월 2주 차 TV-OTT 화제성 순위에서 1위에 올랐으며, 글로벌 OTT 플랫폼 넷플릭스에서도 흥행에 시동을 걸었다. 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닥터X’는 넷플릭스 글로벌 TV쇼 부문 4위에 올랐고, 전 세계 67개국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이 같은 성과에 '닥터X'는 지난 7월 종영한 SBS '김부장'의 흥행 계보를 이을 유력한 작품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앞서 '김부장'은 첫 방송 당시 9.5%의 시청률로 출발해 2회 15.7%, 3회 18.8%, 4회 21.6%를 기록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최종회 시청률 23%로 막을 내린 '김부장'은 올해 방송된 드라마 중 최고 시청률이라는 성과를 남기기도 했다.

올해 SBS 최고 흥행작으로 꼽혔던 '김부장'을 넘을 적수가 없을 것으로 보였던 상황 속, 혜성처럼 등장한 '닥터X'는 첫 방송에서 '김부장'보다 1.9%포인트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더욱 빠른 출발을 알렸다. 2회에서는 '김부장'의 15.7%에 조금 미치지 못 하는 시청률을 기록했으나, 방송 첫 주부터 15%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김부장' 못지않은 흥행 잠재력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자연스럽게 '닥터X'가 '김부장'의 성적을 뛰어넘을 흥행작이 될 수 있을지에 기대가 모였던 상황. 그러나 순조로워 보였던 '닥터X'는 예상치 못한 논란에 직면했다. 첫 주 방송 이후 온라인을 중심으로 극 중 의료 행위와 실제 의학적 판단 사이에 괴리가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다.

▲ '닥터X'. 출처ㅣSBS
▲ '닥터X'. 출처ㅣSBS

시청자들이 문제를 제기한 장면은 서혜부 탈장 환자의 응급수술을 결정하는 과정과 심정지 환자에게 300J의 제세동을 시행하는 장면 등이다. 이 밖에도 담낭암 환자의 수술 방식과 의료진의 대응을 두고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단순히 극적 효과를 위한 과장을 넘어 의학적 정확성에 의문이 제기된 것이다.

여기에 작품의 의학 자문에 참여한 응급의학과 전문의 남궁인 교수의 발언까지 알려지면서 논란은 더욱 주목받았다. '닥터X'의 현장 자문에 참여했다고 밝힌 남궁 교수는 "의학적으로 틀린 부분이 나온다면 자문이랑 제작진이랑 싸우다가 자문이 패배한 걸로 보시면 된다"라는 의미심장한 발언을 내놨다.

해당 발언은 의료 전문가의 의견이 실제 제작 과정에서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되며 관심을 모았다. 다만 남궁 교수는 현장 자문을 담당했다고 밝혔을 뿐, 구체적으로 어떤 장면에서 제작진과 이견이 있었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따라서 논란이 된 개별 장면들이 실제 자문 과정에서 지적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의료 드라마의 특성상 극적 재미를 위한 각색은 불가피하다. 특히 '닥터X'는 의료계의 현실을 사실적으로 재현하는 데 초점을 맞춘 작품이라기보다, 천재 의사가 부조리한 권력 구조를 무너뜨리는 통쾌한 서사를 전면에 내세운 드라마다. 원작 역시 비현실적일 만큼 뛰어난 주인공의 능력을 극대화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어느 정도의 각색과 과장은 장르적 특성으로 받아들일 여지가 있다.

다만 의료 행위 자체에 대한 고증은 별개의 문제다. 극 중 인물이나 사건에 허구적 설정을 더하는 것과 실제 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진단 및 치료 과정을 부정확하게 묘사하는 것은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의학적 전문성을 핵심 무기로 내세운 주인공의 활약이 작품의 중심을 이루는 만큼, 의료 장면의 설득력이 떨어질 경우 극의 몰입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문제는 이미 촬영을 마친 작품이라는 점이다. 방송이 시작된 만큼, 후반 작업 역시 상당 부분 진행된 상황으로 보이는 가운데 시청자들의 지적을 수용하더라도 향후 방송분에서 관련 장면을 대대적으로 수정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결국 제작진이 남은 회차에서 얼마나 설득력 있는 전개를 보여주느냐가 논란을 극복할 관건이 될 전망이다.

방송 초반 제기된 논란이 흥행과 직결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실제로 '닥터X'는 의학적 고증에 대한 비판과 별개로 김지원의 연기와 빠른 전개, 통쾌한 서사에 힘입어 높은 시청률과 화제성을 확보했다. 앞으로도 작품의 강점을 유지한다면 초반 논란을 딛고 흥행을 이어갈 가능성은 충분하다.

반면 의료 장면을 둘러싼 비판이 반복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첫 주 방송만으로 높은 기대치를 형성한 만큼, 향후 전개에서 드러나는 허점은 오히려 더 큰 실망으로 돌아올 수 있다. 무엇보다 시청률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시점에 불거진 논란이라는 점에서 제작진으로서는 부담을 안게 됐다.

'김부장'보다 높은 첫 방송 시청률로 출발하며 새로운 흥행작의 탄생을 예고한 '닥터X'. 초반의 폭발적인 관심을 장기 흥행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시청자들의 의구심을 불식시키는 것이 중요해졌다. 의학 고증이라는 뜻밖의 변수를 만난 '닥터X'가 논란을 딛고 '김부장'의 뒤를 잇는 SBS 대표 흥행작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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