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이닝 2실점' 亞 쿼터 외인, 감독 찾아갔다→동료에게 문자도…한국어로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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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수원, 최원영 기자] 용기를 냈다. 그리고 다시 결과를 만들었다.
KT 위즈 아시아쿼터 외국인 선수 스기모토 고우키(26)는 지난 1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홈경기에 구원 등판했다. 0이닝 4피안타 2실점으로 고전했다.
이튿날인 12일 수원서 만난 KT 이강철 감독, 마무리투수 박영현은 스기모토와의 뒷이야기를 들려줬다.
스기모토는 11일 두산전서 5-2로 앞선 8회초 구원 등판했다. 정수빈에게 중전 안타, 김민석에게 우전 2루타를 맞아 무사 2, 3루에 처했다. 안재석에겐 2타점 중전 적시타를 내줘 5-4로 쫓겼다. 박준순에게도 우전 안타를 허용해 무사 1, 2루 위기가 이어졌다.
KT는 마무리 박영현을 투입해 불을 껐다. 박영현이 스기모토 대신 8회 아웃카운트 3개를 책임진 데 이어 9회초까지 도맡으며 2이닝 무실점을 선보였다. KT는 무사히 6-4 승리를 확정했다.
이강철 감독은 "스기모토의 공은 나쁘지 않았다. 다만 포심 패스트볼을 연이어 던지다 그렇게 됐다.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안재석에게) 커브를 휙 던졌다가 맞기도 했다"며 "오늘(12일) 스기모토가 갑자기 통역과 함께 나한테 왔다. '나? 왜, 나한테 왜'라고 했더니 스기모토가 자기 투구 어떻게 봤냐고 질문하더라"고 밝혔다.
이 감독은 "스기모토에게 '뭘 물어. 어떻게 보긴 뭘 어떻게 봐~!'라고 했다. 스기모토가 스스로 느끼기엔 공이 나쁘지 않았다고 했다"며 "패스트볼만 던지니 맞는 것이라고 이야기해 줬다. 일본 선수들도 패스트볼을 잘 치겠지만, 우리나라 선수들은 진짜 패스트볼을 잘 친다. 패스트볼만 계속 던지면 맞을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어 "요즘엔 결정구도 하나씩 같이 붙여야 한다. 그래야 150km/h 패스트볼도 살릴 수 있다"며 "원래 날 찾아오는 선수가 아닌데 위기의식을 느낀 것 같기도 하다. 스기모토와 한참 대화하며 어떻게 하면 좋을지 말해줬다"고 설명했다.
스기모토는 8회초 역전을 허용하지 않고 점수 차를 지켜준 마무리 박영현에게도 연락을 취했다. 박영현은 데뷔 첫 2이닝 세이브를 달성하기도 했다.
박영현은 "스기모토가 등판한 뒤 백업을 위해 준비하라고 하셔서 바로 몸을 풀었다. (8회초 시작 전) 3점 차였고 내가 멀티 이닝을 맡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며 운을 띄웠다.
이어 "11일 경기를 마치고 집에 도착했는데 스기모토에게 메시지가 왔다. 미안하다고, 다음 경기부터 더 열심히 해보겠다고 하더라"며 "그래서 내가 팀이 이기면 모든 게 용서된다고 말해줬다. 내일부터 또 잘해보자고 이야기했다"고 귀띔했다.
박영현은 "스기모토가 한국어로 메시지를 보내왔다. 본인이 직접 번역기를 사용한 것 같았다"며 "난 그냥 한국말로 답장했다. 알아서 번역해서 볼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하며 웃음을 터트렸다.
스기모토는 12일 두산전에도 구원투수로 출격했다. 1이닝 무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허리를 잘 이었다. 팀의 6-1 승리에 기여하며 미소를 되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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