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똑바로 차려" 명장 한마디에 롯데 1000안타 노장도 깜짝, 만루홈런 그냥 친게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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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사직, 윤욱재 기자] "정신 똑바로 차리고 쳐"
'명장' 김태형 롯데 감독의 한마디에 베테랑 내야수 정훈이 움찔했다. 그런데 그것은 꾸중의 의미가 아니었다. 김태형 감독은 "그냥 편하게 들어가서 쳐"라고 정훈을 격려했다. 시범경기인데 부담을 갖지 말고 타격에 임하라는 의미였다.
감독의 한마디가 '특효약'이었을까. 정훈은 타석에서 만루홈런을 폭발하고 덕아웃으로 '개선장군'을 했다. 김태형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나눈 정훈은 재차 하이파이브를 요청했고 이는 김태형 감독의 웃음보를 터지게 만들었다.
정훈은 1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SSG와의 시범경기에서 8회말 이로운의 149km 직구를 때려 좌중월 만루홈런을 터뜨렸다. 롯데는 정훈의 만루홈런으로 쐐기를 박고 13-5 대승을 거두면서 시범경기 2연승을 달렸다.
사실 이날 정훈은 만루홈런을 치기 전까지 타석에서 난조를 보였다. 1회말 첫 타석에서 우익수 플라이 아웃에 그친 정훈은 3회말 유격수 플라이 아웃, 5회말 투수 앞 땅볼 아웃, 6회말 유격수 땅볼 아웃으로 물러나면서 단 한번도 출루조차 하지 못한 것이다.
"오랜만에 경기를 하다보니까 결과가 좋지 않았다. 마지막 타석에 나가기 전에는 감독님께서 '정신 똑바로 차리고 쳐'라고 한 말씀을 하시더라"는 정훈은 "감독님께서 편하게 치라고 조언을 해주셨는데 그게 주효했다. 사실 네 타석을 못 치면 다섯 번째 타석까지 내보내기 쉽지 않은데 감독님께서 내보내주신 덕분에 하나 나온 것 같다"라고 자신을 믿어준 김태형 감독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정훈은 롯데 타선의 소금 같은 존재다. 지난 해에는 주전과 백업을 오가면서 80경기에 나와 타율 .279 6홈런 31타점으로 활약했고 개인 통산 1000안타를 돌파하는 경사도 맞았다. 현재 통산 안타 개수는 1027개. 올해도 대타 요원으로 개막 엔트리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벌써 FA 3년 계약의 마지막 해가 밝았다. 한때 3할타자로 이름을 날렸던 정훈은 지난 겨울 동갑내기 친구인 강정호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운영하는 타격 아카데미를 찾아 구슬땀을 흘리기도 했다. 어느덧 30대 후반의 나이에 접어들었지만 그렇다고 현실에 안주하고 싶지 않았던 마음이 컸다.
이대호, 한동희와 함께 미국을 다녀온 정훈은 "(강)정호한테 좋은 것도 많이 배웠지만 기술보다는 멘탈이 성장한 열흘이었던 것 같다. 이제 나이가 든 입장에서 앞으로도 잘 하고 싶고 경기에 계속 나가고 싶은 마음이 생겼기 때문에 다녀왔다"라고 당시를 돌아봤다.
이제는 베테랑으로서 한층 성숙해진 마인드로 후배들을 이끌고 있는 그다. "내가 30대 초중반에도 경기를 나가지 못할 때가 있었다. 그때는 나도 모르게 티를 냈던 것 같다. 그런데 내가 나이가 들고 30대 초반인 애들이 그렇게 하는 것을 보니 '너무 보기 안 좋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 마음은 잘 알지만 그래도 팀에 보탬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는 정훈은 "올해는 (나)승엽이가 먼저 나가더라도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려 한다. 나도 이제 고참에 속하는 나이이기 때문에 내가 먼저 말을 하지 않으면 후배들도 눈치를 볼 수 있어서 오히려 웃으면서 하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김태형 감독은 올해 주전 1루수로 나승엽을 기용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명장'의 한마디에 만루홈런을 터뜨린 정훈이 '김태형의 남자'로 떠오를 수 있을까. 롯데 또한 김태형 감독이 새로 오면서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가득하다. "감독님이 많은 말씀은 하지 않으시지만 카리스마가 있기 때문에 나 뿐만 아니라 선수들이 그냥 알아서 움직이는 느낌을 봤다"라는 정훈의 말에서도 롯데가 벌써부터 달라지고 있음을 알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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