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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니폼니시가 남긴 것③ - '공격'과 '조직력'의 전술 철학, 축구는 즐거워야 한다

작성일: 2017.06.13 06:25 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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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니폼니시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부천, 취재 유현태 기자, 영상 이강유 기자] 57승 38무 53패. 발레리 니폼니시 감독이 당시 부천 유공, 그리고 부천SK를 지도하며 남긴 성적이다. 우승은 1996시즌 아디다스컵이 유일하다. 그러나 니폼니시 감독이 한국 축구에 미친 영향은 적지 않았다. 이른바 '니포 축구'로 불리며 패스와 조직력을 강조한 공격 축구로 K리그에 변화를 몰고 왔다. 1998시즌을 마지막으로 한국을 떠났던 니폼니시 감독이 부천FC1995의 초청으로 한국을 찾았다. 선생. 사전적으론 학생을 가르치는 사람 또는 학예가 아주 뛰어난 사람을 이르는 말이다. 그러나 '선생'을 뜯어보면 먼저 선(先)과 날 생(生)의  조합이다. 단순하게 해석하자면 먼저 태어난 사람 또는 먼저 앞서 간 사람을 뜻한다. 발레리 니폼니시 감독은 단순한 축구 감독을 넘어 축구와 인생에 대한 깊은 생각을 갖고 있었다. 축구는 물론 인생에서도 앞서 살아가면서 얻은 지혜를 나누는 선생이었다.

니폼니시 감독은 전술적으로도 K리그의 흐름을 바꾼 지도자다. 그의 축구는 현실을 넘어 '이상'을 좇는다. 현재 수비로 단단히 골문을 지키고 역습으로 승리를 찾는 극단적인 수비 전술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그러나 그의 지향점은 20년 전과 마찬가지로 공격에 있었다.

패스와 조직력에 강조점을 둔 축구가 K리그에서 본격적으로 펼쳐진 것이 바로 니폼니시 감독의 등장과 함께다. 1997년 당시 부천SK는 최하위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팬들의 비난 여론은 높지 않았다고 한다. 그만큼 '니포 축구'는 보기 즐거운 축구였다.

니폼니시 감독도 공격과 조직력을 강조했지만 패배가 아니라 승리를 원했다. 다만 승리라는 결과가 모든 것을 설명하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했다. 프로 축구가 존재하는 것은 경기를 함께 즐기는 팬들이 즐거워야 하기 때문이다.



# 새바람 '니포 축구' - "롱볼보다 다른 방식으로 공격하는 법을 택하자고 이야기했다."

'니포 축구'는 K리그에서 전술적으로도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선이 굵은 긴 패스에 의존했던 K리그에서 미드필드에서 패스로 공격을 푸는 것 자체가 새로운 일이었다. 니폼니시 감독은 "당시 두 명의 코치가 나의 축구 철학을 잘 받아들여준 것 같다. 처음에는 코치들과 큰 차이가 있었다. 두 코치 모두 수비수, 아주 터프한 수비수 출신이었다. 반대로 나는 공격수 출신이다. 롱볼로 공격하기 보단 다른 방식으로 공격하는 법을 택하자고 이야기했다. 이전과 다른 축구를 해야 했다. 선수들도, 코치도 변화가 생기는 것을 느끼고 경기를 치르면서 적응이 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니폼니시 감독은 수천 번도 더 대답한 것이라며 자신의 축구를 "하는 사람이 즐거워야 하고, 보는 사람이 즐거워야 한다"고 자신의 축구 철학을 설명했다. 그의 축구는 공격 축구, 조직적인 축구로 정의내릴 수 있다. 그는 "상대방 골대 쪽에서 행운을 찾으라. 공격을 할 때는 두 세명이 하는 것이 아니라 팀 전체가 하는 것"이라고 선수들에게 강조하고 싶다고 했다.

구체적으론 FC바르셀로나가 모범이 됐다. 니폼니시 감독은 "FC바르셀로나 경기를 보나. 맘에 드나. 그것이 내가 지향하는 축구고, 선수들이 그렇게 축구하길 바란다"며 "선수들 수준은 다르지만 공을 일단 소유해야 한다. 그리고 거기서 창조해야 한다. 우리 진영에 머무르지 않고 상대 지역으로 넘어가서 하는 축구가 나의 축구"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대 축구는 빨라지고 컴팩트해지고 여유가 없어지고 있다. 볼을 점유하거나 소유하려면, 개인적 테크닉이 필요하고 팀플레이가 있어야 한다. 바르셀로나와 똑같이 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그런 축구를 지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발레리 니폼니시 감독은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서 카메룬을 8강에 올려 놓았다. 2016년까진 러시아의 톰 톰스크를 이끌며 현역 감독으로 활약했다.

# '축구의 꽃은 골' 공격 - "골이 나지 않는다면 축구가 어떤 의미가 있을까."

니폼니시 감독이 부천FC 선수들을 만나 강조한 것은 팬들이 보기에 즐거운 축구였다. 그는 "선수들에게 '나를 위한 축구'를 하지 말자고 강조했다. 축구는 스탠드에 있는 사람들하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극단적으로 보자. 11명 좋은 축구 선수가 있어도 스탠드가 비면 무슨 의미가 있나. 그래서 선수들은 관중을 봐야 한다. 거꾸로 팬들이 올 땐 재미와 흥미가 있어야 돈을 지불할 것이다. 내가 존재하는 이유는 '팬과 함께하는 축구를 해야 하는 것'이라고 자각하도록 만드는 것"이라며 감독 역시 팬들이 보기 즐거운 축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결과가 중요한 축구 감독의 이야기 치곤 '이상'을 좇는 이야기였다. 세계적으로 '두 줄 수비'의 등장과 함께 축구는 수비 전술이 더욱 강조된 상태다. 니폼니시 감독도 "지금 세계적으로 수비가 강화된 축구가 많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골이 나지 않는다면 축구가 어떤 의미가 있을지 생각해보라. 그래서 공격을 해야 한다"며 '공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니폼니시 감독은 "축구 철학을 이야기하다 보니 이상주의자처럼 보인다. 그러나 감독은 현실주의자일 수밖에 없다. 감독은 90분이 지나면 결과를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이라며 "감독이 되면 언제나 그만둘 생각을 갖고 경기에 임한다"며 경기에 치열하게 임했다고 밝혔다.

타협은 없었다. 그는 자신의 축구 인생 중 아팠던 기억으로 "무승부만 해도 챔피언이 되는데, 공격으로 나섰다가 패배해 우승을 흘려보낸 경기"를 들었다. 그러나 그는 "관중석이 점점 채워지던 것이 더 기억에 남는다"면서 팬들이 즐거워하는 공격 축구를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 '팀이 먼저다' 조직력 - "한 선수가 실수해도 다른 선수가 회복할 시간을 벌 수 있다."

공격 축구와 함께 조직적인 축구는 니폼니시 감독의 축구를 설명한다. 그는 언제나 축구를 11명이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수의 개성을 최대한 줄이는 '규율'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었다. 다만 선수들이 동료를 의식하고 있길 바랐다. 공격도 개인의 힘에 의존하기보단 선수들의 '상호 작용'으로 풀어야 했다.

부천FC 주장 문기한은 팀플레이와 조직을 강조하는 니폼니시 감독의 설명에 감명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예를 들어 측면 수비수가 공격으로 가담했을 때 40미터를 돌아와야 한다. 가까운 선수가 도와주면 공격에 가담했던 선수가 회복하면서 돌아올 수 있다. 한 사람이 열 걸음을 뛰는 것이 아니라 열 사람이 한 걸음씩 뛰면 된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최윤겸 강원FC 감독도 "조직적이고 패스에 의한 축구를 펼쳤다. 그래서 많은 팬들이 향수에 잠긴 것 같다"며 니폼니시 감독의 축구를 설명했다.

니폼니시 감독은 선수로서 개인 능력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고 했다. 그는 "신체 능력처럼 외양적으로 보이는 것보단 서로 소통하고 잘 지내는 것, 자신을 잘 아는 선수들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이어 "축구는 팀으로 하는 것이니까, 한 선수가 실수하면 서로 도와줘야 한다. 또 서로 상호작용이 일어나야 한다. 리더로서의 재능을 가진 선수들이 앞에서 끌고 가면 조금 부족했던 선수들도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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