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MLB의 ATM기다” WBC 앞두고 日 열도 좌절과 체념… 노인들은 경기도 못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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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거대 미디어 업체인 ‘넷플릭스’는 최근 스포츠 시장 개척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금까지 스포츠 다큐멘터리 위주의 공급을 했다면, 근래 들어서는 적극적으로 중계권을 사들이며 스포츠 팬들을 자사 플랫폼으로 흡수하고 있다.
당장 내년부터 메이저리그 일부 경기의 독점 중계권을 사들인 가운데, 지난 8월에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 내 중계권 획득에도 성공했다. 넷플릭스는 WBC 47경기의 일본 내 독점 중계권을 갖는다.
일본에서는 경악스러운 반응이다. 넷플릭스는 이번 WBC 중계권을 재판매하지 않을 방침이다. 이전에는 중계권을 산 업체가 지상파에 이를 재판매해 일부 경기의 중계를 허용한 적이 있었다. 특히 일본 대표팀의 경기는 국민적 관심도가 높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일본 대표팀의 중계까지 모두 독점한다. 즉, 일본에서는 지상파 중계로는 WBC를 볼 수 없다. 오로지 넷플릭스에 가입한 시청자만 WBC를 시청할 수 있다.
2023년 WBC 당시에는 일본도 여러 회사들이 합작해 WBC 중계권을 사고, 이를 배분했다. 가장 중심적인 몫을 한 구성원은 요미우리 신문사였다. 하지만 요미우리 신문사는 넷플릭스와 협상이 결렬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지상파 생중계는 완전히 좌절됐다.
요미우리 신문사는 8월 당시 성명을 내고 “2026년 3월 개최되는 WBC 전 경기의 생중계는 일본 국내에서 넷플릭스가 독점적으로 배급한다”면서 “지난 2023년 WBC 1라운드 도쿄 경기 중계는 WBCI가 당사를 통해 일본의 여러 민영 방송사 및 해외 스트리밍 사업자에게 방송·중계권을 부여함으로써 지상파 생중계가 실현됐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WBCI가 당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 넷플릭스와 도쿄 풀을 포함한 전 경기의 일본 내 방송·중계권을 부여했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일본의 국영 방송사인 NHK도 손을 대지 못했다. 단지 보도 목적의 영상만 활용할 수 있을 뿐이다. 이에 일본 팬들은 발칵 뒤집혔다. 일본에서 야구는 특별한 의미를 갖는 스포츠다. 그런데 이 ‘성역’에 자본이 침투한 것이다. 메이저리그 경기의 유료 중계는 어느 정도 보편화됐지만, WBC에서 일본 대표팀의 경기까지 돈을 내고 보라는 것은 정도가 지나치다는 비판이 있다.
일본 팬들은 좌절하고, 또 체념하고 있다. 이제 결국 돈을 내고 야구를 봐야 하는 시대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다만 일본 팬들은 “젊은 친구들이야 모르겠지만, 노인들은 넷플릭스에 가입하는 방법도 모른다. 이들은 어떻게 일본 경기를 보라는 말인가”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적어도 일본 대표팀 경기는 NHK나 민영 방송 등 시청 접근이 용이한 곳에서 방송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거액을 들여 중계권을 산 넷플릭스는 이런 비판에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일본 스포츠전문매체인 ‘넘버’는 특집 기사에서 “하늘에서 벼락이 떨어진 듯한 이 결정의 이면에는 무엇이 있었을까”라면서 한 관계자의 말을 인용했다. 이 관계자는 “오타니가 이끄는 야구 인기는 지금이 정점이라고 WBC 주최 측은 보고 있다. ‘제2의 야마모토’, ‘제2의 사사키’는 나올 수 있겠지만 제2의 오타니 쇼헤이는 다시는 나오지 않는다”면서 “그러니까 지금 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타니도 이제 31살이고, 앞으로 무슨 일이 있을지는 모른다. 그렇다면 지금 벌 수 있을 때 최대한 벌어야 한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어떻게 보면 오타니도 2026년 WBC가 자신의 경력 마지막 대표팀 경기일 수 있다. 자연히 일본 내 관심이 크게 치솟는 가운데, WBCI가 일본 내 반발을 무릎쓰고 돈을 확실히 당기기 위해 넷플릭스와 계약을 했다는 분석이다. 이 관계자는 “MLB는 이제 일본을 ATM(현금인출기)으로 보고 있다”고 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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