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를 7이닝으로 바꾼다고? 그럼 이 선수는 매일 완투야… 이닝 폭식해서 배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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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메이저리그는 물론 KBO리그 등 각국 프로 리그들은 경기 시간을 줄이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점점 더 ‘속도감’ 있게 돌아가는 세상에서, 3시간 이상 경기를 봐야 최종 결과를 알 수 있는 야구를 지루하게 느낄 수 있다는 위기 의식 때문이다.
미국 전통의 최강자인 미식축구는커녕, 공·수 전환이 빠른 종목 특성으로 젊은 이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은 프로농구(NBA)에도 밀릴 판이 되자 메이저리그는 피치클락 도입 등 경기 시간을 줄일 수 있는 모든 대책을 강구해 실제 성과를 거뒀다. 일부에서는 “아예 야구를 9이닝이 아닌, 7이닝 게임으로 만들자”는 극단적인 아이디어까지 나올 정도로 경기 시간은 업계의 화두가 되고 있다.
물론 야구라는 종목을 ‘7이닝’으로 다시 정의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만약 7이닝 게임이 된다면 삼성은 한 경기는 불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지 모른다. 팀 에이스 아리엘 후라도(30·삼성) 덕분이다. 리그 최강의 이닝이터로 불리는 후라도는 올 시즌에도 자신의 장점을 그대로 이어 가며 ‘혹시나’ 했던 의구심까지 깨끗하게 지우고 있다.
2023년 KBO리그 무대를 밟은 뒤로 후라도는 ‘이닝 먹방’의 최강자로 군림해왔다. 적어도 이닝 소화에 있어서는 따라올 자가 없을 정도다. 일시적인 과식도 아니다. 2023년 183⅔이닝을 시작으로 2024년 190⅓이닝을 던졌다. 메이저리그에서도 200이닝 투수가 사라지고 있는 판에 144경기 체제인 KBO리그에서 이 기록이 또 나올까 싶었는데 지난해 30경기에서 197⅓이닝을 먹어치우며 모두를 경악케 했다.
올해도 이닝 대식가의 면모는 여전하다. 후라도는 27일 현재 시즌 11경기에서 70⅔이닝을 소화 중이다. 올 시즌 리그에서 가장 먼저 70이닝 소화를 돌파했다. 60이닝 이상 소화 선수도 리그 전체를 통틀어 단 4명(후라도·알칸타라·네일·올러)밖에 없는 것을 생각하면 후라도의 이닝 소화력은 독보적이다. 그것도 4년을 이어 오고 있다는 것은 KBO리그 역사에 남을 만한 이닝 소화력이라 볼 수 있다.
효율성의 극치를 보여주는 이닝 소화력만 있는 게 아니라, 성적도 여전히 뛰어나다. 시즌 11경기에서 3승1패 평균자책점 2.17을 기록 중이다. 피안타율(.249)이나 9이닝당 탈삼진 개수만 보면 그렇게 압도적이지 않지만, 11경기 중 무려 10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며 든든하게 경기를 만들어주고 있다.
27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경기에서도 그런 후라도의 장점이 잘 드러났다. 이날 후라도는 7이닝 동안 5피안타 2사사구 3탈삼진 1실점(비자책점) 역투로 갈길이 급하고 마음이 급한 SSG 타선을 꽁꽁 묶었다. 탈삼진은 많지 않았으면 완벽한 완급 조절을 바탕으로 또 7이닝을 해치웠다.
올 시즌 5번째 7이닝 이상 투구였다. 이날은 경기 양상이 팽팽했고, 비가 계속 내리는 악조건이었다는 것을 고려하면 후라도의 투구는 더 빛났다. 팀도 4-1로 이겨 시즌 세 번째 승리가 올라갔다. 올해 유독 득점 지원을 받지 못해 승리가 없었던 후라도도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라운드 사정이 좋지 않은 날에도 동료들 또한 집중력 있는 수비로 후라도의 승리를 지켜줬다.
후라도는 경기 후 “오늘처럼 비가 많이 오고 습한 날씨에는 마운드가 미끄럽기도 하고 평소보다 금방 지칠 수 있는데, 모든 선수가 한마음으로 최선을 다해준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면서 “오늘 던진 모든 구종이 만족스러웠다. 특히 상대로 범타를 유도해 아웃카운트를 효율적으로 잡아낸 점이 가장 마음에 든다”며 자신의 스타일대로 경기를 이끌어 간 것을 승리만큼이나 기뻐했다.
박진만 삼성 감독도 “비가 많이 내리는 악조건 속에서도 선발 후라도가 에이스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7회까지 막아내며 불펜에도 큰 도움이 됐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후라도는 오는 6월 2일 대구 NC전에 등판한 뒤 1군 엔트리에서 빠져 한 턴 휴식을 가질 예정이다. 소화도 다 되기 전에 또 나가 이닝을 먹어치우고 있는 후라도가 있는 한 삼성은 하방을 버틸 가장 든든한 언덕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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