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작심발언 "기량 미달이면 미련 없이 떠날 것"…2026년 공식전 11경기 '필드골 0' 결정력 지적에 할 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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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침묵이 길어지면서 작심발언으로 이어졌다.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의 정신적 지주이자 부동의 공격수 손흥민(34, 로스앤젤레스FC)이 자신을 향한 거센 의심에 정면으로 맞섰다.
유럽 원정 2연전에서 득점 없이 고개를 숙였으나 물러서지 않았다. 손흥민은 오히려 대표팀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강한 메시지로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부활을 다짐했다.
손흥민은 1일(한국시간) 오스트리아와의 평가전 직후 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마주해 담담하지만 묵직한 속내를 꺼냈다. 그는 "많은 골을 넣다 보니 기대감이 높은 것을 잘 알고 있다"고 입을 연 뒤 "높은 기대감에 기량이 떨어졌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항상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숫자는 냉정하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소속팀과 대표팀 경기를 포함한 공식전에서 11경기째 필드골을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A매치 무득점 역시 3경기로 늘었다. 최근 손흥민의 득점포 소식을 듣지 못하는 느낌이 수치적으로는 증명되고 있다.
지난해 LAFC에 처음 입단하고 보여준 폭발적인 득점력이나 홍명보호 체제에서 치른 월드컵 아시아예선에서 가장 많은 공격포인트를 올렸던 모습과는 분명한 온도 차가 느껴진다. 오스트리아전에서 보여줬듯이 결정적인 순간마다 미묘하게 어긋나는 슈팅과 타이밍은 에이징 커브라는 민감한 단어까지 불러오고 있다.
손흥민은 더 강하게 선을 그었다. "기량이 떨어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냉정하게 대표팀을 내려놔야 할 때는 내 스스로 내려놓을 생각"이라고까지 말했다. 이어 "기량이 떨어진 것처럼 느껴졌다면 내가 더 열심히 해서 잘하면 된다"며 "능력이 안 되면 대표팀에 더 있을 수는 없다. 어디까지나 소속팀에 가서 컨디션적인 부분을 잘 올려야 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라고 강도 높게 말했다.
변명 대신 책임을 택한 발언이다. 스스로 납득할 수 없는 순간이 온다면 누구보다 먼저 물러나겠다는 각오인 셈이다. 주장이라는 완장의 무게가 어떤 것인지 말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비판을 피하기보다 받아들이고, 그 위에서 다시 증명하겠다는 의지였다.
전술적인 혼란 속에서도 시선은 흔들리지 않았다. 홍명보 감독이 실험 중인 스리백 체제에 대해 손흥민은 냉정하게 본질을 짚었다. 그는 "어느 포메이션을 써도 완성도를 100%로 만들기는 쉽지 않다"며 "스리백을 써도 마찬가지다. 선수들의 능력에 잘 맞는 포메이션에서 완성도를 높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홍명보 감독 역시 올해 들어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필드골이 사라진 손흥민에 대해 "오늘도 한두 번의 찬스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놓쳤다. 전방에서 수비 역할을 많이 해주다 보니 정말 중요한 순간에 어려움이 있었다"라고 이해하며 "소속팀에서 계속 경기에 출전하고 있다. 좀 더 지켜보고 판단해도 된다"라고 신뢰했다.
이제 월드컵까지 시간이 없다. 남은 건 스스로 정상 컨디션을 만들어야 한다. 손흥민은 "이제 5월에 다시 모여 선수들이 어느 순간 말하지 않아도 '내가 여기에 가 있어야 하는구나'라는 것을 인지하는 순간이 될 때 포메이션의 완성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명보호의 3월 A매치 2연전은 많은 것을 남겼다. 결과와 내용 모두 만족스럽지 않았고, 무엇보다 에이스의 침묵이라는 가장 뼈아픈 장면이 반복됐다. 하지만 손흥민은 그 침묵 속에서 도망치지 않았다. 스스로를 끝까지 몰아붙이며 다시 일어설 명분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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