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안에 죽을 것 같다"…하루 22시간 침대 생활, 32세 女 올림피언의 충격의 투병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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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불과 5년 전 올림픽 무대에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쟁했던 육상 선수가 이제는 하루 22시간 이상 침대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2021년 도쿄 올림픽에 영국 국가대표로 출전했던 단거리 육상 선수 베스 도빈(32)이 난치성 질환과 싸우고 있는 근황을 공개했다.
영국 BBC 스포츠는 17일(한국시간) 도빈과 인터뷰를 통해 그가 근육통성 뇌척수염(ME)을 진단받은 뒤 겪고 있는 일상을 전했다.
근육통성 뇌척수염은 만성피로증후군(CFS)으로도 불리는 질환이다. 극심한 피로와 통증, 수면 장애, 인지 기능 저하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휴식을 취하더라도 증상이 충분히 회복되지 않는 특징이 있다.
현재까지 확립된 완치법은 없다. 도빈은 이 질환으로 인해 사실상 침대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생활을 이어 가고 있다. 하루 중 22시간 이상을 침대에 누워 보내며, 식사를 하거나 화장실에 가기 위해서만 잠시 일어난다.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거나 병원을 방문하는 것처럼 건강한 사람들에게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는 활동조차 도빈에게는 큰 부담이다.
이러한 활동 이후에는 증상이 급격하게 악화되는 이른바 '크래시(crash)'가 발생할 수 있다. 의학적으로는 활동 후 증상 악화(PEM)로 불리는 현상으로, 신체적 또는 정신적 활동 이후 피로와 통증 등 여러 증상이 심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도빈은 이러한 악화가 수개월 동안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도빈이 올해 집 밖으로 나간 횟수는 다섯 번에 불과하다.
도빈은 BBC와 인터뷰에서 "내 삶이 완전히 파괴됐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라고 털어놓았다.
이어 "모든 것을 잃어버린 것 같다. 물론 가족은 여전히 내 곁에 있다. 하지만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능력과 건강, 일할 수 있는 능력, 운동할 수 있는 능력을 모두 잃었다"고 말했다.
도빈은 2021년 도쿄 올림픽 당시 27세였다. 영국 국가대표로 올림픽에 출전할 만큼 뛰어난 기량을 갖춘 단거리 선수였다.
그러나 올림픽 이후 그의 삶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건강에 이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2021년 겨울부터 2022년 초 사이였다. 당시 도빈은 코로나19 검사에서 두 차례 양성 반응을 보였고, 선열로 알려진 감염성 단핵구증도 앓았다.
다만 처음에는 자신이 감염됐다는 사실조차 뚜렷하게 인지하지 못했다. 검사를 받은 뒤에야 바이러스 감염 사실을 확인했을 정도였다.
이후 조금씩 이상 증상이 나타났다. 몸에 통증이 생기고 평소보다 잠을 많이 자게 됐다. 경기력도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했다. 추가 검사를 받아도 명확한 원인을 찾을 수 없었다.
도빈은 2022년 영연방경기대회와 유럽선수권대회,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했다. 그러나 훗날 2022년을 '지옥 같은 한 해'라고 표현했다. 경기를 준비하고 출전하는 동안 몸 곳곳에 통증이 나타났다.
어지럼증과 수면 부족에 시달렸고, 목에도 심한 통증을 느꼈다. 건강 상태가 악화하면서 경기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도빈은 "유럽선수권대회가 끝난 뒤 오랫동안 쉬었다. 그런데 증상이 계속 쌓여 갔다"고 회상했다. 이어 "상태가 점점 나빠졌다. 서 있는 것조차 힘들어졌고, 잠을 굉장히 많이 잤다. 거의 항상 침대에 있었다"고 말했다.
6주 동안 휴식을 취한 뒤 다시 훈련을 시작했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도빈이 버틸 수 있었던 기간은 3주뿐이었다.
도빈은 "의사들도 내가 여전히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에 크게 놀랐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지 이미 몇 달이나 지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도빈의 상태는 악화했다. 결국 정상적인 훈련과 경기 출전이 불가능해졌다. 도빈은 올해 초 심각하고 삶을 완전히 바꿔 놓은 건강 문제를 이유로 육상 선수 은퇴를 발표했다.
그러나 은퇴 이후에도 일상은 회복되지 않았다. 오히려 질환의 증상을 견디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도빈은 자신의 몸 상태를 설명하면서 "몸 전체가 꺼져 가는 것 같은 느낌이다. 마치 며칠 안에 죽을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체력이 소진된다. 그래서 침대에 몸을 기대고 누워 있는 편이 낫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다고 그렇게 누워 있으면 몸이 괜찮다는 뜻은 아니다. 증상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견디기 어려운 정도를 조금 줄여 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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