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롯데 안 부러워해도 되나… 이승엽도 주목했던 그 재능, 그냥 다른 선수가 되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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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두산과 롯데는 2024년 시즌이 끝난 뒤 3대2 트레이드에 합의하며 리그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두산은 셋업맨이었던 정철원과 내야수 전민재를 내주는 대신, 김민석 추재현 최우인을 얻었다. 아무래도 정철원과 김민석이라는 ‘메인칩’에 초점이 맞춰진 트레이드였다.
지난해 먼저 치고 나간 쪽은 롯데였다. 정철원은 예상대로 롯데의 셋업맨으로 자리를 잡았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4.25로 특급 수준은 아니었으나 그래도 75경기에 부지런히 나가 70이닝을 먹어줬다. 트레이드 성과를 느낄 만한 충분한 성적이었다. 아직 젊은 선수에 군 문제를 해결했다는 점에서 향후 지속적인 성과도 기대를 걸 만했다.
여기에 전민재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며 한동안 센세이션을 일으키기도 했다. 롯데의 취약 포지션이었던 유격수에 자리를 잡은 전민재는 시즌 101경기에서 타율 0.287, 5홈런,34타점을 기록하면서 적어도 공격적인 측면에서는 구단의 기대를 뛰어넘는 성과를 냈다.
반대로 두산은 메인칩이었던 외야수 김민석(22)이 자리를 잡지 못하면서 당장 손에 쥔 성과가 미비했다. 팀의 주전 좌익수 경쟁에 나섰으나 1군 시즌 95경기에서 타율 0.228, 출루율 0.269에 그치며 오히려 퇴보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두산이 할 만한 트레이드였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두산은 정확한 콘택트 능력을 가진 젊은 외야수가 부족했다. 양의지 양석환 김재환 등 나름 멀리 칠 수 있는 자원들은 있는데 이들 앞에 나갈 선수가 마땅치 않았다. 아직 젊고 재능이 있는 김민석이 서서히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봤지만, 성과가 나오지 않아 트레이드 평가에서는 항상 롯데에 가렸다.
이승엽 당시 감독은 “고졸 신인이 100안타를 친 것은 다 이유가 있다”면서 김민석의 타격 자질 자체는 높게 평가했다. 시즌 초반에는 꾸준히 기회도 줬다. 그러나 성과가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그냥 밀어붙이기는 쉽지 않았다. 치명적인 약점도 있었다. 콘택트 중심의 타자에 가까운데, 정작 이름을 가리고 볼넷 대비 삼진 비율만 보면 거포 쪽에 훨씬 더 가까웠다. 기본적으로 공을 맞히지를 못했다.
실제 김민석의 삼진 비율은 데뷔 후 매년 20%대 중반을 기록했다. 1~2년 차 때는 아직 경험이 부족해 삼진이 많았다고 치부할 수 있지만, 두산 이적 후 첫 시즌인 지난해에도 삼진 비율이 25.1%에 이르렀다. 반대로 볼넷 비율은 4.9%에 불과했다. 물론 공을 보는 것보다는 쳐서 나가는 스타일이기는 해도, 스윙 대비 헛스윙 비율은 ‘콘택트 히터’의 그것이 전혀 아니었다. 이도 저도 아닌 야구를 하고 있었다는 의미다. 지난해 성적이 좋지 않은 건 너무 당연한 일이었다.
그런데 그런 김민석의 야구가 완전히 달라졌다. 김민석은 올해 15경기에서 타율 0.370, 1홈런, 1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42의 대활약으로 두산 라인업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 타율이야 향후 지금 수준보다는 낮아질 가능성이 크지만, 이 타율이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는 긍정적 수치가 더러 보인다.
우선 헛스윙이 줄었다. 지난해 김민석의 전체 투구 대비 헛스윙 비율은 12%가 넘었지만, 올해는 5% 수준까지 절반 이상 낮아졌다. 스윙이 나갔을 때의 헛스윙 비율도 지난해는 25%에 수준에 이르렀으나 올해는 12%까지 떨어졌다. 역시 반토막이 났다. 즐거운 의미에서의 반토막이다. 18일 KIA전에서는 아담 올러의 날카로운 변화구를 끈질기게 참아내는 등 체감적으로도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헛스윙이 줄었다는 것은 아웃이든 안타든 인플레이타구가 늘었다는 것이고, 이는 안타 확률을 높인다. 비시즌 동안 몸을 잘 만들도 힘을 키우면서 타구의 질도 좋아졌다. KBO리그 공식 구속 측정 플랫폼인 ‘트랙맨’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김민석의 평균 타구 속도는 시속 135㎞ 남짓이었다. 공도 못 맞히는데 타구 질도 리그 평균 이하였다. 타율이 당연히 급감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올해는 콘택트가 호조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평균 타구 속도가 142㎞로 지난해보다 7㎞ 가량 뛰어 올랐다. 140㎞가 넘으면 리그 상위권에 들어간다고 볼 수 있는데 김민석의 콘택트가 힘까지 동반하고 있으니 인플레이타구의 타율 자체도 덩달아 올라간다. 시속 155㎞ 이상의 타구 비율도 지난해 16% 수준에서 올해 24%까지 뛰어올랐다. 한 시즌만에 여러 지표에서 이런 극단적인 변화가 나타나는 선수는 드문데, 사실상 지난해와는 아예 다른 선수가 경기장에서 뛰고 있다고 봐야 하는 것이다.
즉, 지난해보다 더 좋은 선구안과 콘택트 능력, 여기에 힘이 붙은 타구까지 성적이 안 좋아질 수 없는 여건을 여러 가지 갖추고 있는 셈이다. 타율은 떨어져도 이 근간이 버티면 성적은 분명히 나온다. 김원형 두산 감독이 손아섭 트레이드 당시 “김민석의 컨디션도 봐야 한다”면서 김민석의 출전 자리를 만들어주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도 다 이런 이유가 있기 때문이었다. 상승세를 이어 갈 수 있다면 두산은 더 이상 당시 트레이드의 손익을 굳이 분석하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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