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뱃살 보고 경악했는데, 삼성 유니폼 문제로 칩시다… 이러면 체력 주머니 인정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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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사직, 김태우 기자] “사실 캠프 때 걱정을 되게 많이 했는데…”
올 시즌 삼성의 오키나와 전지훈련 당시 가장 큰 관심을 모은 선수 중 하나가 바로 외국인 투수 아리엘 후라도(29)였다. 지난해까지 키움에서 뛰다 올해 삼성으로 이적했다. 키움에서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하자 삼성이 날래게 모셔왔다. 지난 2년의 좋은 활약을 계속 이어 갈 수 있을지가 첫 번째 관심사였다. 만약 지난 2년 정도의 활약을 한다면 지난해 한국시리즈까지 갔었던 삼성으로서는 날개를 다는 셈이었다.
야구 외적인, 어쩌면 야구적인 이슈도 있었다. 캠프 당시 후라도의 뱃살이 지나치게 부각된다는 것이었다. 사진은 물론 실물을 봐도 확실히 배가 나와 보였다. 일각에서는 “비시즌에 몸 관리를 잘못했다”, “운동 선수의 몸이 아니다”, “올 시즌이 걱정된다”는 비판적인 여론도 적지 않았다. 타 스포츠에 비해 상대적으로 ‘몸매’가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은 게 야구였지만 확실히 뱃살은 눈에 거슬리는 부분이 있었다.
당시 후라도의 뱃살에 대해 옹호를 이어 갔던 박진만 삼성 감독 또한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박 감독은 26일 사직 롯데전을 앞두고 “캠프 때 걱정을 많이 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기우였다. 후라도는 뱃살과 관계 없이 올 시즌도 대활약을 이어 가며 삼성 마운드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삼성이 만약 올해 원했던 곳 근처에 갈 수 있다면, 후라도의 몫은 절대적으로 기억에 남을 전망이다.
리그를 대표하는 이닝이터의 면모는 그대로다. 후라도는 2023년 183⅔이닝, 2024년 190⅓이닝을 던졌다. 올해는 시즌 일정이 아직 다 끝나지 않았는데도 29경기에서 190⅓이닝을 던졌다. 개인 한 시즌 최다 이닝을 경신할 기세다. 올 시즌 리그에서 후라도만한 이닝 소화력을 보여준 선수는 하나도 없다. 2위가 잭 로그(두산)인데 175이닝으로 후라도와 꽤 차이가 난다. 리그 최고 투수라는 코디 폰세(한화), 드류 앤더슨(SSG), 제임스 네일(KIA)도 이닝 소화력은 한 수 접고 들어가야 한다.
단순히 이닝만 많이 먹는 게 아니다. 29경기에서 14승8패 평균자책점 2.70의 호성적을 거뒀다. 29경기 중 무려 22경기에서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리그에서 이만큼 계산이 서는 투수도 드물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6이닝 이상을 먹어주고, 설사 초반 실점이 있는 날도 정신을 차려보면 6회나 7회에도 공을 던지고 있다. 올해 삼성 불펜 사정을 생각하면 후라도는 말 그대로 ‘일등 공신’이었다.
한때 KBO리그 외국인 투수 트렌드는 투심패스트볼을 잘 던지는 선수였다. 공 끝이 지저분한 선수를 선호하던 시대가 있었다. 그러다 근래 들어 ABS 도입으로 투심보다는 시속 150㎞대 중·후반의 강력한 구위로 상대를 윽박지르는 파워피처가 트렌드가 됐다. 후라도는 두 가지 장점을 모두 가지고 있다. 박 감독은 “투심도 있고, 포심도 있다. 그리고 수비도 좋다. 좀 힘들어 보이는 데 다 잘 한다”고 웃으면서 “견제 능력도 좋고 주자 잡는 능력도 좋고, 여러모로 진짜 장점을 다 가지고 있는 선수”라고 후라도의 능력을 인정했다.
후라도가 있어 불펜도 한숨을 돌릴 수 있는 효과가 있다. 박 감독은 “그게 큰 역할이다. 우리 불펜이 힘들어 하는 상황에서 선발 투수들이 이닝을 길게 가주느냐, 짧게 가냐가 큰 차이인데 후라도는 이닝 소화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뱃살에 대한 우려는 지웠지만 뱃살이 사라진 건 아니다. 박 감독은 “지금도 (뱃살이) 그렇다”고 웃으면서 “그래도 최다 이닝을 던지고 있지 않나. 체력 주머니가 맞는 것 같다. 우리 삼성 유니폼이 좀 더 (배가) 나와 보이는지, 유니폼을 작게 입었는지, 우리 유니폼이 조금 배가 나오게 보이나 보다”고 농담을 하며 모든 논란을 종결했다. 이렇게만 던져주면 그 뱃살마저도 든든한 시기가 올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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