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창원에서, 박진만이 원태인에게 한 수 배웠다?…"슬그머니 다가가 물어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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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포항, 최원영 기자] 세심한 사령탑이다.
삼성 라이온즈 박진만 감독은 20일 제2 홈구장인 포항야구장에서 하루 전 치른 KT 위즈와의 2026 신한 SOL KBO리그 홈경기를 떠올리며 선발투수 원태인과의 일화를 들려줬다.
원태인은 지난 19일 포항 KT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5피안타 2볼넷 6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시즌 3번째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와 2승째를 동시에 기록했다. 올해 성적은 7경기 39⅓이닝 2승3패 평균자책점 3.43이 됐다.
이날 투구 수는 무려 109개에 달했다. 5회초 종료 후 이미 91구를 소화한 상황. 4-0으로 앞선 6회초에도 마운드에 오른 원태인은 김민혁의 좌전 안타, 김현수의 중견수 뜬공으로 1사 1루에 처했다. 이어 후속 샘 힐리어드에게 1타점 우중간 적시 2루타를 맞아 4-1 추격을 허용했다. 힐리어드의 도루로 1사 3루. 다음 타자였던 장성우는 2루 뜬공으로 잡아냈다.
2사 3루서 박진만 감독은 투수를 교체하려 했다. 원태인의 투구 수가 106개까지 늘어났기 때문. 경기 전 최대 투구 수를 105개로 정해둔 터라 원태인을 마운드에서 내리려 했다. 그러나 원태인은 더 투구하겠다고 버텼다. 결국 공 3개를 추가로 던져 김상수를 2루 직선타로 돌려세워 이닝을 끝냈다. 멋지게 포효하며 더그아웃으로 들어왔다.
이 장면에 관해 원태인은 "감독님께서 2아웃에 날 바꾸려고 하셨다. 근데 내가 억지로 '한 타자 더 하고 싶습니다'라며 욕심부렸다"고 돌아봤다. 멋쩍게 미소 지었다.
이튿날인 20일 포항서 만난 박진만 감독은 "투구 수가 100개가 넘은 상황이었다. 한 타자에게 적으면 5구 이내로 던지겠지만 그 이상으로, 10구 이상까지도 갈 수 있지 않나"라며 "어제(19일) 원태인은 엉덩이 근육 쪽에 경련도 있었다. 그런데 계속, 자기가 계속 던지겠다고 하더라"고 설명하며 웃음을 터트렸다.
박 감독은 "앞서 창원에서 (이)승민이가 투구할 때 (원)태인이와 한 번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태인이가 '투수들은 어떤 상황이든 자기 주자를 직접 해결하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라고 이야기했다"며 "어제도 본인 주자가 누상에 있어 의욕도 넘치고 승부욕도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마지막 타자까지는 승부하게끔 밀어붙였는데 잘 막아줬다. 6회까지 잘해줬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승민은 지난 9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 구원 등판했다. 5-2로 앞선 8회말 출격해 볼넷 2개 등으로 위기에 처했고, 이우성에게 2타점 우중간 적시 2루타를 맞아 5-4를 허용했다. 2사 2루서 삼성은 투수를 배찬승으로 바꿨다. 배찬승이 서호철을 루킹 삼진으로 요리해 이닝을 끝낸 바 있다.
박 감독은 "평소 투수들에게 의견을 자주 물어보는 것은 아닌데 그런 상황이 발생하다 보니 궁금해서 물어봤다. 난 야수 출신이라 투수들의 기술적인 부분보다는 심리적인 면에서 이야기를 나눴다"며 운을 띄웠다.
이어 "갑자기 생각이 났는데 마침 태인이가 옆에 있길래 슬그머니 다가갔다. 나도 이렇게 배워나가는 듯하다"며 "선수들의 심리가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지, 특정 상황에서 벤치가 어떻게 믿음을 줘야 하는지, 혹은 투수를 교체해 주는 게 나은지 등에 관해 나름대로 공부가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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