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 감독 웃게 했던 신인 투수…그래서 더 충격이다
작성일: 2021.01.13 20:17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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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1월 잠실야구장에서 마무리캠프를 진행할 때였다. 취재진과 대화를 나누는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 앞으로 어린 선수 한 명이 씩씩하게 걸어와 별안간 꾸벅 인사를 했다. 김 감독은 돌발 행동 아닌 돌발 행동에 웃음을 터트리며 인사를 받았다. 신인 투수 정현욱(22)은 그렇게 강렬한 첫인상을 남겼다.
단순히 깜짝 인사로만 눈도장을 찍은 것은 아니다. 정현욱은 율곡고를 졸업하고 2019년 2차 6라운드 59순위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키 179cm 몸무게 78kg으로 체격은 작은 편이지만, 140km 후반대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김 감독은 정현욱이 팀에서 훈련하면서 체격을 키우고 성장하면 마운드에서 힘을 보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지난해 호주 1군 스프링캠프에도 이름을 올리며 가능성을 점검받기도 했다.
한 가지 더. 지금까지 두산이 지켜본 정현욱은 일탈과 어울리지 않는 선수였다. 실력과 별개로 2군에서 생활하는 동안 코치들에게 예의 바른 선수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또 어렵게 야구 선수 생활을 이어 가면서 성실하게 열심히 훈련하는 선수를 기특하게 지켜보는 이들도 있었다.
처음 구단에 정현욱의 개인 채무 문제와 관련해서 연락이 왔을 때 그래서 더욱 큰 충격을 받았다. 두산은 정현욱과 관련 내용을 면담하다가 스포츠 토토를 한 사실을 확인했다. 한 구단 관계자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선수라 이번에 더 충격이 컸다"고 이야기했다.
두산은 정현욱을 면담한 뒤 선수단 전체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포수 권기영이 부적절한 사행성 사이트에 접속한 사실을 알려 또 한번 큰 충격을 받았다. 권기영은 지난해 5월 SK 와이번스와 트레이드로 데려온 선수다. SK에 포수 이흥련과 외야수 김경호를 내주면서 투수 이승진과 권기영이 두산으로 왔다. 미래를 내다보고 영입한 젊은 포수까지 검은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 사실에 구단은 크게 실망했다.
두산은 두 선수와 더는 함께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두산은 구단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징계가 무엇인지 확인한 끝에 13일 KBO에 정현욱과 권기영을 자격정지선수로 지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경찰 조사 결과가 나오면 KBO가 상벌위원회를 열고 징계 수위를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경찰 조사 결과에 따라 유기, 무기, 영구 실격 등 중징계가 내려질 수도 있다. 실격선수가 되면 총재가 처분 이후 제반 정상을 참작해 실격의 정도를 감경하거나 해제할 수 있는데, 영구 실격은 그럴 수 없다. 야구 관계자들은 징계 수위가 결정되는 것을 떠나서 여러모로 두 선수가 다시 KBO리그에서 뛸 수 있는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
두산 관계자는 "이번 일로 다들 큰 충격을 받았다. 자격정지선수 요청을 하면서 다시는 팀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선수단에 메시지를 줘야 한다는 생각이 컸다.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선수단 교육과 관리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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