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눈물 보인 무리뉴, 로마 팬들도 울었다…"안녕 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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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이탈리아 세리에A AS로마가 주제 무리뉴 감독을 경질했다고 16일(한국시간) 전격 발표했다. 계약 기간을 6개월 남겨둔 상황에서 받은 경질 통보다.
로마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무리뉴 감독과 그의 스태프진이 구단을 떠났다. 무리뉴는 지난 2021년 5월 로마 60번째 감독으로 선임됐다. 2022년 5월 유로파리그 콘퍼런스리그 우승을 이끌었고 지난 시즌엔 유로파리그 결승까지 팀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댄 프리드킨과 라이언 프리드킨 구단주는 "우리는 로마에 온 이후 무리뉴가 보여준 열정과 노력에 대해 모두를 대신해 감사를 전하고 싶다. 무리뉴는 로마에서 감독으로 머문 기간 동안 멋진 추억을 갖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즉각적인 변화가 구단에 가장 이익이 된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무리뉴와 그의 스태프들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고 인사했다.
이탈리아 칼치오메르카토 등 현지 취재진들이 촬영한 영상에서 무리뉴 감독은 차량 안에서 눈물을 글썽거리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취재진에게 인사했다. 현장에 모인 일부 팬들도 무리뉴 감독에게 인사하며 눈물을 보였으며, 차량이 떠날 때 무리뉴 감독의 응원가를 불렀다.
무리뉴 감독은 앞서 경질 통보 직후 SNS에 유로파리그 컨퍼런스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사진과 함께 "Arrivederci Roma(안녕 로마)"라고 적어올렸다.
로마가 무리뉴 감독과 결별을 결정한 이유 중 하나는 성적 부진이 꼽힌다. 로마는 17일 현재 승점 29점으로 세리에A 9위에 머물러 있다. 선두 인테르밀란과 승점 차이는 21점으로 우승 경쟁에선 떨어져 있으나,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인 4위 ACF 피오렌티나와 승점 차이는 13점으로 비교적 따라잡을 만한 수치다.
그러나 경기력이 들쑥날쑥했다. 개막 이후 3경기 동안 이기지 못했던 로마는 4라운드 엠폴리전에서 7-0 대승으로 반등 분위기를 마련했다. 하지만 토리노를 상대로 승점 1점에 그쳤고 제노아에 3골 차 대패를 당했다. 이후 연승하며 상위권으로 올라가는 듯했으나, 인테르밀란과 라치오 등에 연패하며 중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제노아에 충격적인 1-4 대패를 당한 이후 무리뉴 감독은 공개적으로 쓴소리를 했다. 공식 기자회견에서 "로마는 과거를 위해 노력하려는 견고함을 잃었다. 내 커리어에서도 최악이다. 우리는 이 상황을 탈출해야 한다. 이제 더는 이적할 수 없고 누구도 떠나거나 합류할 수 없다. 슬퍼할 시간이 없다"라고 선수단을 질책했다.
무리뉴 감독이 팀 분위기 개선을 외쳤지만 특별하게 나아지지 않았다. 전반기 막판 5경기에서 1승밖에 거두지 못했다. 게다가 코파 이탈리아 8강전에서 라치오에 패배해 탈락했다.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는 결과와 컵 대회에서 라이벌에 패배하자 AS로마 고위층이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공교롭게도 계약 기간 3년을 채우지 못하는 이른바 '3년 차 징크스'가 로마에서도 이어졌다. 무리뉴 감독은 2010년 레알 마드리드 지휘봉을 잡은 뒤로는 어느 구단에서도 3년을 버티지 못했다. 첼시(2013-2015), 맨체스터 유나이티드(2016-2018), 토트넘 홋스퍼(2019-2021)를 거치며 이어지는 징크스다.
로마에선 두 시즌을 비교적 성공적으로 보낸 결과 세 번째 시즌을 절반 이상 치르며 3년을 채우는 듯했으나, 6개월을 남겨두고 짐을 싸게 됐다.
무리뉴 감독의 새로운 행선지로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뉴캐슬 유나이티드가 거론된다. 에디 하우 감독을 선임하고 지난 시즌 4위로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성공한 뉴캐슬 유나이티드는 이번 시즌엔 승점 29점으로 10위에 머물러 있다. 선수단 보강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한 만큼 성과가 나오지 않은 현재 상황에서 하우 감독의 입지가 줄어들고 있다.
유럽이 아닌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감독 경력을 이어갈 가능성도 있다. 무리뉴 감독은 지난해 여름 한 사우디아라비아 구단으로부터 천문학적인 금액으로 감독직을 제안했지만 AS로마에 잔류했다. 그러나 언젠가는 사우디아라비아 팀에서 지도자 생활을 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로마는 후임 감독으로 구단 전설적인 선수였던 다니엘레 데 로시를 선임했다. 로마 구단은 무리뉴 감독 경질을 발표한 직후 "데 로시 감독은 로마에서 18년 동안 프로선수 생활을 했다. 이젠 감독으로 돌아와 엘라스 베로나전에서 처음으로 로마 감독 데뷔전을 치를 예정이다"고 알렸다.
로마 CEO진은 "데 로시 감독에게 로마 지휘봉를 맡겨 매우 기쁘다. 데 로시 감독의 리더십과 야망은 팀을 끝까지 이끌 수 있는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며 "팀을 하나로 묶어주는 유대감을 선수단에 줄 것이라 믿는다. 데 로시 감독은 도전을 즉각적으로 받아들이는 열정을 갖고 있다. 선수들을 가이드해주면서 클럽의 가치를 자랑스럽게 대표할 능력이 있다는 확신을 우리에게 줬다"고 선임 배경을 밝혔다.
데 로시는 프란체스코 토티 전 단장과 더불어 로마를 대표하는 축구인. 로마 유소년 팀을 거쳐 2001년 성인팀에 데뷔한 뒤 2019년까지 로마 소속으로만 무려 459경기에 출전했다. 그러면서 2004년부터 2017년까지 이탈리아 국가대표팀에서 117경기 출전으로 구단과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미국인 경영진이 로마에 합류한 뒤 분위기가 달라졌다. 로마 전통을 배제한다는 의혹이 짙어지는 가운데 데 로시와 계약을 연장하지 않았다. 원 클럽 맨으로 남기를 원했던 데 로시는 로마를 떠나 아르헨티나 보카 주니어스에서 한 시즌을 보낸 뒤 2020년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데 로시는 2022년 11월 세리에A SPAL에서 감독 경력을 시작했다. 그러나 SPAL은 세리에B 강등권인 18위로 처졌고 2개월 만에 경질 통보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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