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야구 위기③] 1000만 관중 뒤 숨은 아마야구의 위기..."KBO-구단 책임 강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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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야구가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 최근 대학야구계는 '신인드래프트의 대학야구 고사 위기', 고교야구계는 '대학 진학률 저하', '프로구단 고졸 방출' 등의 문제를 거론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들은 아마야구의 미래를 불투명하게 만든다.
아마야구의 위기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뚜렷한 해결책은 제시되지 않고 있다. 고교‧대학 선수를 위한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 이번 기회를 통해 아마야구가 처한 문제들을 짚어보고, 대학야구와 고교야구의 상생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스포티비뉴스=윤서영 기자] "아마야구는 한국 야구의 뿌리다. 현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면 프로야구의 인기 하락이 언제 다시 올지 모른다."
대학야구의 위기는 2025신인 드래프트 당시 뚜렷하게 드러났다. 프로야구 구단은 전체 110명 중 단 16명의 대학생 선수를 선발했다. 대학야구 위기 극복은 입시 제도와 운동선수 학습권보장 등 교육 정책과 묶여있어 자체 노력만으로는 분명 한계가 있다.
아마야구 현장에서 "KBO는 프로야구만 잘된다고 좋아할 때가 아니다. 아마야구계의 현실을 파악하고 상생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이다.
한국야구의 장기적 발전을 위해 프로야구와 아마야구의 상호 협력 방안, 정책적 지원, 제도 개선 등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신인 드래프트 7라운드 이후 지명된 대부분의 고등학생 선수는 다음 연도 상위라운드 지명 선수에게 밀려 1, 2년 만에 방출됐다. 매년 고졸 야구 미아가 속출되는 안타까운 상황은 반복되고 있다.
고졸 선수는 방출된 후 다시 대학에 들어가기도 어렵다. 평생 야구만 해온 탓에 다른 진로로 취업하기도 쉽지 않아 대졸 선수보다 리스크가 클 수밖에 없다.
결국 개인 훈련을 통해 다시 구단에 입단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기약 없는 훈련을 해야 한다. 하지만 방출된 이후 곧바로 다른 구단에서 부름을 받은 선수들과는 달리 개인 훈련 이후 프로 구단에 다시 입단하기는 어렵다.
원광대 손동일 감독은 "고등학생이 프로로 가는 것을 말릴 일이 아니라 신중하게 뽑도록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 핸드볼 같은 경우 최근 준 아마 리그를 창단했는데 계약할 때 3년에서 길면 5년까지 계약기간으로 둔다. 이처럼 계약기간을 두고 뽑는다면 자연적으로 후반 라운드에 고등학생을 뽑을 때 신중하게 뽑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프로구단은 책임감을 갖고 선수를 육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고등학생을 뽑을 때 다년 계약을 맺어 의무적으로 육성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등 신중하게 영입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야구계 관계자는 "프로의 세계가 냉정하다는 사실은 누구나 안다. 하지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선수에게까지 냉정할 필요는 없다. 평생 야구만 하고 살다가 방출되면 갑자기 길을 잃어버린다. 이런 선수들이 매년 수없이 쏟아진다. 구단에서도 실력이 안 된다고 내치지 말고, 선발할 때부터 책임감을 갖고 뽑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른 야구 강국들이 어떻게 대학야구와 프로야구의 연계를 잘 구축하고 있는지를 살펴보고 한국야구 현실에 맞게 벤치마킹할 필요도 있다.
홍익대 장채근 감독은 "일본 프로 구단들은 대학생과 사회인 야구 선수 출신을 많이 뽑아 일본 학생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굳이 바로 프로로 가지 않는다. FA에 몇십, 몇백억씩 투자하는 것보단 각 구단도 시야를 넓히고,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프로야구는 지난해 1000만 관중을 돌파하는 대기록을 세웠지만 그에 비해 한국야구의 미래인 대학야구에 대한 지원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물론 대학야구를 살리기 위한 대책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대학야구를 살리기 위한 방침으로 19년도 드래프트부터는 10라운드 안에 대졸선수를 무조건 1명 이상 지명해야 하는 규정이 생겼다. 하지만 현재 위기 상황에서는 드래프트 룰을 추가하거나 변경하는 방향도 고민해야 한다.
배명고 천항욱 체육부장은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 대학생은 2학년 이상을 뽑아야 한다"고 주장했고, GD첼린저스U18팀 김도균 감독은 "고등학생, 대학생이 드래프트를 따로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했다.
대학야구도 개선이 필요하다. 현재 대학야구의 가장 큰 문제는 훈련 시간 확보가 안 된다는 점이다. 고교야구에 비해 관심도 부족하다. 대학야구는 중계는 이뤄지지 않고, 우승해도 언론에 언급되지 않는다. 대회 우승 시 홍보가 되지 않아 대학교 측에서는 야구부의 행방을 알 수가 없다. 즉, 학교 측에서는 야구에 관해 관심을 가질 수 없고 이에 따라 선수들에 대한 관리나 지원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홍익대 장채근 감독은 "약 10년 전부터는 홍보가 거의 안 되고 있다. 우승해도 기사 한 줄 뉴스 한 줄 안 나가니 학교 측은 우리가 우승한 줄도 모른다"라며 "홍보가 안 되니 학교에서는 지원을 안 하려고 할 수밖에 없다. 이대로라면 엘리트 체육이 없어지는 건 시간문제"라며 대학야구 위기에 대해 토로했다.
이어 "한국야구위원회(KBO) 측에 건의했었다. "방송중계사와 계약할 때 계약조건으로 대학야구 결승대회 중계도 두세 개만 넣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돈이 들어가는 문제라 반기지 않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동국대 이건열 감독은 "대학야구는 나라에서 경기 수도 제한해 공식 대회는 단 2개(대통령기, 전국대학야구 선수권대회)뿐이다. 그마저도 지방에서 경기를 하니 스카우트도 잘 보러오지 않는다. 중계도 없어 보일 기회도 없다. 예선을 통과해야만 목동에서 한두 게임을 할 수 있어 서울에서는 경기 못 뛰고 시즌이 끝나는 팀들이 다수이다. 우리는 교육부 정책 때문에 제한되는 것이 많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큰 결심을 하고 대안을 마련해 줘야 한다. 대학생이 프로를 갈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미국 아마추어 야구를 연구하는 이금강 씨는 "미국처럼 학생들이 대학에 가고 싶은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미국은 고교 선수들이 가고 싶은 대학이 넘쳐난다. 대표적으로 2024년 NL 신인왕 폴 스킨스가 졸업한 루이지애나 주립대(LSU)가 있다. 유명 야구용품 브랜드 마루치가 태어난 LSU는 산학연계를 통해 최첨단 기술과 최신 상품을 선수들한테 지급한다. 미국은 학교가 선수들을 자연스럽게 끌어들이는 구조이고 선수를 바라보는 시선이 '학교를 대표해 줘서 고맙다'는 분위기다. 하지만 한국 대학은 운동부를 도외시하고 학교의 자랑, 문화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프로야구의 성공을 이끌며 1000만 관중을 돌파했지만, 그 이면에는 대학야구에서 훈련한 선수들이 지속적으로 프로에 진출하며 큰 역할을 해왔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KBO는 대학야구계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대학선수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또한 프로 구단은 대졸 선수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여 고졸 선수들이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보편화되고, 프로에 가지 못한 선수들은 제2의 삶을 살 수 있는 환경도 조성해야 한다.
한국야구가 더욱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내실을 다져야 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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