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풋볼파크에 4천억 투입, 여자 축구는 관심 밖?...박윤정호, 북한에 '슈팅 0개' 0-5 대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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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신인섭 기자] 당장의 눈에 보이는 것에는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지만, 장기적인 성과를 위해 꾸준히 투자해야 할 분야에는 좀처럼 관심을 두지 않는 모습이다.
박윤정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U-20 여자 축구대표팀은 8일 오후 10시(한국시간) 태국 빠툼타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U-20 여자 아시안컵 조별리그 B조 3차전에서 북한에 0-5로 완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조 2위로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앞서 우즈베키스탄과 요르단을 차례로 꺾으며 8강행을 조기에 확정했지만, 이날 북한전은 단순한 패배 이상의 의미를 남겼다.
비록 조별리그 순위 결정전이었지만 양 팀의 격차는 충격적이었다. 북한이 세계 최강 수준의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해도, 한국은 이날 단 한 차례의 슈팅조차 기록하지 못하며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전반부터 차이는 극명했다. AFC가 공개한 전반전 세부 기록에 따르면 북한은 17개의 슈팅을 퍼부은 반면 한국은 슈팅 ‘0개’에 그쳤다. 북한은 유효슈팅 7개로 3골을 만들었고, 한국은 코너킥과 오프사이드조차 기록하지 못했다. 사실상 상대 진영으로 넘어가지 못했다는 의미다.
물론 이날 결과가 곧 탈락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다. 그러나 ‘순위 결정전이었을 뿐’이라는 자기 위안으로 넘어가기엔 경기 내용이 지나치게 처참했다. 한국 여자 축구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90분이었다.
문제는 이런 참사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결과가 아니라는 점이다. 여자 축구 경쟁력이 추락하고 있다는 경고는 수년 전부터 이어져 왔다. 하지만 대한축구협회 수뇌부는 실질적인 육성 투자보다 보여주기식 사업에 더 큰 관심을 기울여 왔다.
지난해 4연임에 성공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최근 천안에 코리아풋볼파크 건립을 추진하며 약 4천억 원 규모의 예산 투입 계획을 밝혔다. 그는 “대한민국 축구의 새로운 100년을 이끌 코리아풋볼파크는 단순한 훈련 시설이 아니다. 대한민국 축구의 핵심 거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인프라 확충 자체를 비판할 수는 없다. 장기적으로 국가대표와 유소년 시스템의 기반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투자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정작 그 시설을 채울 콘텐츠, 즉 선수 육성과 경쟁력 강화에 대한 투자가 병행되지 않는다면 거대한 껍데기에 불과하다.
특히 여자 축구는 대표팀과 유소년 전 연령대를 통틀어 체계적인 지원 부족이 끊임없이 지적돼 왔다. 리그 저변 확대, 유소년 시스템 강화, 지도자 육성, 국제 경쟁력 확보를 위한 장기 프로젝트 어느 하나 제대로 갖춰졌다고 보기 어렵다. 여자 축구 현장에서는 수년째 “지원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반복되고 있지만, 협회의 대응은 미미했다.
결국 현재 한국 여자 축구는 세계는커녕 아시아 최상위권과도 현격한 격차를 드러내고 있다. 북한, 일본, 호주와의 경쟁은 점점 더 버거워지고 있으며, 세대교체가 이뤄질수록 간극은 더욱 벌어지는 모양새다.
4천억 원 규모의 랜드마크를 세우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그 안을 채울 경쟁력이다. 눈에 보이는 건물은 쉽게 만들 수 있지만, 성적과 시스템은 긴 시간의 투자 없이는 절대 완성되지 않는다.
이번 북한전 참패는 단순한 하루의 부진이 아니다. 한국 축구 행정이 어디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었는지, 그리고 무엇을 외면해 왔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결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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