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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오길 정말 잘했다" 자동차 영업사원에서 KBO 마무리가 되다니…'부산 시장 메시지까지' 드래프트 탈락의 기적

작성일: 2026.10.24 00:35 김건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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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이무라 쇼타 ⓒ롯데 자이언츠
▲ 이이무라 쇼타 ⓒ롯데 자이언츠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솔직히 반년 전은커녕 3개월 전만 해도 내가 프로 1군에서 마무리 투수를 하게 될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일본에서 프로 선수가 되지도 못했던 내가 말이다."

일본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외면받았던 투수가 한국에서 새로운 야구 인생을 열었다. 자동차 영업사원으로 일하면서 야구를 병행했던 일본인 투수 이이무라 쇼타(28)가 롯데 자이언츠의 마무리 투수로 시즌을 마쳤다.

이이무라는 지난 1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홈 최종전에서 눈물을 흘렸다. 3-3으로 맞선 연장 10회 마운드에 올랐다가 결승점을 내준 뒤 벤치에서 감정을 억누르지 못했다. 이 모습이 중계 카메라에 잡히자 롯데 팬들의 격려가 이어졌다.

전재수 부산시장까지 위로의 메시지를 보냈다. 전 시장은 "울지 마세요. 당신의 눈물은 롯데 우승의 씨앗이 될 것"이라며 이이무라를 응원했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한국 팬들에게 이름조차 알려지지 않았던 투수였다. 그런데 이제는 부산시장이 직접 위로할 만큼 팬들의 관심을 받는 선수가 됐다.

이이무라의 야구 인생은 순탄하지 않았다. 일본 가스미가우라고 2학년 때 여름 고시엔 무대를 밟았지만 당시 포지션은 9번 타자 겸 3루수였다. 이후 투수로 전향했고, 오비린대를 거쳐 사회인야구 KMG홀딩스에 입단했다.

최고 시속 150㎞를 넘는 직구를 던지면서 일본 프로 구단들의 관심을 받았다. 2022년에는 구단으로부터 드래프트 관련 조사서까지 받았지만 끝내 지명받지 못했다.

23일 일본 매체 디앤서에 따르면 이이무라는 "지명받지 못했으니 다음 해에도 열심히 해 보자는 생각이었다"고 자신의 커리어를 돌아봤다. 하지만 사회인야구 3년 차와 4년 차에도 프로 입단의 꿈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사이 두 살 어린 후배 기노시타 리토가 한신 타이거스의 3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이이무라는 자신의 현실을 받아들였다. "대학을 졸업하고 4년이나 뛰었으니 이제 일본 프로야구는 어렵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회사를 그만뒀다"고 회상했다.

KMG홀딩스는 선수들이 정규 업무를 마친 뒤 야구 훈련을 하는 팀이었다. 이이무라의 직장은 미쓰비시자동차 판매점이었다. 자동차 영업사원으로 고객을 상대하면서 야구를 계속했다.

영업사원 시절을 떠올리며 "차를 못 판 건 아니었다. 그럭저럭 팔았다"며 웃었다. 이어 "손님들과 이야기하는 건 전혀 어렵지 않았다. 자동차 설명은 카탈로그에 맡겼지만, 밝고 활기찬 모습 덕분에 구매해 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두는 결정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일본에서 프로 선수가 되지 못했다고 야구를 포기할 생각은 없었다.

새로운 기회는 대만에서 찾아왔다. 사회인야구 시절 동료를 통해 대만의 타이중 타이서우 바룽 구단과 인연을 맺었다. 대만프로야구 중신 브라더스 산하 팀이었기 때문에 언젠가는 프로 무대에 도전할 수 있다는 희망이 있었다.

실제로 올해 5월 중신 브라더스의 입단 테스트를 받을 기회가 생겼다. 그러나 현실적인 장벽이 높았다. 대만프로야구 1군의 외국인 선수 등록 한도는 4명이었고, 당시 이이무라는 외국인 선수 후보 가운데 여덟 번째 순서였다.

입단 여부가 불투명해지던 시점에 롯데 스카우트가 이이무라를 찾아왔다. 롯데는 올해 도입된 KBO리그 아시아쿼터 제도를 통해 영입했던 교야마 마사야의 대체 선수를 찾고 있었다. 이이무라는 한국행 제안을 받고 오래 고민하지 않았다.

"바로 가겠다고 결정했다. 한국에서 승부하는 편이 낫겠다고 생각했다. 아시아쿼터는 팀마다 한 명뿐이지 않은가."

롯데는 6월 18일 이이무라 영입을 발표했다. 이이무라는 곧바로 선수단에 합류했고, 27일 구원투수로 KBO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처음부터 좋은 성적을 낸 것은 아니다. 7월 말까지 13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9.00으로 고전했다. 한국 타자들의 장타력과 낯선 경기 환경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했다.

이이무라는 한국 야구의 특징으로 힘을 강조하는 선수들이 많다는 점을 꼽았다. "투수든 타자든 힘을 앞세우는 선수가 많은 것 같다. 투수들도 낮은 코스에 정확하게 던져 타자를 잡는 방식과는 조금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자신의 투구 스타일을 바꾸지는 않았다. 한국에서 최고 시속 153㎞를 기록했지만, 빠른 공으로만 타자를 압도하려 하지 않았다.

"나는 직구로 계속 밀어붙이는 유형이 아니다. 좌우와 높낮이를 활용해 타자를 상대해 왔기 때문에 투구 스타일은 바꾸지 않았다"고 밝혔다.

특히 다양한 구종을 스트라이크로 던질 수 있다는 점을 자신의 강점으로 꼽았다. "한국 타자들은 힘이 좋아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리면 장타를 허용하기 쉽다. 그래서 타자가 유리한 카운트가 되기 전에 먼저 승부할 수 있는 투구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적응을 마친 뒤에는 성적이 달라졌다. 8월 7경기에서 1승 4홀드, 평균자책점 2.45를 기록하며 안정감을 찾았다. 그러자 감독이 그를 불러 마무리 투수 보직을 맡겼다.

이이무라는 "감독님이 오늘부터 마무리를 맡아 달라고 하셨다. 아무것도 바꿀 필요 없이 지금까지 해 온 대로 하면 된다고 말씀하셨다"고 돌아봤다.

▲ 이이무라 쇼타 ⓒ롯데 자이언츠
▲ 이이무라 쇼타 ⓒ롯데 자이언츠

이후 시즌 마지막 한 달 동안 롯데의 뒷문을 책임졌다. 최종 성적은 34경기 2승 4패 6세이브, 평균자책점 6.11이다. 시즌 전체 성적이 뛰어나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프로 무대 경험조차 없었던 투수가 한국에 온 지 몇 달 만에 마무리 투수까지 맡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한국 생활에도 빠르게 적응했다. 사직구장 인근에 거주하는 그는 쉬는 날 외출했다가 팬들에게 알아보는 경험도 했다.

"밖에 나가면 사람들이 알아본다. '이이무라 아니냐'고 물어보고 사인이나 사진을 부탁한다. 시설이나 환경도 놀라웠지만 팬이 정말 많다는 사실에 가장 놀랐다"고 했다.

일본에서 드래프트 지명을 받지 못한 선수들에게 해외 진출을 권하겠느냐는 질문에도 긍정적으로 답했다.

"나는 환경을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적응하는 편이다.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겠지만 기회가 있다면 한 번쯤 가 보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잘되면 다음 기회로 이어지고, 잘되지 않더라도 다른 길이 열릴 수 있다."

이이무라는 한국에서 보낸 4개월을 돌아보며 "정말 오길 잘했다"고 말했다. 한국 음식도 입맛에 잘 맞는다며 "외국에 가면 그 나라 음식을 먹고 살아야 하지 않겠나. 한국은 음식이 정말 맛있어서 다행"이라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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