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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 물든 운동화'로 버틴 42.195㎞…박민호에게 돌아온 특별한 상

작성일: 2026.10.19 11:14 정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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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군체육부대 소속인 박민호(오른쪽)와 해병대 이종훈 상사. ⓒ대한체육회
▲ 국군체육부대 소속인 박민호(오른쪽)와 해병대 이종훈 상사. ⓒ대한체육회

[스포티비뉴스=제주, 정형근 기자] 금메달은 없었다. 시상대에도 오르지 못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다. 발바닥이 찢어지고 운동화가 피로 물드는 고통 속에서도 박민호(국군체육부대)는 42.195㎞를 끝까지 달렸다. 메달에는 닿지 못했지만 끝까지 완주한 그의 투혼이 제주에서 특별한 상으로 돌아왔다.

대한체육회는 17일 제주월드컵경기장 전국체전 홍보관 무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대한민국 선수단 우수선수 시상식'에서 박민호에게 특별상을 수여했다.

박민호에게 이번 아시안게임은 아쉬움이 큰 무대였다. 지난 3월 서울마라톤에서 2시간 11분 05초로 국내 남자부 정상에 오른 그는 아시안게임에서도 메달을 목표로 출발선에 섰다.

초반에는 선두권에서 경쟁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경기 도중 발바닥에 이상이 생겼다. 내리막 구간에서 발바닥 피부가 찢어졌고, 운동화가 피로 물들었다.

마라톤에서 발바닥 부상은 치명적이다. 한 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통증이 뒤따랐다. 레이스를 중단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박민호는 달리기를 멈추지 않았다.

그는 당시를 떠올리며 "태극마크를 달고 뛴다는 것이 개인의 레이스가 아니었기에, 이 통증 때문에 포기한다면 남은 아쉬움이 더 컸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 순간 할 수 있는 최선의 한 걸음을 디디자는 마음으로 끝까지 버텼다"고 설명했다.

박민호는 결국 2시간 15분 35초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순위는 8위였다. 기대했던 메달은 얻지 못했지만,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 박민호 ⓒ대한체육회
▲ 박민호 ⓒ대한체육회

대한체육회는 이러한 투혼을 높이 평가했다. 아시안게임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둔 선수와 지도자들을 격려하는 시상식에서 박민호를 특별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이번 시상식은 상을 전달하는 방식에서도 의미를 더했다. 대한체육회는 전국체전 현장을 지키는 군 장병과 자원봉사자들을 시상자로 초청했다. 국제무대에서 활약한 선수와 지도자에게 대회 운영을 뒷받침하는 이들이 직접 상을 전달하도록 한 것이다.

특히 국군체육부대 소속인 박민호의 시상에는 해병대 이종훈 상사가 참여했다. 태극마크를 달고 고통을 견뎌낸 군인 선수가 전국체전 운영에 힘을 보태는 군 장병과 함께 시상대에 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달랐다.

다른 수상자들의 시상에도 자원봉사자들이 함께했다. 남자 3대3 농구 대표팀을 아시안게임 첫 금메달로 이끈 배길태 감독의 리더상 시상에는 변정철 자원봉사자 대표가 참여했다. 선수와 지도자의 성과를 축하하는 자리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대회를 움직이는 사람들도 함께한 셈이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펜싱 남자 사브르 2관왕 오상욱이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테크볼 남자 단식 초대 금메달리스트 이준석은 투혼상을 받았다. 제주도민 200여 명도 현장에서 선수들의 성과를 축하했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은 "우리 선수단이 아시아 무대에서 전한 감동은 선수와 지도자의 노력, 그리고 국민 여러분의 응원이 함께 만들어 낸 성과"라며 "오늘 시상에 함께한 군 장병 및 자원봉사자를 비롯해 전국체전 현장을 지켜주시는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와 지도자의 땀과 노력이 존중받고 다음 도전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스포츠에서 메달은 성과를 증명하는 가장 분명한 결과다. 그러나 메달의 색깔과 순위만으로 모든 도전의 가치를 설명할 수는 없다. 선수들이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과 그들의 도전을 묵묵히 뒷받침하는 사람들의 노력도 스포츠를 완성하는 중요한 요소다.

아시안게임에서 박민호의 이름 옆에는 8위라는 기록이 남았다. 하지만 제주에서 그에게 돌아온 특별상은 기록 너머의 이야기를 다시 꺼내 보였다.

피로 물든 운동화를 신고 끝까지 달린 선수와 전국체전 현장을 지키는 군 장병, 자원봉사자들이 함께한 시상식. 이날 제주에서는 메달과 순위를 넘어 스포츠가 전하는 또 하나의 가치가 조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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