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예전만큼 강하지 않다" 90만 악플 폭탄 맞은 日 21세 공격수…'하얀 펠레' 지쿠가 감쌌다 "언론이 부추긴 측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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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브라질 축구의 '살아 있는 전설' 지쿠가 자국 대표팀을 향한 발언으로 거센 비판을 받은 일본 축구대표팀 공격수 시오가이 겐토(21·볼프스부르크)를 공개적으로 감쌌다.
일본 '풋볼존'은 19일 "일본 국가대표팀 감독을 지냈고 현재 가시마 앤틀러스 클럽 어드바이저를 맡고 있는 지쿠가 일본 이바라키현 가시마시의 구단 클럽하우스에서 취재진과 만나 시오가이 발언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고 전했다.
지쿠는 "그 선수의 발언은 브라질에서도 마찬가지지만 언론이 부추긴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일본 대표팀 선수가 현재 브라질 대표팀을 얕잡아보거나 폄하하려는 의도로 말한 것은 아니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어 "과거에는 호나우지뉴와 히바우두, 호베르투 카를루스 등 뛰어난 선수들이 있었다. 그 시절과 비교하면 지금은 눈에 띄는 선수가 적을 수 있다"면서도 "현재 선수들 역시 레알 마드리드를 비롯한 여러 명문 구단에서 뛰고 있다. 상대를 무시하거나 깎아내리려는 발언이 아니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브라질 축구의 전성기와 현재를 비교한 시오가이 발언을 상대에 대한 모욕이 아닌 전력 평가의 하나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취지다.
지쿠의 발언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시오가이가 지난 3개월 동안 겪은 혹독한 후폭풍 때문이다.
발단은 지난 6월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이었다.
일본은 32강에서 '삼바 군단' 브라질과 맞붙었다. 세계적인 축구 강국과 운명의 일전을 앞둔 시오가이는 교도통신과 인터뷰에서 "예전에는 브라질이 정말 강했다. 하지만 지금은 프랑스나 아르헨티나가 더 강하다는 이미지가 있다"면서 "최근에는 브라질이 그렇게 강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브라질이 여전히 강팀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과거의 압도적인 위상과는 차이가 있다는 견해였다.
그러나 브라질에서는 이를 상대를 얕잡아보는 도발적인 발언으로 받아들였다.
브라질 주장 마르퀴뇨스(파리 생제르맹)가 "일본 선수들이 조금 오만한 것 같다. 브라질은 여전히 훌륭한 팀"이라고 맞받아치면서 경기 전부터 양국 신경전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공교롭게도 먼저 웃은 쪽은 일본이었다.
전반 29분 사노 가이슈(마인츠)가 환상적인 중거리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일본이 세계적인 강호를 상대로 이변을 연출하는 듯했다.
하지만 브라질의 저력은 만만치 않았다.
후반 들어 전술 변화를 꾀한 브라질은 후반 11분 카세미루(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헤더로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후반 추가시간 가브리엘 마르티넬리(아스널)가 극적인 역전골을 터뜨리며 승부를 뒤집었다.
결국 일본은 1-2로 무릎을 꿇었다. 시오가이는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출전하지 못한 채 벤치에서 팀의 월드컵 탈락을 지켜봐야 했다.
브라질 선수들은 경기 전 시오가이가 남긴 발언을 잊지 않았다.
경기 종료 후 마테우스 쿠냐(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손가락 5개를 펼쳐 보이며 브라질의 월드컵 통산 5회 우승을 강조했다.
그는 "경기 전 친구들이 내게 그 인터뷰를 보여줬다"면서 "우리 모두 언제나 겸손하게 행동해야 한다. 누구도 다른 사람보다 우월하지 않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는 건 좋은 일"이라고 뼈 있는 말을 남겼다.
진짜 후폭풍은 경기 종료 후 시작됐다.
브라질 축구 팬은 물론 유명 인플루언서들까지 시오가이 소셜미디어(SNS)로 몰려갔다. 월드컵을 앞두고 브라질 전력을 평가절하한 발언을 문제 삼으며 조롱 섞인 댓글을 쏟아냈다.
"아침에는 역시 스시지" "일본 축구는 애니메이션에서는 정말 강하다" "아리가토" 등 축구와 무관한 조롱까지 줄을 이었다.
댓글 규모도 상상을 초월했다.
당시 시오가이의 SNS 게시물 하나에 달린 댓글이 무려 90만개를 넘어섰다. 팔로워가 약 15만명에 불과했던 선수의 계정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수치였다.
더욱 놀라운 건 이러한 상황이 3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일본 스포츠 전문매체 '스포니치 아넥스'는 지난 6일 "시오가이가 소속팀 복귀를 위해 독일로 출국하면서 월드컵 이후 계속되고 있는 브라질 팬들의 비판과 향후 목표에 관해 입을 열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월드컵이 끝난 지 한참이 지난 현재도 시오가이의 SNS에는 브라질 팬들의 비판과 조롱이 끊이지 않고 있다. 단순한 경기 관련 의견을 넘어 악성 댓글에 가까운 메시지까지 이어지는 상황이다.
시오가이도 마음고생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신경 쓰이지 않는다고 하면 거짓말"이라며 계속되는 비판이 자신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진심으로 응원해주는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열심히 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여러 목소리가 있지만 비판적인 댓글만 있는 게 아니다. 응원 메시지도 온다"며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들도 당연히 응원해주고 있다. 그런 사람들을 위해 결과로 보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비판적인 목소리에 에너지를 쓰지 않고 좋은 방향으로 사용하고 싶다"며 불필요한 논쟁에 대응하는 대신 경기장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이런 상황에서 브라질 축구의 상징적인 인물인 지쿠가 시오가이를 공개적으로 옹호하고 나선 것이다.
지쿠는 시오가이 발언이 실제 경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에도 선을 그었다.
그는 "노르웨이와 월드컵 16강에선 상대 감독이 일본 선수보다 훨씬 과격하고 공격적인 발언을 했지만 노르웨이가 경기에서 승리했다"며 다른 사례를 언급했다.
이어 "브라질이 경기에서 이겼기 때문에 해당 발언이 더욱 크게 다뤄졌을 수 있다"면서도 "그 발언 때문에 브라질이 승리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경기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시오가이 발언과 브라질 역전승을 직접 연결하는 것은 지나친 해석이라는 지적이다.
지쿠는 특히 과거 브라질 축구의 황금기를 떠올리며 시오가이 발언에 일정 부분 공감하는 태도까지 보였다.
호나우지뉴와 히바우두, 호베르투 카를루스 등 세계적인 스타가 즐비하던 시절과 비교하면 현재 대표팀에서 대중에게 익숙한 선수가 상대적으로 적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현재 브라질 대표팀 역시 유럽 명문 구단에서 활약하는 뛰어난 선수들로 구성돼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결국 시오가이 발언은 브라질 축구의 위상을 부정한 것이 아니라 과거와 현재의 차이를 언급한 것에 가깝다는 게 지쿠의 판단이다.
한편 시오가이에게는 논란을 뒤로하고 실력으로 설욕할 기회가 찾아왔다.
일본은 오는 11월 싱가포르 원정에 나서며 14일 첫 경기에서 브라질과 다시 맞붙는다. 불과 몇 달 전 월드컵에서 일본에 뼈아픈 역전패를 안긴 바로 그 상대다.
시오가이에게는 단순한 친선경기 이상의 의미를 지닐 수밖에 없다.
그는 "우선 대표팀에 다시 불리기 위해 소속팀에서 확실히 어필하겠다"면서 "경기에 나간다면 골을 넣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월드컵에서 브라질에 졌기 때문에 복수라는 의미에서도 이제는 한 번 더 질 수 없다"고 힘줘 말했다.
최근 대표팀에서의 활약도 고무적이다.
지난달 24일 우루과이와 친선경기에서 교체 투입돼 A매치 데뷔골을 터뜨리며 일본의 3-1 승리에 힘을 보탰다. 지난 5일 뉴질랜드와 기린컵 결승에서도 후반 33분 그라운드를 밟아 2-1 승리에 일조했다.
시오가이는 "대표팀에서도 아직 한 골뿐이다. 앞으로 더 많은 골을 넣어 팬들을 기쁘게 하고 싶다"며 "이번에 골을 넣은 것은 굉장히 컸다. 득점 감각을 더욱 날카롭게 다듬으면서 소속팀에서도 골을 넣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석 달 전에는 말 한마디가 브라질 전역을 들끓게 했다.
브라질이 예전만큼 강하지 않다는 자신감 넘치는 발언은 월드컵 역전패와 맞물려 엄청난 비난으로 돌아왔다. 시오가이는 90만개가 넘는 댓글이 쏟아지는 후폭풍을 감당해야 했다.
그러나 이제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브라질 축구의 전설 지쿠가 직접 나서 "상대를 폄하한 발언이 아니었다"며 시오가이를 감쌌다. 논란의 책임이 선수 개인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이를 확대 해석한 언론에도 있다는 지적까지 내놨다.
시오가이 역시 비판에 일일이 대응하는 대신 소속팀에서 실력을 입증하고 대표팀에 승선해 브라질을 상대로 직접 설욕하겠다는 각오다.
90만 댓글의 출발점이 됐던 브라질과 불과 몇 달 만에 재회할 기회가 찾아왔다.
현역 시절 '하얀 펠레'란 위대한 별명을 얻은 브라질 축구 전설마저 공개적으로 옹호하고 나선 가운데 21살 일본 공격수가 이번에는 '말'이 아닌 '골'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을지가 새로운 관전 포인트로 떠오른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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